[인사이드 스토리]LG엔솔, '질적 성장' 자신하는 비결
IRA 세액공제 금액 점진적 증가 추세
LG에너지솔루션이 지난해 총 2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벌어들였습니다. 4분기 실적은 주춤했지만, 연간 영업이익 기준으론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는데요. 그 배경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세액공제 혜택이 있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4분기 기준 영업이익의 70% 이상을 세액공제 혜택으로 벌어들이면서 IRA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습니다.
지난해 4분기 수익성 급감…누적 실적은 최대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9일 잠정 실적을 발표하고, 지난해 4분기 매출 8조14억원, 영업이익 3382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6.3%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42.5% 증가한 수치죠.
이는 증권가 전망치를 크게 밑도는 수준인데요.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LG에너지솔루션이 지난해 4분기 매출 8조4593억원, 영업이익 5877억원을 거뒀을 것이라 내다봤습니다.
직전 분기와 비교해도 실적은 악화했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의 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는 직전 분기 대비 각각 2.7%, 53.7% 감소했습니다.
4분기 실적이 주춤했던 이유로는 주요 메탈가 하락과 배터리 수요 둔화가 꼽힙니다. 리튬 등 배터리 제조에 필요한 주요 메탈가 하락으로 배터리 판가가 떨어지면서 매출이 감소했죠. 또 전기차 시장 성장세가 주춤하면서 전방 완성차 업체들이 재고 수준을 보수적으로 운영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는 곧 배터리 수요 감소로 이어지면서 LG에너지솔루션의 실적에 악영향을 미쳤죠.
4분기는 주춤했지만 연간 기준으로 살펴보면 LG에너지솔루션의 실적은 크게 늘었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의 지난해 연간 매출은 전년 대비 31.8% 증가한 33조7455억원, 영업이익은 78.2% 증가한 2조1632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LG에너지솔루션 출범 이후 최대 실적이죠.
업계 관계자는 "전세계적인 경기침체에 따른 전기차 수요 부진에 따른 영향을 받고 있지만 이 같은 업황 침체는 일시적"이라며 "지난해 하반기부터 유럽 및 중국 지역의 전기차 수요 둔화를 비롯해 글로벌 고금리 기조 지속 등 녹록치 않은 경영 환경이 지속되는 상황 속에서도 LG에너지솔루션은 유의미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실적 성장 1등 공신 'IRA'
LG에너지솔루션이 지난해 2조원이 넘는 역대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할 수 있었던 배경엔 '첨단 제조 생산세액공제(AMPC·Advanced Manufacturing Production Credit)' 조항이 있습니다. AMPC는 미국 내에서 생산·판매하는 배터리 셀·모듈에 일정액을 감면하는 조항입니다. 구체적인 세액공제 금액은 셀과 모듈 각각 kWh(킬로와트시)당 35달러, 10달러다.
LG에너지솔루션이 지난해 AMPC로 받은 세액공제액은 총 6768억원입니다. 이는 지난해 총 영업이익(2조1632억원)의 31.3%에 해당하는 수치죠.
LG에너지솔루션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3382억원 안에는 IRA 세액공제 금액 2501억원이 포함돼 있습니다. 4분기 영업이익의 74%에 해당하는 수준이죠. AMPC를 제외하면 LG에너지솔루션은 88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습니다. AMPC 세액공제액이 순수 영업이익보다 3배 이상 많았던 것이죠.
AMPC 세액공제가 LG에너지솔루션의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점점 증가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1분기 총 영업이익의 15.8% 수준이었던 세액공제액 비중이 4분기엔 74%까지 늘어난 것입니다.
LG에너지솔루션 측은 "GM과의 합작공장 1기가 안정적으로 가동되는 등 북미 지역에서의 생산과 판매가 지속적으로 상승하면서 IRA 세액공제 효과가 지속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앞으로 LG에너지솔루션이 받을 세액공제 금액은 점점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이 회사는 북미 지역에 많은 배터리 공장을 건설하고 있기 때문이죠. 올해엔 50GWh(기가와트시) 규모의 GM과의 합작 2공장이 가동을 시작할 예정입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북미 지역 단독·합작 공장을 계속 설립해 나갈 계획인데요. LG에너지솔루션에 따르면 향후 LG에너지솔루션의 북미 생산 규모는 총 342GWh까지 늘어날 예정입니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는 현금화가 가능한 자산으로 향후 과도한 우려는 점차 사라질 전망이며 미국 내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배터리 업체 프리미엄이 정당화될 전망이다"라며 "(LG에너지솔루션이)미국 시장 고성장 및 AMPC라는 차별적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프리미엄은 유효하다"라고 내다봤습니다.
김민성 (mnsung@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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