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 워크아웃 성공키는 적극적 사재출연

2024. 1. 10.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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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그룹이 자구계획의 충실한 수행 등을 약속하면서 태영건설이 워크아웃 개시에 한발 다가갔지만, 경과에 따라 적극적인 추가 사재 출연이 필수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2009년 워크아웃이 개시된 동문건설의 경우엔 워크아웃을 졸업하기 위해 결국 최초 자구계획안의 약 2배에 달하는 870억원의 사재 출연을 감내해야 했다.

건설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태영 측 대주주의 사재출연은 워크아웃 과정에서 더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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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측 “대주주지분 모두 걸겠다 각오”
이전 동문·현대건설 등도 사재출연
승인시 반대매수청구권 인수 관심

태영그룹이 자구계획의 충실한 수행 등을 약속하면서 태영건설이 워크아웃 개시에 한발 다가갔지만, 경과에 따라 적극적인 추가 사재 출연이 필수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10일 금융당국과 금융권 등에 따르면 대부분 채권자들은 워크아웃 성공의 열쇠의 대주주의 노력을 꼽았다. 대주주가 무한한 노력과 희생을 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고, 이를 실제로 지켜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윤세영 태영그룹 창업주도 전날 태영건설에 대한 자구노력과 관련, “부족할 경우에는 지주회사인 티와이홀딩스와 SBS 주식도 담보로 해서 태영건설을 꼭 살려내겠다”고 말했다. 태영 측은 SBS 지분 담보 규모에 대해 ‘필요한 수준 만큼’이라고 표현하면서 “대주주 지분을 모두 걸겠다는 각오”라고 설명했다.

전례를 봐도 대규모 사재출연은 필수적이다. 2009년 워크아웃이 개시된 동문건설의 경우엔 워크아웃을 졸업하기 위해 결국 최초 자구계획안의 약 2배에 달하는 870억원의 사재 출연을 감내해야 했다. 이에 동문건설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연쇄 부실에 부딪친 여러 건설업체 중 유일하게 자력으로 10년 만에 워크아웃을 졸업했다.

현대건설의 정주영 명예회장과 정몽헌 회장은 2000년 3700억원을 내놨다. SK네트웍스는 최태원 SK 회장이 2007년 1200억원 규모 워커힐호텔 주식을 전량 무상 출연했다. 2012년 금호아시아나그룹 구조조정에서는 박삼구 전 회장 일가가 금호석유화학 주식을 팔아 2200억원을 지원했다.

건설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태영 측 대주주의 사재출연은 워크아웃 과정에서 더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건설업계 미래 매출 핵심으로 꼽히는 건설수주 잔고는 역대 최대폭으로 감소하고 있다. 워크아웃 기간이 얼마나 길어질 지 모르는 상황에서 이 같은 흐름은 불안 요인이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작년 1∼11월 건설 수주액(경상)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26.4% 감소했다. 앞서 태영건설은 현재 수주잔고는 12조원이고, 향후 3년간 연 3조원 이상 매출이 가능하다고 설명한 바 있다.

태영이 워크아웃 승인 결정을 앞두고 추가 자구계획 및 경영진의 책임 이행 의지를 보이면서 채권단도 워크아웃 승인으로 무게가 기울었다. 다만 산업은행은 “계열주와 태영그룹이 약속한 자구계획 중에 단 하나라도 지켜지지 않는다면 워크아웃 절차는 중단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개시 여부는 11일 채권단 협의회의 서면 결의를 통해 결정된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파악한 609개 채권자 중 산은에 신고한 채권액을 기준으로 의결권이 부여된다. 채권단의 75%가 동의해야 워크아웃이 개시된다.

워크아웃이 개시되면 자산부채 실사를 위해 채권행사가 3개월간 유예되고, 주채권은행은 실사를 통해 경영정상화 계획을 마련한다. 채권단협의회와 태영건설은 5월 11일께 경영정상화 계획 이행을 위한 특별약정(MOU)를 체결할 예정이다.

워크아웃이 성사된다면 개시 과정에서 태영건설이 반대매수청구권을 직접 인수할지 여부도 관심사다. 반대매수청구권은 반대 채권자가 자신의 보유 채권액을 찬성 채권자에게 매수해달라고 요구하는 권리다.

앞서 산은 측은 태영건설에 워크아웃 반대매수청구권을 직접 인수하라고 요청했으나 태영건설은 이에 대해 답하지 않았다. 반대매수청구권을 찬성 채권자가 매입해야 한다면 워크아웃 찬성 채권단의 부담이 커지고, 이에 따라 반대 유인이 높아진다.

홍태화 기자

th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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