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 외롭다' SF 또 허탕, 日 155km 좌완 이마나가 컵스 유니폼 입는다

윤욱재 기자 2024. 1. 10.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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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마나가 쇼타

[스포티비뉴스=윤욱재 기자] 일본프로야구 출신으로 155km에 달하는 공포의 패스트볼을 던지는 좌완투수 이마나가 쇼타(30)가 마침내 메이저리그의 품에 안긴다.

미국 'USA투데이'의 밥 나이팅게일 기자는 10일(한국시간) 자신의 SNS를 통해 "시카고 컵스가 일본인 좌완투수 이마나가와 계약을 맺었다. 컵스는 이마나가와의 계약이 공식화되기 전에 시카고에서 메디컬 테스트를 진행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아직 컵스와 이마나가가 구체적으로 어떤 조건에 합의했는지는 밝혀지지 않은 상태. 이날 'MLB 네트워크'의 존 모로시는 "이마나가와 컵스는 다년 계약에 합의했으며 연평균 1500만 달러 수준의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라고 전했다.

이마나가는 오는 11일 시카고에서 메디컬 테스트를 진행하며 컵스는 이마나가가 메디컬 테스트를 통과하면 오는 13일 입단 기자회견을 개최할 예정이다.

이마나가는 이정후처럼 포스팅 시스템을 거쳐 메이저리그 진출에 도전하고 있다. 지난 해 11월,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스가 이마나가의 포스팅을 최종 승인하면서 본격적인 도전이 시작됐다.

일본 국가대표 출신인 이마나가는 지금껏 줄곧 일본프로야구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스에서만 뛰었던 선수로 올해로 프로 9년차를 맞았다. 2015년 요코하마에 입단한 이마나가는 2016년 22경기에서 135⅓이닝을 던져 8승 9패 평균자책점 2.93으로 활약하며 프로 무대에 연착륙했고 2017년에도 24경기에서 148이닝을 소화하며 11승 7패 평균자책점 2.98로 뛰어난 피칭을 이어갔다.

2018년에는 23경기에서 84⅔이닝만 던져 4승 11패 4홀드 평균자책점 6.80으로 부진했던 이마나가는 2019년 25경기에서 170이닝을 던져 13승 7패 평균자책점 2.91로 맹활약하면서 찬란한 부활에 성공했다. 2020년 왼쪽 어깨 수술 여파로 9경기 53이닝 5승 3패 평균자책점 3.23에 그쳤던 이마나가는 2021년 19경기 120이닝 5승 5패 평균자책점 3.08을 남겼고 2022년에는 21경기에서 143⅔이닝을 소화하며 11승 4패 평균자책점 2.26으로 좌완특급의 위용을 자랑했다. 특히 2022년 6월 7일 니혼햄 파이터스와의 경기에서 노히트노런을 달성한 이마나가는 팀 역사상 52년 만에 노히트노런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지난 해 역시 그의 활약은 두드러졌다. 이마나가는 22경기에서 148이닝을 던졌고 7승 4패 평균자책점 2.80이라는 뛰어난 성적을 남겼다. 무엇보다 그의 탈삼진 개수는 174개로 센트럴리그 1위에 해당했다. 이마나가가 일본프로야구에서 남긴 통산 성적은 165경기 1002⅔이닝 64승 50패 4홀드 평균자책점 3.18.

무엇보다 이마나가가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주목을 받을 수 있었던 배경에는 국제 무대에서의 맹활약을 빼놓을 수 없다. 지난 해 3월에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최고 155km에 달하는 강속구를 선보이며 강렬한 인상을 남긴 것이다.

▲ 이마나가 쇼타
▲ 이마나가 쇼타
▲ 이마나가 쇼타

이마나가는 지난 해 WBC 1라운드에서 한국을 상대로 구원투수로 출격했다. 선발투수 다르빗슈 유에 이어 마운드를 밟은 이마나가는 최고 구속 96.2마일(155km)의 빠른 공을 앞세워 한국 타선을 3이닝 3피안타 무사사구 3탈삼진 1실점으로 막는데 성공했다. 박건우에게 솔로포 한방을 맞기는 했지만 승부에 영향을 미친 것은 아니었다. 경기는 일본의 13-4 대승으로 끝났다.

일본은 파죽지세로 결승까지 진출했고 결승전에서 미국을 만났다. 결승전 선발투수의 중책은 이마나가가 맡았다. 이마나가는 소위 '오프너'와 같은 역할을 맡았지만 2이닝 4피안타 1실점으로 무난한 투구를 남기면서 시소 게임을 이끌었다. 트레이 터너에게 솔로홈런을 맞은 것이 유일한 실점이었다. 결국 일본은 3-2로 승리했고 대망의 우승을 차지했다.

이마나가는 일본프로야구 무대에서 성공적으로 커리어를 닦았고 국제 무대에서도 검증을 받으면서 자신의 주가를 높였다. 지난 해 미국 스포츠 전문지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SI)'에서는 이마나가를 FA 랭킹 13위로 선정하면서 "이마나가는 압도적인 직구도 있지만 커맨드와 강력한 변화구도 돋보이는 선수다. 선발로테이션의 중간 정도에 위치할 수 있는 선발 자원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라는 호평을 내놓기도 했다.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ESPN' 또한 지난 해 12월에 "메이저리그 구단들은 뉴욕 메츠와 5년 7500만 달러에 계약한 센가 코다이와 유사한 수준의 계약을 맺기를 희망하지만 소식통은 '이마나가가 1억 달러에 가까운 계약을 따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라고 전하면서 이마나가의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음을 밝히기도 했다. 이때부터 이마나가를 두고 '1억 달러 계약설'이 수면 위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어느덧 메이저리그 FA 시장에서 주목해야 할 FA 선수로 주가가 급등한 이마나가는 전날(9일)만 해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계약이 유력하다"는 이야기가 퍼지면서 '천재타자' 이정후와의 만남 여부에 시선이 쏠렸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MLB.com)은 9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시카고 컵스, 보스턴 레드삭스, LA 에인절스가 이마나가의 행선지로 꼽히고 있으며 이들 중 샌프란시스코가 이마나가의 유력 행선지로 떠오를 것"이라면서 "한 소식통은 '모든 정황이 샌프란시스코를 가리키고 있다"라고 전했다. 샌프란시스코는 오타니 쇼헤이도 놓쳤고 야마모토 요시노부도 놓쳤다. 비록 이마나가가 앞서 언급한 오타니, 야마모토와 같은 수준의 선수는 아니지만 샌프란시스코는 결코 이마나가를 놓치고 싶지 않을 것"이라며 샌프란시스코가 이마나가 영입에 '올인'할 것이라는 예상을 내놨다.

▲ 파르한 자이디 사장(왼쪽)과 이정후. ⓒ 샌프란시스코 SNS
▲ 스즈키 세이야

그러나 현실은 달랐다. 이번 겨울에 눈에 띄는 움직임이 없었던 컵스가 적극적으로 달려 들었고 마침내 이마나가의 마음을 사로 잡았다. 이날 'MLB.com'은 이마나가와 컵스의 계약 소식을 전하면서 "컵스가 크레이그 카운셀 감독을 영입한 것 외에는 조용한 겨울을 보냈지만 마침내 이마나가를 영입했다. 이마나가는 선발로테이션의 최전방에 들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컵스의 선발로테이션에는 카일 헨드릭스, 저스틴 스틸, 제임슨 타이욘 등 자리하고 있다. 지난 시즌 컵스 선발투수진의 일원이었던 마커스 스트로먼은 아직 FA 시장에 남은 상태. 컵스가 이마나가와 계약하면서 스트로먼과의 재결합 확률은 더 낮아졌다.

이날 이마나가의 계약 소식에 관심을 보인 'MLB 트레이드 루머스(MLBTR)'도 "컵스의 이번 오프시즌 첫 FA 영입이다"라면서 "이번 FA 시장에서 가장 흥미로운 투수 중 1명이었다. 컵스에게는 큰 영입이 아닐 수 없다"라고 컵스의 선택에 주목했다. 'MLBTR'은 이마나가의 예상 계약 규모로 5년 8500만 달러를 예상했던 매체다.

'MLBTR'은 이마나가가 탈삼진이 많고 볼넷이 적은 투수이지만 장타를 많이 허용하는 특징도 있다고 꼬집었다. "이마나가의 기록에서 가장 크게 주목 받은 것은 장타였다. 이마나가는 지난 시즌 피홈런 17개를 기록했고 이는 일본프로야구 투수 중 두 번째로 많은 수치였다"라는 'MLBTR'은 "양키스는 이마나가가 타자 친화적인 구장에서 장점을 잘 살리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에 관심이 멀어졌다. 컵스의 리글리필드는 홈런에 약간 유리한 구장으로 평가를 받지만 그렇다고 타자 친화적인 구장으로 상위권에 드는 구장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마침 컵스에는 일본인 외야수 스즈키 세이야도 뛰고 있어 이마나가가 조금이나마 빠르게 적응하는데 수월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이마나가가 결국 컵스와 손을 잡으면서 샌프란시스코는 또 한번 '쓴맛'을 보고 말았다. 이번 오프시즌에서 이정후와 6년 1억 1300만 달러에 계약하는 한편 트레이드를 통해 사이영상 출신 좌완투수 로비 레이를 영입하는 성과를 거둔 샌프란시스코는 오타니 쇼헤이와 야마모토 요시노부를 영입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달려들었지만 이들 모두 LA 다저스와 계약하면서 좌절해야 했고 이번에도 이마나가가 컵스로 향하는 것을 지켜만 봐야 했다.

아직 선발투수, 3루수 등 전력보강 과제가 남은 샌프란시스코의 입장에서는 FA 시장과 트레이드 등 여러 방안을 강구하고 있지만 좀처럼 전력보강을 현실로 만들지 못하고 있어 답답한 행보가 이어지고 있다. 과연 '한국산 천재타자' 이정후와 함께 샌프란시스코의 새 시대를 이끌 선수의 합류가 언제 이뤄질 수 있을지 궁금증을 더한다.

▲ 이마나가 쇼타
▲ 이마나가 쇼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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