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받기만 했는데 누군가를 도울 수 있다는 게 뿌듯하다” 장애인 운동 영상 찍은 국가대표 권현아, 김영훈 감회
“그동안 받기만 했는데 나도 누군가를 도울 수 있다는 게 너무 뿌듯하다.”
카메라 앞에서 장애인들을 위한 운동법을 시연한 장애인 배드민턴 국가대표 권현아(34·한국장애인고용공단), 휠체어 럭비 국가대표 김영훈(31·서울우림맨테크)이 밝힌 소감이다.
이들은 9일 서울 논현동 한 스튜디오에서 ‘척수장애인 스트레칭 및 홈트레이닝’ 운동법을 소개하고 시범을 보이는 영상을 찍었다. 한국척수장애인협회가 척수장애인을 위한 운동을 시연하는 모델로 국가대표를 초청한 자리였다. 권현아, 김영훈은 1시간씩 유연성, 근력 운동을 시연했다. 표정은 진지했고 동작에는 정성이 묻어났다. 이들은 “섬세한 동작이라서 쉽지 않았지만 누군가를 도울 수 있다는 마음에 열심히 했다”며 “영상을 보고 운동을 하는 장애인들이 많이 늘어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권현아는 6세 때 낙상으로 장애를 입었다. 웹디자이너로 일하다가 2016년부터 라켓을 잡았다. 권현아는 “운동을 통해 체력이 강해지면서 외부 활동을 많이 할 수 있게 됐다”며 “열심히 운동하면서 밖으로 나오는 장애인들이 많아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권현아는 지난해 항저우장애인아시안게임 혼성 복식에서 동메달을 따냈다. 2022년 돌아가신 아버지에게 파리패럴림픽 메달도 바치고 싶다는 게 새해 목표다. 패럴림픽에는 혼성복식이 없어 권현아는 여자복식, 단식에 출전하며 최소 은메달 이상을 노린다. 권현아는 “전 휠체어 럭비 국가대표로 일곱살 연상인 최원근씨와 8년 열애 중”이라며 “패럴림픽 메달을 따낸 뒤 프러포즈하겠다”며 웃었다.
김영훈은 연극을 전공한 대학 시절 사고로 장애를 입었다. 김영훈은 “인생이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며 “장애 후에도 체력을 다져야 다른 일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영훈은 “장애를 입은 시기가 밑바닥이다. 올라갈 일만 남았다”며 “절대 포기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김영훈은 “고교 시절 배우 이선균 연극을 보고 배우가 되기를 결심했다”며 “이선균이 떠난 게 슬프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병원 생활을 함께 한 지인 소개로 휠체어 럭비를 시작한 지 3년이 흘렀다. 국가대표팀 주장 김영훈은 “항저우장애인아시안게임에서는 휠체어 럭비가 종목으로 채택되지 못했다”며 “2026년 아이치-나고야장애인아시안게임 때에는 나설 기회가 생기길 바란다 ”고 덧붙였다.
영상 촬영을 지도한 서울시립대 스포츠과학과 이유진 교수는 “장애인 국가대표가 모델로 나서면 많은 장애인들이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조금 더 적극적으로 운동하리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국척수장애인협회 임형빈 팀장은 “척수장애인들이 물리적 제약 없이 다양하게 생활하는 영상을 만드는데 운동이 첫번째 기획”이라며 “장애인 국가대표 선수들이 찍은 영상이 많은 장애인들에게 용기와 동기를 불어넣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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