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워홈 '남매의 난' 재점화…또 불거진 배임 논란
"이사 보수한도 의결권 행사 불가" 근거
아워홈 오너 일가의 갈등이 재점화됐다. 구본성 전 부회장은 구지은 부회장과 구명진 사내이사를 업무상 배임 혐의로 고소했다. 아워홈은 구 전 부회장 측이 제시한 고소 내용의 사실 관계가 불분명하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구 전 부회장이 횡령 등의 혐의로 공판을 앞두고 이른바 '물타기'를 하려는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구본성 전 부회장 "이사 보수 한도 승인 위법"
아워홈 최대주주인 구본성 전 부회장은 지난 5일 아워홈의 구지은 부회장(대표이사)과 구명진 사내이사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으로 고소했다고 지난 8일 밝혔다.
구 전 부회장 측은 "구 부회장과 구명진 씨가 주주총회의 이사 보수한도 승인결의가 위법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거액의 이사 보수를 수령해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주주총회에서 구 부회장이 의결권 제한 없이 이사 보수한도를 150억원으로 하는 안건을 가결시켰다는 지적이다.
주식회사의 이사 보수는 주주총회 결의로 정해야 한다. 구 전 부회장 측은 주주총회에서 이사의 보수 결정 시 이사인 주주는 특별 이해관계가 있어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구 전 부회장 측은 지난해 주주총회 당시 구 전 부회장의 대리인이 현장에서 이런 부분을 지적했음에도 불구, 구 부회장 측이 이를 묵살했다는 주장이다.
또 "구 부회장은 자신이 대표이사로 취임하기 전에는 구 전 부회장의 이사 보수에 대한 주주총회 결의를 문제삼아 소송까지 제기한 바 있다"면서 "대표이사로 취임하자 종전과는 다른 태도를 취했다"고 지적했다.
지난 2021년 11월 아워홈은 구 전 부회장이 월급과 성과급을 정해진 한도보다 많이 받은 정황을 발견하고 고소장을 제출한 바 있다. 현재 구 전 부회장은 횡령·배임 혐의로 재판이 진행 중이다.
아워홈 "문제 없다"…구 전 부회장의 '내로남불'
이에 대해 아워홈은 "고소 관련 내용의 전반적인 사실 관계가 불분명하다"고 반박했다. 아워홈 측은 "창사 이래 지금껏 이사 전원의 보수한도(총액)를 정하는 결의에 이사인 주주가 특별 이해관계인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고 결의해왔다"고 밝혔다. 이사 개인의 보수한도를 정하는 것은 문제가 되지만 전원의 보수 총액을 결정한 것이라 문제가 없다는 설명이다. 이는 구 전 부회장 재직 시절에도 동일하게 적용했다는 입장이다.
또 아워홈 측은 "구 전 부회장이 이사 보수 관련 내용으로 회사로부터 소송을 당한 것은 이사 보수한도를 초과해서 보수를 수령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현재 경영진은 총 보수한도는 물론, 이사회 규정에서 정한 개별 보수한도 역시 초과한 사례가 없다"고도 했다. 현재 경영진의 보수 실수령 규모도 전 경영진보다 낮다는 설명이다.
아워홈 측은 구 전 부회장이 고소 관련 보도자료를 언론에 배포한 이유가 의심스럽다는 입장이다. 아워홈은 구 전 부회장이 횡령, 배임 혐의에 대한 공판을 앞두고 고소 및 보도자료를 통해 자신의 혐의에 대한 논점을 흐려려는 전략으로 보고있다. 구 전 부회장은 지난 8일 횡령, 배임 등의 혐의로 2차 재판에 참석했다.
경영권 다툼 언제까지
구자학 명예회장이 별세한 후 구 전 부회장과 구 부회장의 경영권 갈등은 지속돼왔다. 아워홈의 지분 98%는 고(故) 구 명예회장의 자녀들이 보유하고 있다. 장남인 구 전 부회장은 지난해 말 기준 아워홈 지분 38.56%를 보유하고 있다.
구 전 부회장은 지난 2021년 '보복운전'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은 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바 있다. 이외 막내인 구지은 부회장이 20.67%, 장녀 구미현 씨는 19.28%, 차녀 구명진 씨는 19.60%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4월 열린 아워홈 주주총회에선 남매의 갈등이 더욱 격화했다. 당시 배당금 지급안에 대해 아워홈(구지은 부회장)과 구 전 부회장, 구미현 씨는 각각 다른 배당금 지급안을 제시했다. 지분이 비슷한 상황에서 미현·명진 씨가 구 전 부회장과 구 부회장 중 누구 편에 설 것인가가 관심을 끌었다.
결과는 아워홈의 승리였다. 아워홈이 제시한 30억원 지급안이 가결됐다. 구 전 부회장은 배당금 2966억원을 요구했었다. 구 전 부회장은 전문경영인 체제 도입을 주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안건은 상정되지 않았다. 구 전 부회장은 지난 2022년엔 아워홈 지분을 매각하겠다고 밝혔지만 현재까지 지분 변동은 없었다.
업계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불리한 상황에 놓인 구 전 부회장 측이 고소를 통해 기회를 모색하려는 의도가 아니겠느냐"면서 "구 전 부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지분에 변화가 생기지 않는 한 아워홈 오너 일가의 경영권 분쟁은 계속 불씨가 남아있을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김지우 (zuzu@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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