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내식당 밥값, 더 오를까 겁나요”

2024. 1. 10.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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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솟는 외식 물가에 구내식당을 찾는 직장인이 늘고 있지만, 구내식당 식사비도 빠르게 인상되는 추세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인건비 및 식자재 가격 인상 등 물가 상승이 식단가 인상에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면서 "재택근무 증가와 노동인구 감소 등 근무 환경 변화로 코로나19 이후에도 구내식당 이용객이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지 않고 있다"고 단가 인상 배경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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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구내식당지수 전년비 6.9%↑
식자재 납품가 12~15% 인상 영향
늘어난 비용 근로자·회사가 부담
지난해 구내식당 식사비 소비자물가지수는 116.01로 전년보다 6.9% 상승했다. 관련 통계 집계를 시작한 2001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사진은 9일 서울 시내 구내식당 모습 [뉴시스]

#. 서울 강남에 본사를 둔 한 기업. 이 회사는 지난해 4월 구내식당 밥값을 500원 인상해 6000원에 제공하고 있다. 지난 2018년부터 유지해 온 밥값을 5년 만에 올린 것이다. 이 회사에 다니는 A(37) 씨는 “구내식당 밥값이 가장 저렴하게 식사를 해결할 수 있는 최후의 보루라고 생각했는데, 이마저 오를 줄은 몰랐다”며 “이러다가 외부에서 사 먹는 음식과 큰 차이가 없어질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치솟는 외식 물가에 구내식당을 찾는 직장인이 늘고 있지만, 구내식당 식사비도 빠르게 인상되는 추세다. 실제 원자잿값 상승에 따라 식자재 납품 업체와 급식업체 중 일부는 200원~500원 수준으로 단가를 올렸다. 오른 단가는 직장인뿐만 아니라 구내식당을 운영하는 기업에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10일 식자재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납품 단가 인상률은 12%~15% 수준이었다. 200원~500원 정도 올랐다는 의미다. 특히 직장과 공공기관의 80~90%가 단가를 인상해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식사 품질을 높이고자 단가를 1100원까지 올린 기업도 확인됐다.

다만 회사마다 구내식당 운영 정책이 달라 직장인의 부담 정도는 다르다. 식비의 일부를 직원이 내는 경우도 있고, 회사가 전액 제공하기도 한다. 어떤 상황이든 회사의 비용이 증가할 수밖에 없다. 공공기관도 마찬가지다. 한 공공기관 관계자는 “수년째 가격이 동결돼 구내식당은 항상 적자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구내식당 가격 인상은 통계청 자료에서도 드러난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구내식당 식사비 소비자물가지수(구내식당 지수)는 116.01로 전년보다 6.9% 상승했다. 특히 구내식당 지수 상승률은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 3.6%의 두 배 수준이다. 외식(6.0%), 가공식품(6.8%) 상승률보다 높으며 관련 통계 집계를 시작한 2001년 이후 가장 높다. 2020년 2.6%에서 2021년 4.1%, 2022년 4.2%로 오름폭을 키워가다 지난해 7% 가까이 뛰었다.

구내식당의 커진 부담은 식단가 인상이 큰 영향을 미쳤다. 한 식자재 업계 관계자는 “작년부터 이어진 식자재 가격의 가파른 상승과 매년 증가하는 인건비를 반영해야 동일한 수준의 식사 메뉴를 제공할 수 있다”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인건비 및 식자재 가격 인상 등 물가 상승이 식단가 인상에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면서 “재택근무 증가와 노동인구 감소 등 근무 환경 변화로 코로나19 이후에도 구내식당 이용객이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지 않고 있다”고 단가 인상 배경을 설명했다.

국내 급식 시장 위탁운영사는 CJ프레시웨이, 삼성웰스토리, 아워홈, 현대그린푸드, 신세계푸드 등이 있다. 이들은 급식 위탁운영을 하거나 혹은 식자재를 납품한다.

구내식당이 일반 소비자와 직접적인 접점이 적어 상대적으로 정부의 관리에서 벗어나 있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정부가 직접 압박에 나선 오뚜기, 풀무원, 농심 등 주요 식품 업체들이 가격 인상을 자제하는 것과 대비된다. 앞서 오뚜기와 풀무원은 가격 인상을 발표했다가 정부의 압박으로 이를 철회하기도 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해 주요 식품 회사를 직접 찾아가 가격 인상 자제를 요청했지만, 여기에 포함된 식자재 업체는 CJ프레시웨이가 유일했다. 농림부 관계자는 “올해에도 물가 억제 정책을 계속할 예정”이라며 “CJ프레시웨이 이외에 다른 업체들과도 소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병국 기자

coo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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