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거란전쟁' 양규 役 지승현 "'바람' 형 많이 컸다는 반응 인상적"[인터뷰]

김현식 2024. 1. 10.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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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김현식 기자] “‘바람’ 형 많이 컸네?” KBS 2TV 대하드라마 ‘고려거란전쟁’에서 양규 장군 역으로 열연한 배우 지승현이 9일 이데일리가 참여한 라운드 인터뷰에서 인상 깊었던 시청자 반응을 이야기하며 꺼낸 말이다.

‘바람’은 지승현이 2009년 출연한 영화다. 지승현은 온라인상에서 우스갯소리로 ‘비공식 천만 영화’로 불릴 정도로 VOD 서비스를 통해 수많은 열혈 팬을 양성한 ‘바람’에서 주인공 짱구(정우 분)의 고등학교 선배 김정완 역을 맡아 강한 인상을 남겼다. 분량이 많았던 것은 아닌데 짱구가 타 학교 학생과 시비가 붙었을 때 해결사처럼 등장해 카리스마를 뽐낸 장면이 워낙 임팩트가 강했다보니 지금까지도 지승현을 김정완 역으로 기억하는 이들이 많다.

아니나 다를까 지승현이 ‘고려거란전쟁’에서 주요 배역인 양규 장군 역을 맡아 활약하자 온라인상에서는 “‘바람’ 형이 많이 컸다”며 반가움을 표하는 반응이 잇따랐다. 이와 관련한 물음에 지승현은 “‘태양의 후예’ 출연 땐 안정준 상위 역으로,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가 방송했을 땐 ‘쓰랑군’(쓰레기 사랑꾼) 오진우 역으로 통했는데 결국엔 시간이 지나면 다시 ‘바람’ 김정완 캐릭터로 기억해주시는 분들이 많더라”고 답하며 웃어 보였다. 이어 그는 “‘비공식 천만 영화’답게 ‘고려거란전쟁’ 현장에서도 ‘바람’ 대사를 따라하며 장난치는 동료 배우들이 많았다”며 미소 지었다.

영화 ‘바람’ 스틸컷
10년 넘게 ‘바람’의 김정완으로 통했던 지승현은 ‘고려거란전쟁’ 양규 장군 역을 맡으면서 새로운 ‘인생 캐릭터’를 만났다. 그는 “지금 현재 저에게 인생 캐릭터를 묻는다면 무조건 양규 장군이라고 답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지승현은 지난해 연말 열린 ‘KBS 연기대상’에서 양규 장군 역으로 우수상과 인기상을 받으며 2관왕에 오르기도 했다. 데뷔 이후 18년 만에 처음으로 트로피를 안겨준 역할이니 ‘인생 캐릭터’로 꼽을만 하다. 지승현은 “수상 소감을 말하면서 ‘꿈 같다’는 표현을 썼는데 말 그대로 정말 꿈 같은 순간이었다”고 돌아봤다. 아울러 지승현은 8일 KBS 12시 뉴스에 출연했을 당시를 언급하면서 “KBS 직원분들이 사진 요청을 하면서 반겨주셔서 높아진 인기를 실감했다”고도 했다.

지승현은 소수정예 고려군을 이끌고 거란군과 격파한 양규 장군을 특유의 묵직한 연기력으로 소화해내 호평받았다. 양규 장군이 흥화진 전투를 승리로 이끌고, 단 1700여명의 병력으로 거란군의 보급 거점인 곽주성을 탈환하는 장면 등은 시청자들에게 짜릿한 쾌감을 안겼다. 거란군 본군과 맞서 목숨을 건 처절한 사투를 벌인 16회는 양규 장군의 활약이 가장 빛난 회차다. 양규가 조금이라도 더 많은 고려인을 구하기 위해 팔에 칼이 박힌 채로 싸움을 이어나가고, 힘이 들어가지 않는 팔을 입으로 물어 활시위를 당기는 모습 등은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이번 작품에 임하기 전 양규 장군에 대해 잘 알지 못했다고 밝힌 바 있는 지승현은 “애민정신과 희생정신 없이는 할 수 없는 일들을 해내며 큰 업적을 이루신 분인데 왜 지금까지 잘 알려지지 않았을까 싶었다”고 했다. 이어 그는 “역할을 잘 소화해내서 양규 장군님을 널리 알리고 싶다는 마음으로 임했는데, 감사하게도 많은 분들이 검색을 해주시고, 기자님들도 많이 다뤄주셨다”면서 “숙제를 잘 해낸 것 같아 뿌듯한 마음”이라고 했다. 화제가 된 16회 전투씬에 대해선 “3일 동안 찍었는데 죽는 장면을 연기한 마지막 날이 제 생일날 촬영했다”는 뒷이야기를 밝혔다.

그는 이어 “눈 오는 장면을 만들려고 현장에 스노우 머신도 비치해뒀는데 실제로 눈이 왔다”면서 “배우, 스태프들과 ‘양규 장군이 진짜 오셨다’는 얘기를 나누기도 했다”고도 했다. 아울러 방송 이후에는 강감찬 장군 역의 최수종과 강조 역의 이원종에게 칭찬 연락을 받았다면서 “최수종 선배님은 너무 잘했다고 칭찬을 해주시면서 하희라(최수종의 아내) 선배님도 바꿔주셨다”고 말해 폭소를 자아냈다.

양규 장군이 사투 끝 전사하면서 지승현의 ‘고려거란전쟁’ 여정은 마무리됐다. 지승현은 “KBS 12시 뉴스 영상에 달린 ‘지승현이 양규 장군을 알리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는데, 양규 장군이 지승현을 살렸네’라는 댓글을 읽고 소름이 돋았다”며 “진심을 다한 만큼의 좋은 결과와 반응이 뒤따른 것 같아 감사하다”고 말했다. 양규 장군은 떠났지만 32부작으로 기획된 ‘고려거란전쟁’은 계속된다. 지승현은 “고려에서 내분이 일어나고, 그 과정에서 현종이 더 현명한 왕으로 성장하게 된다. 드라마 말미에는 엄청난 공을 들이고 있는 귀주대첩 이야기도 펼쳐진다”고 중후반부 시청 포인트를 짚었다. 그러면서 “제작진 분들이 ‘탈 아시아급’을 자신하신하고 계시니 계속해서 ‘고려거란전쟁’을 향해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아직 차기작은 결정하지 않았단다. 지승현은 “다음 작품으로는 현대극을 하고 싶다. 장르는 로맨틱 코미디를 원한다”고 웃어 보인 뒤 “아직 제가 작품을 선택할 수 있는 위치가 아니다 보니 불러주시는 작품 안에서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해뜨기 전 차를 타고 현장으로 가는 순간을 가장 좋아해요. 죽을 때도 그 순간을 떠올리지 않을까 싶을 정도죠. 그만큼 연기 현장이 너무 좋아요. 얼른 좋은 작품으로 다시 찾아뵐 수 있도록 열심히 차기작을 찾으러 다녀보겠습니다.”

김현식 (ssik@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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