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궁으로 피신한 야당 의원 체포…폴란드 정권 교체 이후 무슨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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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3일 정권 교체가 이뤄진 폴란드에서 신-구 권력 갈등이 새 총리와 전임 정부 쪽 대통령의 본격 대결 국면으로 번지고 있다.
폴란드 경찰이 9일(현지시각) 대통령궁에 피신하고 있던 야당 의원 2명을 체포했다고 폴리티코 유럽판이 보도했다.
새 정부는 지난달 20일 공영방송이 과거 정권의 선전도구로 전락했다며 '폴란드 텔레비전'(TVP) 등 3개 국영 매체의 경영진과 이사진을 교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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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영방송 개편 논란 이어
유죄판결 야당 의원 처리 갈등
지난달 13일 정권 교체가 이뤄진 폴란드에서 신-구 권력 갈등이 새 총리와 전임 정부 쪽 대통령의 본격 대결 국면으로 번지고 있다. 이 나라는 의원 내각제지만 대통령이 법률안 등에 대한 거부권이 있어, 총리와 대통령이 정면으로 맞설 경우 정국 혼란을 피할 수 없다.
폴란드 경찰이 9일(현지시각) 대통령궁에 피신하고 있던 야당 의원 2명을 체포했다고 폴리티코 유럽판이 보도했다. 이날 경찰에 체포된 이들은 전임 ‘법과 정의당’ 정부에서 내무부 장관을 지낸 마리우시 카민스키 의원과 마치에이 봉시크 의원이다.
두 사람은 중앙반부패국(CBA) 국장과 차장으로 있던 2007년 연정 참여 정당인 ‘폴란드 자위당’을 무너뜨려 당시 집권 여당인 법과 정의당에 흡수하려는 공작을 펼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이 사건 여파 등으로 법과 정의당은 2007년 총선에서 패배해 정권을 잃었다가, 2015년 정권을 되찾았다.
2015년 법과 정의당의 지지를 얻어 대통령에 당선된 안제이 두다 대통령은 곧 두 사람을 사면했다. 하지만, 2017년 폴란드 대법원은 형이 확정되기 전에 사면이 이뤄졌다며 사면 무효 결정을 내렸다. 두 사람은 법원 결정 이후에도 의원직 등 정치 활동을 계속해왔으나, 지난달 13일 정권이 교체되면서 이 사건 처리가 다시 쟁점으로 떠올랐다. 법원이 최근 이들의 체포를 명령하자, 두다 대통령은 두 사람을 대통령궁으로 초대했다.
시몬 호워브니아 하원 의장은 두 사람이 대통령궁으로 피신한 것을 “심각한 헌법적 위기”로 규정하는 한편 두 사람의 의원 자격 박탈을 선언했다. 이에 대해 카민스키 의원은 “심각한 국가 위기다. 암울한 독재가 오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베아타 시드워 전 총리도 “이들은 (도날트) 투스크 정권의 첫번째 정치범들”이라고 정부 공격에 가세했다.
앞서 도날트 투스크 총리와 두다 대통령은 공영 방송 개편을 두고도 충돌했다. 새 정부는 지난달 20일 공영방송이 과거 정권의 선전도구로 전락했다며 ‘폴란드 텔레비전’(TVP) 등 3개 국영 매체의 경영진과 이사진을 교체했다.
두다 대통령은 이 조처가 헌법 정신에 위반된다며 공영방송에 대해 지난해 수준의 지원금을 책정한 정부의 올해 예산안에 거부권을 행사했다. 그는 공영방송 지원금을 전액 삭감한 독자 예산안을 발표했고, 이에 맞서 새 정부는 공영방송 청산을 선언했다.
투스크 정부는 과거 정부의 잘못을 조사할 특별 위원회를 설치하는 등 과거 청산 작업에 본격 착수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신-구 권력의 갈등은 앞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전임 정부는 2015년 재집권한 이후 법원에 대한 정치권의 입김을 강화하는 조처를 잇따라 취해, 법치주의 논란을 불렀다. 이 문제는 유럽연합(EU) 차원에서도 문제가 됐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법원 독립성 보장을 요구하며 폴란드에 대한 경제 회복 기금과 유럽연합 결속 기금 등 1120억유로(약 160조원) 지원을 거부하고 있다.
투스크 정부는 이 기금을 받기 위해서도 개혁을 서둘러야 할 처지지만, 대통령과 야당의 저항이 거센 데다가 과거 정부 쪽 인사들이 헌법재판소 등을 장악하고 있어 개혁이 쉽지 않다. 투스크 총리는 “우리의 임무가 당분간 힘들고 어려우며 유쾌하지 않을 것이지만, 이 임무를 위해 당신(국민)들이 우리를 뽑았다”며 개혁을 늦추지 않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신기섭 선임기자 mari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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