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참석도 안 한 애플의 메기 효과...'메타버스' 지고 '공간 컴퓨터'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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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라스베이거스 '소비자 가전 전시회(CES)' 개막일인 9일(현지시간) 오전 10시 증강현실(AR) 기기 제조사 엑스리얼 전시관에서 '에어2 울트라를 체험할 수 있느냐'고 묻자 현장 관계자가 이렇게 안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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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제품에도 관람객 관심 쏟아져
침체됐던 VR·AR 시장 활기 기대감
"기자이신가요? 이름 적고 대기해주세요. 지금부터 45분 예상됩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 '소비자 가전 전시회(CES)' 개막일인 9일(현지시간) 오전 10시 증강현실(AR) 기기 제조사 엑스리얼 전시관에서 '에어2 울트라를 체험할 수 있느냐'고 묻자 현장 관계자가 이렇게 안내했다. 에어2 울트라는 전 세계적으로 35만 대 이상 판매된 AR 글라스(안경) '에어'의 후속 제품으로, 이날 처음 일반에 공개됐다. 직접 체험은 기자들로만 제한됐는데, 그럼에도 신청자가 몰리며 낮 12시쯤엔 대기 시간이 2시간까지 늘었다.
이처럼 큰 관심이 쏠린 건 이 제품이 애플의 혼합현실(MR) 헤드셋 '비전 프로'의 대항마로 불리고 있기 때문이다. 비전 프로처럼 눈앞의 현실에 가상 화면을 덧씌워 보여주고 손가락 움직임을 인식할 수 있는데, 가격은 최저 699달러로 비전 프로(약 3,500달러)의 20% 정도밖에 안 된다. 실제 체험해 보니 손가락을 마치 컴퓨터 마우스처럼 쓸 수 있는 작동 방식이 비전 프로와 비슷했다. 허공에 대고 엄지와 검지손가락 끝을 맞대면 아이콘이 선택되는 식이다. 현장의 엑스리얼 관계자는 "비전 프로 출시로 우리 제품에 대한 관심도 더 커진 것을 체감하고 있다"고 했다.
애플은 이번 CES 개막 직전 비전 프로를 다음 달 2일 출시한다고 기습 발표했다. "애플이 존재하지도 않고 CES를 훔쳤다"(미 테크전문매체 씨넷)는 평가가 나왔다. CES에 참가하지도 않았는데 어느 참가 기업보다도 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는 뜻이다.
없는데, 있었다... 곳곳서 확인된 애플의 존재감
이날 가상현실(VR)·AR 제조사들의 전시관을 둘러본 결과 이 같은 해석은 과장이 아니었다. 엑스리얼, 미국 스타트업 니모플래닛 등 상당수 업체들이 수년간 유행한 '메타버스(Metaverse·현실세계와 가상세계의 융복합)'란 말 대신 '공간 컴퓨터'라고 제품을 소개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지난해 CES에선 아예 볼 수 없었던 표현이다. 애플이 지난해 6월 비전 프로를 공개하면서 "최초의 공간 컴퓨터"라고 소개한 후 나타난 변화다. 애플은 후발주자로 비치지 않기 위해 비전 프로 홍보에 AR·VR·메타버스 같은 일반적인 업계 용어를 일절 쓰지 않고 있는데, 그러자 기존 업체들도 대거 전략을 수정하고 나선 것이다.
비전 프로 출격 여파... 신제품 출시도 증가할 듯
올해 VR·AR 기기 시장엔 예년보다 많은 신제품이 쏟아져 나올 것으로 보인다. 비전 프로 출격에 힘입어 시들해진 소비자들의 관심이 다시 살아나면서다.
일본 소니가 이를 예고했다. 소니는 8일 CES 현장에서 미디어 행사를 열고, 독일 가전업체 지멘스와 함께 개발 중인 차세대 MR 헤드셋을 올 하반기 출시 예정이라고 밝혔다. 중국 TV 제조업체 TCL은 이번 CES에서 세 번째 AR 글라스를 공개했고, 일본 파나소닉의 자회사 시프트올 역시 게임용 VR 기기 신제품을 전시장에 들고 나왔다.
일상에서 AR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도 더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날 VR·AR 업체들이 몰린 전시관에선 독일 완성차업체 BMW와 협업 중이라고 하는 업체를 여럿 볼 수 있었다. 그중 하나인 이스라엘 스타트업 에브리사이트의 관계자는 "BMW 차량과 연동돼 현재 속도, 목적지까지 남은 거리, 기름양 등 정보를 실시간으로 눈앞에 띄워 보여주는 AR 선글라스를 만들고 있다"며 "초보 운전자 등에게 유용할 것"이라고 했다.
라스베이거스= 이서희 특파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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