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 대장암, 배 열지 않고 내시경으로 '싹둑'…전이 위험도 따져 환자 추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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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덩어리가 대장벽의 근육층까지만 침범하면 '조기' 대장암으로 진단한다.
김종완 교수는 "조기 대장암의 치료 방법에 있어서 '내시경 절제술'과 '수술적 절제술' 중 선택하는 건 쉽지 않은 문제였다"며 "내시경 절제술의 경우 통증이 적고 회복 속도도 빠르지만, 림프절 전이로 재발하면 병기가 3기로 올라가고 생존율도 낮아지는 위험성이 있다. 반면 수술적 치료는 암을 확실히 제거할 수 있지만 림프절 전이가 없는 환자들에게 불필요한 수술을 해야 하며 고령이나 만성질환이 있는 환자들은 수술적 치료에 제한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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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덩어리가 대장벽의 근육층까지만 침범하면 '조기' 대장암으로 진단한다. 최근 건강검진이 활성화하고 내시경 기술도 발전하면서 꼭 수술이 아닌, 내시경을 이용해 대장암을 제거(내시경 절제술)하는 환자가 늘었다.
그간 의료계에선 이렇게 조기 대장암을 내시경으로 제거한 후에도 혹시 남아있을지 모르는 종양이 림프절에 전이돼 재발할 위험성 때문에 내시경 절제술보다 개복 수술을 통해 치료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하지만 기존 연구에 따르면 조기 대장암 환자에게 림프절 전이가 있을 가능성은 10~20%다. 이에 따라 '모든' 조기 대장암 환자에게 수술적 치료를 시행할 경우 80~90%는 불필요한 수술을 받는 셈이었다.
이에 한림대 동탄성심병원 외과 김종완 교수 연구팀은 조기 대장암에서 림프절 전이와 관련된 위험인자를 밝혀내, 수술까지 필요한 조기 대장암 환자를 사전에 가려낼 수 있게 했다.
연구팀은 한림대의료원 산하 병원에서 조기 대장암으로 수술적 치료인 근치적 절제술을 받은 환자 765명을 분석했다. 이들 중 림프절 전이가 있는 환자는 87명(11.4%)이었고, 림프절 전이가 없는 환자는 678명(88.6%)이었다.
암의 림프절 전이는 대장암 환자의 생존율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한 요인이다. 림프절 전이에 따른 5년 무병 생존율을 분석한 결과 림프절 전이가 있는 경우 72.6%였고, 없는 경우는 88.6%로 수술적 치료를 받았음에도 림프절 전이가 있을 때 생존율이 낮았다.
특히 이번 연구에서는 조기 대장암에서 림프절 전이 발생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확인했다. 이 결과 △암세포의 분화도에 따른 종양의 등급 △종양의 림프관 혈관 침윤 정도 △암이 직장에 위치한 경우 총 3가지 위험요인을 밝혀냈다.
이러한 위험요인을 적용해 조기 대장암 환자의 림프절 전이율은 분석한 결과, 위험요인이 없는 초저위험군은 5.4%, 위험요인이 1개인 저위험군은 11.6%, 위험요인이 2개인 중간위험군은 37.5%, 3개의 모든 위험요인을 가진 고위험군은 60%로 나타났다. 고위험군의 림프절 전이율은 초저위험군보다 11배 이상 높았다.
또 이들의 5년 무병 생존율도 초저위험군은 96.3%, 저위험군은 94.5%, 중간위험군은 76.5%, 고위험군은 60%로 나타나 위험요인이 증가할수록 생존율이 낮아졌다.
김종완 교수는 "조기 대장암의 치료 방법에 있어서 '내시경 절제술'과 '수술적 절제술' 중 선택하는 건 쉽지 않은 문제였다"며 "내시경 절제술의 경우 통증이 적고 회복 속도도 빠르지만, 림프절 전이로 재발하면 병기가 3기로 올라가고 생존율도 낮아지는 위험성이 있다. 반면 수술적 치료는 암을 확실히 제거할 수 있지만 림프절 전이가 없는 환자들에게 불필요한 수술을 해야 하며 고령이나 만성질환이 있는 환자들은 수술적 치료에 제한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조기 대장암의 치료계획 단계에서 림프절 전이 가능성을 높은 확률로 예측할 수 있게 됐다"며 "저위험군은 불필요한 수술 없이 내시경 절제술을 시행하고 고위험군은 종양학적 기준에 따라 근치적 절제술과 림프절 절제술을 시행해 조기 대장암 환자를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조기 대장암의 림프절 전이 위험인자 및 예후에 대한 후향적 다기관 연구'라는 제목의 이 연구는 SCIE급 국제학술지인 '임상의학저널(Journal of Clinical Medicine)'에 지난해 12월 실렸다.
정심교 기자 simky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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