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는 지금] 북극·북미에 사는 겨울각다귀 남극서 발견… “기후변화가 생태계 교란”

홍아름 기자 2024. 1. 10.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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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지연구소 연구진이 남극에서 발견한 외래종 '겨울각다귀'가 북극과 북미 지역에서 기원했다고 밝혔다.

겨울각다귀(Trichocera maculipennis)는 북반구의 동굴 등에 서식하는 곤충으로, 약 15-20년 전 남극 사우스셔틀랜드 제도에서 처음 보고됐다.

연구진은 기존 서식지와 다른 남극 환경에 겨울각다귀가 생존할 수 있었던 이유로 유전적 다양성을 지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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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지연, 겨울각다귀 기원 밝혀 국제 학술지에 지난해 보고…”공동 대응 필요”
남극 외래종 겨울각다귀의 모습. (A) 겨울각다귀 성체 수컷, (B) 겨울각다귀 성체 암컷./극지연구소

극지연구소 연구진이 남극에서 발견한 외래종 ‘겨울각다귀’가 북극과 북미 지역에서 기원했다고 밝혔다.

겨울각다귀(Trichocera maculipennis)는 북반구의 동굴 등에 서식하는 곤충으로, 약 15-20년 전 남극 사우스셔틀랜드 제도에서 처음 보고됐다. 현재는 사우스셔틀랜드 제도의 킹조지섬에 위치한 세종과학기지 등 대부분의 기지에서 나타나고 있다.

김지희 극지연구소 생명과학연구본부 책임연구원과 강승현 선임연구원은 2017년부터 2020년까지 세종기지를 포함한 인근 5개 기지에서 겨울각다귀 성체를 채집하고 유전자 분석을 진행했다. 그 결과 겨울각다귀의 기원지가 북극의 스발바르와 폴란드의 동굴 집단, 캐나다 테라노바 국립공원 집단인 것을 확인했다.

남극은 1950년대까지 남극순환류와 극한의 기후가 자연 장벽으로 작용해 외래 생물의 침입으로부터 안전하다고 여겨졌다. 남극순환류는 남극을 둘러싸고 시계방향으로 순환하는 거대한 해류로, 평균 수송량이 세계에서 가장 큰 해류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급격한 기후 변화와 남극 관광 등의 영향으로 외래종의 침입이 늘면서 남극 생태계가 위협받고 있다.

연구진은 기존 서식지와 다른 남극 환경에 겨울각다귀가 생존할 수 있었던 이유로 유전적 다양성을 지목했다. 소수의 외래종이 특정 지역에 침입하면 일반적으로 낮은 유전적 다양성을 보이지만, 겨울각다귀의 경우 기원지가 여러 곳이어서 외래종임에도 높은 유전적 다양성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김지희 책임연구원은 “생태계 교란종으로 알려진 배스, 뉴트리아와 같이 한 번 유입된 외래종은 퇴치가 매우 어렵다”며 “외래종의 남극 유입 방지를 위한 선제적인 국제 공동 대응이 꼭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환경 연구(Environmental Research)’에 지난해 11월 온라인 발표됐다.

연구진은 칠레 에스쿠데로 기지(Escudero)와 칠레 프레이 기지(Frei), 러시아 벨링스하우젠 기지(Bellingshausen), 우루과이 아르티가스 기지(Artigas), 한국 남극세종과학기지(King Sejong)에서 겨울각다귀를 채집했다. 사진은 남극 외래종 겨울각다귀의 킹조지섬 내 채집지 정보./극지연구소

참고 자료

Environmental Research(2023), DOI: https://doi.org/10.1016/j.envres.2023.117636

조선비즈 사이언스조선은 기후변화에 맞서 영국 가디언과 컬럼비아 저널리즘 리뷰, 더 내이션이 공동 설립하고 전세계 460개 이상 언론이 참여한 국제 공동 보도 이니셔티브인 ‘커버링 클라이밋 나우(CCNow)’에 파트너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CCNow에는 로이터와 블룸버그, AFP 등 주요 통신사를 비롯해 각국 주요 방송과 신문, 잡지가 참여하고 있으며, 각국 언론인과 뉴스룸과 협력해 정확한 기후 기사를 제작하고, 정치와 사회, 경제, 문화에 이르는 전 분야에서 기후 이슈를 제기하고 각국 모범 사례를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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