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승연애3', 또 과몰입 부르는 진심+서사의 힘
아이즈 ize 조이음(칼럼니스트)
언젠가부터 TV 채널과 OTT 플랫폼 등에서 일반인 출연자를 내세운 관찰 연예 예능 프로그램이 줄을 이었다. 우후죽순 생겨난 프로그램들은 시청자의 눈길을 사로잡기 위해 출연자의 스펙과 빼어난 외모, 파격적인 콘셉트와 노출까지 내세우며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모두 초반 화제성에 미칠 뿐, 고전을 면치 못했다. 하지만 백발백중으로 통하는 게 있었으니 바로 출연자들이 진심을 담아 쌓아 올린 서사. 그런 면에서 티빙 오리지널 예능 '환승연애'는 확실한 성공 치트키를 쥐고 있는 셈이었다.
'환승연애'는 다양한 이유로 이별한 커플들이 한 공간에 모여 지나간 사랑을 돌아보고 새로운 인연을 찾아가는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다. 한 번이라도 연애를 경험해 본 이들이라면 상상해 봤을 '헤어진 연인과의 재회'. 여기에 '한 집 살이'와 '새로운 인연 찾기'라는 아찔하고도 파격적인 조건들이 더해져 첫 시즌부터 큰 화제를 모았다. '환승연애'에 출연할 때엔 비록 남이 됐다지만, 과거 연인이었던 이들이기에 그들 사이에 쌓인 진짜 사랑 이야기는 여느 영화보다 달콤하고 때론 슬프다. 이들의 모습을 관찰하는 시청자와 패널(김예원, 사이먼 도미닉, 유라, 이용진)들을 누가 누구와 사귀었는지를 추리하고, 때로는 새로운 썸을 향해 주고받는 시그널을 읽기 위해 출연자들의 작은 행동 하나까지 집중한다. 말 그대로, 과몰입을 부르는 남의 연애 결정판이다.
지난달 첫 공개된 '환승연애3'는 지난 시즌들과 다른 제작진이 투입된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우려의 시선을 모았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자 큰 변화는 느껴지지 않을 만큼 시즌 1, 2와 결을 같이 하고 있다. 지난 시즌부터 챙겨본 시청자들이 지루하지 않도록, 또 출연자들이 예상하지 못하도록 기존 룰은 유지하되 작은 변형만 추구했다. 첫째 날 저녁 전 연인이 보낸 택배를 전달한 것이 그 작은 변형이다. 택배 상자에는 '혼자 있을 때만 개봉 가능하며, 택배는 개봉하지 않아도 된다'는 설명이 적혀있었다. 예상하지 못했던 택배를 받은 출연자들은 혼란스러운 감정을 숨기지 못했다. 누군가는 내용물을 한참이고 들여다봤고, 누군가는 눈물을 훔쳤다. 실제로 택배 상자를 뜯지 않은 출연자도 있었다. 자신의 감정이 흔들리는 걸 원치 않다는 게 이유였다.
다음 날 출연진들에게 배달된 건 전 연인이 보낸 설명서. 대체로 '내 전 연인을 잘 부탁한다'는 내용이 담긴 설명서에 출연진들은 눈물을 훔쳤다. 뒤이어 남자 출연자들이 선택한 장소에서 데이트를 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전해졌다. X와 함께한 추억에 다른 누군가와 함께한 기억이 새롭게 덮일 거라는 생각에 좋지만은 않은 반응을 보였다. 설명서에 담긴 쿨한 반응은 이미 무의미했다. '환승연애'를 위해 입주할 당시 X와의 인연을 이어갈 것인지, X와의 인연을 끊고 새로운 사람을 만날 것인지 마음을 표현해달라며 준비됐던 사랑의 실타래에 표현했던 것과도 다른 반응이었다.
이제 3회차가 방송된 '환승연애3'은 공개를 앞두고 여러 잡음이 일었다. 그 중 가장 큰 논란은 역시 출연자 가운데 연예인(출신)이 있다는 것이었다. 이미 여러 연애 리얼리티가 진정성을 잃었다고 판명 받았고, 연예인 또는 인플루언서 등이 출연해 이슈를 노린다는 논란에 시끄러웠기 때문이다. '환승연애' 또한 이 같은 시선에 자유롭지 못했던 게 사실이었다. 실제로 '환승연애3' 첫 화가 공개됨과 동시에 불판은 더욱 뜨거워졌다. 출연자 가운데 아이돌 그룹 출신이 있었기에 화제성을 노린 출연이 아니냐는 시선을 피할 수 없었다.
하지만 2, 3화를 통해 다혜의 연애사가 공개되자 논란은 응원으로 바뀌었다. 13년이라는 긴 시간이, 쏟아지는 눈물을 애써 참아보려는 다혜의 동동거림이, 그 모든 걸 알면서도 애써 뿌리쳐보려는 다혜의 X 동진의 행동들이 겪어본 적 없어도 어쩐지 이해됐기 때문이다. 아이돌 연습생으로 함께 꿈을 키웠다는 두 사람은 서로의 곁에서 서로에게 힘을 주며 서로의 꿈을 응원했지만, 결국은 마침표를 찍었다. 3화 말미 다혜와 만난 자리에서 동진은 "13년을 만나면서 한 번도 누구한테 '내 연애가 이렇다' '내가 만나는 친구가 누구다' 이런 얘기를 한 적이 없거든. 근데 그거에 대한 갈증이 있었나 봐"라며 진심을 털어놨다.
다혜와 동진의 애달픈 사랑 이야기는 어쩐지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10대 시절에 만나 30대가 될 때까지 서로에게 진심이었던 두 사람의 절절했던 마음, 그들의 상황에 빠져들자니 연예인 지망생, 아이돌의 연애가 아닌 한 사람 한 사람의 사랑만이 남았다. '환승연애3'의 진정성이 다시 한번 시청자를 설득했고, 그렇게 진심이 담긴 서사가 다시 한번 통했다. 앞으로 남은 이야기들은 또 어떻게 '환친자'(환승연애에 미친 사람들)을 사로잡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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