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고용호조에도 제조업·청년 취업자↓…"올해 취업자 둔화"(종합2보)
작년 고용률 62.6%…연간 통계 작성 후 최대
12월 취업자 28.5만↑…실업률 33개월 만에↑
[세종=뉴시스] 박영주 임하은 기자 = 지난해 취업자 수가 30만명 이상 늘었지만 증가폭은 2020년(-21만8000명) 이후 3년 만에 가장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고용률은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높았다.
코로나19 엔데믹(endemic·일상적 유행)에 따른 사회활동이 늘어난 데다가 돌봄 수요와 정보통신업 등 취업자가 증가하면서 고용 호조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고령층 일자리는 크게 증가한 반면 청년층과 40대 취업자는 감소하고 주력 산업인 제조업 취업자도 쪼그라드는 등 연령별·산업별 양극화도 두드러졌다.
작년 취업자 수 32만7000명↑…고용률 역대 최대
연간 취업자 수는 2014년(59만8000명) 이후 2015년(28만1000명), 2016년(23만1000명), 2017년(31만6000명) 20만~30만명대 증가 폭을 보이다가 2018년(9만7000명) 크게 둔화했다.
2019년(30만1000명) 회복세를 보였지만, 코로나19가 확산한 2020년(-21만8000명)에는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시절인 1998년 이후 22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주저앉은 바 있다. 이어 2021년(36만9000명) 다시 증가세로 전환하더니 2022년(81만6000명)에는 2000년 이후 22년 만에 최대 폭으로 늘었다.
성별로 보면 남성 취업자는 1595만2000명으로 전년보다 2만4000명 증가한 반면 여성 취업자는 1246만4000명으로 30만3000명이나 늘었다. 작년 취업시장을 여성이 이끌어간 셈이다.
서운주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경기 영향을 많이 받거나 둔화하고 있는 산업군인 제조업, 건설업 등에 남성이 많이 포진하고 있다"며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 예술·스포츠 및 여가 관련 서비스업, 숙박 및 음식점업 분야에서 여성 취업자가 늘었다"고 말했다. 그는 "여성의 교육 수준이 향상되고 비혼이 증가하면서 노동시장 참여도가 높아졌다"고 했다.
지난해 15세 이상 인구 중 취업자가 차지하는 비율인 전체 고용률은 62.6%로 전년보다 0.5%p 상승했다. 연간 고용률 통계가 작성된 1963년 이래 역대 가장 높은 수준이며 정부의 전망치와 같은 수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비교 기준 15~64세 고용률은 1년 전보다 0.7%p 오른 69.2%를 기록했다. 1989년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이다.
작년 실업자 수는 78만7000명으로 전년보다 4만6000명(-5.5%) 줄었다. 경제활동인구 중 실업자가 차지하는 비율인 실업률은 2.7%로 전년보다 0.2%p 하락했다. 실업률은 2000년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이다.
취업자도 실업자도 아닌 비경제활동인구는 1620만4000명으로 전년보다 13만4000명(-0.8%) 감소했다. 이 중 쉬었음 인구는 전년보다 7만4000명(3.3%) 증가했으나 취업준비자는 8만8000명(-11.5%) 뒷걸음질했다. 구직단념자도 전년보다 8만1000명 감소했다.
서운주 국장은 작년 고용시장과 관련해 "돌봄 수요와 보건복지가 증가하고 일상 회복 영향으로 숙박 및 음식점업 등 관련 영역의 취업자가 늘었다"며 "전문과학, 정보통신 등 신기술 지식과 관련된 취업자도 늘었지만, 코로나19 기저효과와 경기에 영향을 받는 제조업, 건설업, 도매 및 소매업은 감소했다"고 말했다.
제조업 3년 만에 최대 감소…청년·40대 취업자도 암울
제조업 취업자도 4만3000명(-0.9%) 줄었다. 제조업 취업자는 2020년(-5만3000명) 이후 3년 만에 최대 감소폭이다. 자동차와 의료 관련 제조업 분야 취업자는 증가했으나 전자부품, 화학물질, 전기장비 제조업 등에서 감소하면서다.
기재부 관계자는 "2022년 제조업 취업자가 예년보다 훨씬 많이 늘어나면서 기저효과가 있었다"며 "자동차, 일반기계는 경기가 좋아서 취업자 수에 긍정적 영향을 줬지만, 반도체는 취업자 비중도 적고 고용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연령별로 보면 60세 이상에서 36만6000명 늘었다. 증가한 일자리 32만7000명 중 고령층 일자리를 제외하면 오히려 3만9000명 감소한 셈이다. 고령층 증가 등의 요인으로 60세 이상 취업자(622만3000명)는 첫 600만명을 넘어섰다. 50대와 30대에서도 각각 취업자가 5만9000명, 5만4000명 증가했다.
반면 20대 취업자는 8만2000명, 40대는 5만4000명 감소했다. 40대 취업자는 2022년(3000명) 8년 만에 증가세로 전환했지만, 지난해 다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감소폭은 코로나19 확산했던 2020년(-15만8000명) 이후 가장 컸다. 15~29세 청년층 취업자는 전년보다 9만8000명 줄어 2020년(-18만3000명) 이후 3년 만에 감소세로 전환했다. 청년층 고용률(46.5%)은 0.1%포인트(p) 하락하며 전 연령층 중 유일하게 하락했다.
서 국장은 "청년층 인구가 감소하고 있고 최근 재학생이 늘어나면서 경제활동인구보다는 비경제활동인구로 많이 빠진 상황"이라며 "2022년 청년층 고용률이 높았던 점에 따른 기저효과도 상당 부분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종사자별 지위로 보면 임금근로자 중 상용근로자는 47만8000명(3.0%) 증가했으나 일용근로자와 임시근로자는 각각 9만명(-8.0%), 6만1000명(-1.3%) 감소했다. 일용근로자는 2018년부터 6년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비임금근로자 중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5만4000명(4.0%),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는 3000명(0.1%) 늘었지만, 무급가족종사자는 5만6000명(-5.9%) 줄었다.
취업 시간대로 보면 36시간 이상 취업자는 전년보다 161만6000명(8.3%) 증가했지만 36시간 미만 취업자는 123만3000명(-15.4%) 감소했다. 주당 평균 취업 시간은 38.9시간으로 1년 전보다 0.6시간 늘었다. 1~17시간 초단기 취업자도 1만7000명(0.8%) 증가했다.
작년 12월 취업자 28.5만명↑…실업률 33개월 만에 증가
취업자 수는 지난 4월부터 증가폭이 둔화하더니 지난 7월(21만1000명)에는 2년 5개월 만에 가장 적게 늘었다. 이후 8월(26만8000명) 5개월 만에 반등한 데 이어 9월(30만9000명)과 10월(34만6000명) 증가폭을 키웠다가 11월(27만7000월) 다시 축소됐지만, 지난달 다시 확대됐다.
산업별로는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9만4000명·3.5%), 정보통신업(8만7000명·8.8%), 건설업(7만1000명·3.4%) 등에서 증가했으나 교육서비스업(-3만5000명·-1.8%), 부동산업(-3만2000명·-5.9%), 농림어업(-2만5000명·-2.0%) 등에서 줄었다. 제조업 취업자(1만명·0.2%) 늘면서 1년 만에 증가로 전환됐다. 수출이 증가하면서 기타 기계 장비 분야 취업자 증가가 확대되고 금속 가공과 전자부품 감소폭이 축소된 영향이다.
연령별로는 60세 이상에서 28만명 늘었다. 30대와 50대에서도 각각 6만4000명, 3만4000명 증가했지만 20대와 40대에서는 각각 5만1000명, 1만9000명 감소했다. 청년층 취업자는 전년보다 7만4000명 감소했지만 고용률(46.0%)은 0.1%p 상승했다. 청년층 고용률은 같은 달 기준 1996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종사자별로 보면 임금근로자 중 상용근로자는 39만명(2.5%), 임시근로자는 1만1000명(0.2%) 증가했지만 일용근로자는 6만9000명(-6.3%) 감소했다. 비임금근로자 중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4만5000명(3.2%) 증가했지만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와 무급가족종사자는 각각 4만1000명(-1.0%), 5만명(-6.0%) 줄었다.
지난달 전체 고용률은 61.7%로 전년보다 0.4%p 올랐다. 1982년 7월 월간 통계가 작성된 이래 동월 기준으로 역대 최대다. 15~64세 고용률은 1년 전보다 0.7%p 오른 69.2%로 집계됐다. 이 또한 통계가 작성된 1989년 이래 같은 달 기준으로 가장 높았다.
실업자는 94만4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7만8000명(9.0%) 증가했다. 실업률은 3.3%로 1년 전보다 0.3%p 상승했다. 실업률이 상승한 건 2021년 3월(0.1%p) 이후 33개월 만이다. 2022년 고용률이 높고 실업률이 낮은 데 따른 기저효과가 작용했다고 통계청은 설명했다.
서 국장은 "구직활동을 안 하면 비경제활동인구로 빠지는데 작년 12월은 취업자가 증가한 동시에 실업자도 증가했다"면서 "12월 민간 및 공공에서 일자리 사업 채용과 관련해 기간 만료, 신규 채용 등 채용 기간이 겹쳐 있었다"고 분석했다.
취업자도 실업자도 아닌 비경제활동 인구는 1646만8000명으로 전년보다 19만명(-1.1%) 줄었다.
올해 취업자 23만명 증가…"작년보다 둔화"
특히 올해 건설 경기 위축에 따라 취업자 수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우려된다. 앞서 정부는 올해 건설투자가 1.2% 감소할 거라고 예측한 바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올해 건설경기 선행지표인 착공면적, 건축 허가 건수 등이 안 좋아서 건설 고용 측면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제조업 분야 고용과 관련해서도 "내수부진, 지정학적 불안, 공급망 리스크 등 불확실성으로 올해는 예단하기 힘들다"면서도 "작년 12월 수출 증가 모멘텀이 있어서 올해 1분기에는 긍정적으로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조심스레 예측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올해 취업자 수는 둔화할 전망"이라며 "수치로 취업자 수는 줄지만, 인구 증가보다 취업자 수가 늘면 고용률은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공감언론 뉴시스 gogogirl@newsis.com, rainy7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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