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지불유예 계약’에 뿔난 캘리포니아

총액중 97% 2034년부터 수령
오타니가 다른 곳으로 떠나면
세수 1293억원은 받을수 없어

북미프로스포츠 사상 최고 대우를 받고 LA 다저스 유니폼을 입은 오타니 쇼헤이(30·사진)의 세금 문제가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 LA타임스는 9일(한국시간) 오타니의 디퍼계약(The deferrals·지불유예) 조항에 대해 ‘세금이 부과될 수 있도록 주(州)세법을 개선하라’는 캘리포니아 주정부 회계 담당자의 인터뷰를 게재했다. 앞서 오타니는 지난달 10일 다저스와 10년 7억 달러(약 9226억 원)에 사인했다. 그런데 이번 계약엔 사상 유례없는 초대형 디퍼 계약 방식이 적용됐다. 오타니가 계약 기간이 끝난 뒤 2034년부터 2043년까지 10년 동안 나머지 금액을 받도록 한 것. 보통 1억 달러 이상의 큰 규모 계약에선 일부 선수들이 연봉의 3분의 1 정도를 계약 기간이 끝난 뒤 받는 조건을 달기도 하지만, 오타니는 다저스가 사치세 부담을 덜고 우승을 위한 지속적인 전력 보강에 나설 수 있도록 계약 총액의 무려 97% 이상을 지불유예 방식으로 선택했다.

하지만 계약 발표 이후 캘리포니아 주정부의 심기가 불편하다. 특히 오타니가 2034년 이후 캘리포니아주를 떠나게 되면 내야 할 세금이 줄어드는 것을 경계하는 눈치다. 오타니는 연방 개인소득세 37%에 캘리포니아 주세 13.3%를 내야 한다. 연방세는 미국에 거주한다면 어차피 내야 하는 금액이지만, 주세는 해당 지역을 떠나면 달라진다. LA타임스에 따르면 오타니가 다른 지역으로 거처를 옮긴다면 캘리포니아 주정부는 약 9800만 달러(1293억 원)의 세수를 잃게 된다.

말리아 코헨 캘리포니아 주정부 회계 감사관은 “현재의 조세 제도는 고액 연봉자들에게 유예를 허용하며 조세 구조에 불균형을 초래하고 있다”면서 “주의회가 이런 불균형을 바로잡을 수 있는 실질적인 조처를 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정세영 기자 niners@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