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규정한 최태원 회장…"모든 영역서 AI 탑재"[CES 2024]

'AI 시대' 규정한 최태원 SK 회장
AI 성공 관건은 투자에 걸맞는 시장 형성
"통합 컨트롤타워 보다 '원팀' 방식 중요"
"위기 대처하려면 기존 방식 버리고 도전해야"

[이데일리 김가은 기자] “좋든 싫든 우리는 이제 인공지능(AI) 시대에 살기 시작했다. 모든 영역에 AI 애플리케이션이 들어가고 있다.”

9일(현지시간)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 ‘SK ICT 패밀리 데모룸’에서 최태원 SK 회장이 질의 응답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SK그룹)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9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 ‘SK ICT 패밀리 데모룸’에서 기자들과 만나 현재를 ‘AI 시대’라고 규정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솔직히 AI가 어느 정도 속도로 발전하고 충격을 줄지는 아무도 예측하지 못할 것 같다”며 “이제 시작을 한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챗GPT가 나온 이후 (기술적인) 브레이크스루(breakthrough·돌파구)가 일어나다 보니 너도나도 이 흐름을 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AI가 성공을 하기 위해선 시장 형성이 우선이라는 의견도 내놨다. 최 회장은 “투자와 인력 등 자원이 많이 들어가지만 실제로 시장이 그만큼 쫓아와서 만들어지느냐가 제일 관건”이라며 “SK 또한 반도체를 만드는 것이나 SK텔레콤 등에서 새로운 사례를 찾는 일들이 성공하려면 AI 시장이 열려있느냐가 가장 중요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다만 그룹 차원에서 AI를 전담하는 컨트롤타워 조직 필요성에 대해선 고개를 저었다. 최 회장이 그러면서 강조한 것은 협업의 중요성이다. 각 계열사들이 자사 제품에 AI를 적용하되, 솔루션 통합이나 고객을 찾을 때에는 서로 협동하는 일종의 ‘원팀’ 방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아울러 올해 CES 최대 화두 중 하나로 꼽은 환경 측면에서도 AI의 역할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인간이 편리를 추구하다 보니 제품들이 각각 동작하는 형태로는 통제하기 힘들다”며 “복잡도가 늘어나니 융합이 필요하고 융합을 위해서는 AI가 필요하다”고 운을 뗐다. 이어 “융합이 되려면 인프라가 점점 더 커져야 하는데, 이를 서비스를 하려면 엄청난 칩과 에너지가 수반돼야 한다는 점이 또 다른 숙제”라며 “지금처럼 넷제로(탄소중립)를 해야 하는데 어느 한쪽에서는 데이터를 더 많이 쓰게 되고, AI를 쓰려면 에너지가 또 소모된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난해와 올해 SK그룹의 경영 환경과 전망도 밝혔다. 먼저 최 회장은 지난해 SK그룹이 ‘좋지 못한 해’를 보냈다고 평가했다. 그는 “현재 SK그룹에 닥친 위기 극복을 위해 훌륭한 미세조정이 좀 더 필요한 것 같다”며 “따라서 기존에 그룹 내에 없었던 새로운 것들에 도전해야 하는 부분들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폴리코노미(경제가 정치에 휩쓸려가는 현상)’의 경우 불확실성이 가장 큰 문제라는 의견을 보였다. 최 회장은 “알고 있는 것은 위기가 아니다”며 “코로나19 팬데믹 등 예측 불가능했던 것들이 가장 큰 딜레마 중 하나다. 옛날 데이터를 확인한다고 해도 알 수 있는 이야기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뻔하게 보이는 비즈니스 모델을 바꿔야 하는지에 대한 문제가 항상 있다”며 “위기에 대처하려면 시장이 원하는 것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수십년간 해왔던 모델을 버려야 하는 문제가 다가왔다”고 말했다.

AI로 인간 사회의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시도가 점점 늘어나는 한편, 탄소중립(넷제로) 또한 고려해야 한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김가은 (7rsilver@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