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착공 52% 급감...2027년까지 95만가구 재개발·재건축

2024. 1. 10.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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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비구역 지정 전에도 조합 설립
민간 규제 허물어 공급 기반 확대
공공 인허가 확대, 공급 회복 견인

정부가 10일 국민이 바라는 주택의 민생토론회를 통해 내놓은 정책 방향 우선 순위는 주택 공급 확대에 집중됐다. 부동산 경기 침체에 주택 선행지표가 고꾸라지자, 정부가 수급 균형을 위해 종합 대책을 내놓은 것이다.

실제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인허가는 전년 동기 대비 37%, 착공은 52% 감소했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도 최근 보고서에서 “2022년 하반기 이후 건설 선행지표로 인식되는 건설 수주, 건축 허가, 착공, 분양 등 모든 지표가 역대급 부진을 이어가고 있다”며 “통상 건축 착공이 2∼6분기까지 선행한다는 점에서 2024년부터 건설물량 감소가 본격화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이를 위해 정부는 민간 부문에선 재개발, 재건축의 규제를 대폭 완화하고 사업성을 높여 신규 사업 착수 및 정체된 사업의 물꼬를 트기로 했다.

이날 발표한 주택공급 확대 방안은 크게 ▷재개발·재건축 ▷1기신도시 등 노후계획도시 ▷소규모정비·복합사업 ▷신도시 등 공공주택의 네가지 방향으로 제시됐다.

우선 도심 공급 확대 방안을 보면 재건축·재개발은 준공 30년이 넘은 아파트는 안전진단 없이도 재건축 착수를 허용하고, 정비구역 지정 전에도 조합을 설립할 수 있도록하는 패스트트랙을 도입하기로 했다. 안전진단은 사업시행인가 전까지만 통과되면 되도록 했다. 여기에 초기 자금지원, 재건축 부담금 추가 합리화 등 사업성도 대폭 높여준다. ‘둔촌주공 사태’와 같은 공사비 갈등은 미리 막기 위해 표준계약서 조기 배포 등을 시행한다.

재개발 노후도 요건도 현행 3분의2에서 60%로 완화해 신축 빌라 혼재 등으로 사업 추진이 불가능했던 곳들의 재개발이 가능해진다. 정비구역 요건에 해당하지 않은 유휴지, 복잡한 지분관계로 방치된 자투리 부지도 포함할 수 있도록 구역지정·동의 요건도 완화된다.

특별법이 최근 통과된 1기신도시 등 노후계획도시의 정비사업의 사업 여건도 획기적으로 개선된다.

‘1기 신도시’는 사업 전 과정을 패키지로 지원한다. 현 정부 임기 내 첫 착공, 2030년 첫 입주를 위해 안전진단 면제, 용적률 향상, 금융지원, 이주단지 조성 등에 나선다. 이를 위해 올해 하반기까지 선도지구를 지정해 정비 모범사례를 제시하고, 본격적인 정비사업 절차인 특별정비계획을 내년까지 수립하기로 했다.

12조원에 달하는 ‘미래도시펀드’를 조성하고, 신도시 정비 전용 보증상품을 출시해 원활한 자금 조달을 지원키로 했다. 관건이 될 이주를 위해 2025년부터 1기 신도시별 1개소 이상 이주단지를 선조성한다.

일반 정비사업이 불가능한 지역은 소규모 정비사업, 도심복합사업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속도 제고, 사업성 개선 등을 추진한다. 재정비촉진지구 내 소규모재건축, 가로주택정비, 일반재개발사업 등은 노후도요건(30년 이상 건물 비율)을 현행 3분의2에서 50%로 완화해 사업 추진을 확대한다. 또 사업성 부족으로 자력 개발이 어려운 단지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참여로 사업성을 높이고, 조합설립 주민 동의율 완화(80→75%) 및 통합 심의 대상 확대 등으로 사업기간 단축을 꾀하는 식이다.

이같은 민간 사업과 더불어 공공 사업의 공급도 대폭 늘린다.

올해 건설형 공공주택 공급(인허가)는 당초 계획인 12만5000호를 웃도는 14만호 이상으로 확대해 민간 공급 위축을 보완키로 했다. 이를 미매각 토지 및 민간매각 토지 중 반환용지를 공공주택 용지로 전환해 5000호 이상의 공공주택을 추가 공급한다. 또 지자체 그린벨트 해제 가능 물량 및 유휴부지 등을 활용해 수도권 등을 중심으로 올해 신규택지 2만호의 발굴을 추진하며, 수도권 신도시에서는 토지이용효율화로 3만가구의 물량을 추가로 확보한다. 아울러 광명시흥지구 등의 사업속도 제고를 위해 ‘신도시리츠’를 도입하고 사업지역에 지방공사의 참여 확대도 추진한다. 3기신도시 5곳은 올해 상반기 인천계양부터 내년 1월까지 모두 주택 착공에 돌입하기로 했다.

정부는 재건축·재개발 제도 개선 등을 통해 2024~2027년 동안 정비사업에 약 95만호 공급에 착수, 도심 주택공급 기반을 확충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는 해당 기간 기존 공급 예정 물량 대비 65만호 늘어난 수준이다. 국토부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준공 30년 이상 아파트 총 173만호가 재건축에 착수할 수 있다. 아울러 올해 공공주택은 전년 대비 6만호 늘어난 14만호 이상 공급하고, 비아파트는 평년 수준인 12만호로 회복해 54만호 이상 공급(인허가)한다는 계획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수요 측면을 인위적으로 자극하지 않겠다고 한 기존 정책 방향과는 다른 내용”며 “주택공급 확대가 쉽지 않은 시기적 상황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대처하겠다는 방침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고은결 기자

ke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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