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대리, 개고기 먹자" 부장님과의 갈등도 끝…'보신탕' 역사속으로

양성희 기자 2024. 1. 10.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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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신탕이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보신탕은 문자 그대로 몸의 영양을 보충하는 탕이지만 사실은 개고기로 끓이는 탕을 의미한다.

개고기국, 개장국, 멍멍탕이란 말은 속된 느낌을 주는 탓인지 보신탕과 함께 보양탕, 영양탕, 사철탕 등의 우회적인 표현이 개고기로 끓인 탕을 의미하게 됐다.

보신탕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면서 개 사육 농장, 보신탕집 등 업자들의 생계 지원은 과제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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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7월 서울 시내 보신탕 거리 모습./사진=뉴스1


보신탕이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3년 뒤인 2027년부터 식용 목적으로 개를 사육·도살·유통하는 행위가 금지되면서다. 반세기간 지속된 논란의 역사도 마침표를 찍게 됐다.

보신탕은 문자 그대로 몸의 영양을 보충하는 탕이지만 사실은 개고기로 끓이는 탕을 의미한다. 개고기는 조선시대부터 흔히 먹던 음식이다. 고기가 귀하던 시절, 소는 농경사회에 필요했고 돼지 등은 잡기 어려워 개고기가 흔한 영양 보충원이었다. 정조대왕, 정약용도 개고기를 즐겼다고 한다.

보신탕이란 말이 생긴 건 이승만 정부 때다. 개고기국, 개장국, 멍멍탕이란 말은 속된 느낌을 주는 탓인지 보신탕과 함께 보양탕, 영양탕, 사철탕 등의 우회적인 표현이 개고기로 끓인 탕을 의미하게 됐다.

보신탕은 복날 단골메뉴였다. 지금은 '복날=삼계탕'이지만 1990년대만 해도 '복날=보신탕'으로 통했다. 초복, 중복, 말복마다 보신탕 거리는 몸보신 하려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평소 개고기를 즐기지 않는 사람도 복날만큼은 걸음을 옮기곤 했다.

하지만 보신탕은 점점 논쟁의 대상이 됐다. 반려견을 기르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인식이 변했고 세대 격차도 분명해졌다. 복날 직장인 점심 메뉴를 두고 '부장님-대리' 사이 갈등을 빚는 식이었다.

서구사회의 부정적인 시선도 한몫 했다. 2001년 프랑스 배우 브리지트 바르도가 개고기를 먹는 한국인을 가리켜 "야만인"이라고 비난한 일이 대표적이다. 직설적인 표현에 많은 한국인이 분노했지만 개고기 찬반 논쟁이 더욱 활발해지는 계기로 작용했다.

반려견이 청와대에 입성하면서 보신탕은 점점 설자리를 잃게 됐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반려견들과 관저에 함께 살았다. 문 전 대통령은 2021년 9월 김부겸 당시 국무총리와 만나 "개 식용 금지를 신중히 검토할 때가 되지 않았느냐"고 했다.

차기 대통령까지 애견인이 당선된 영향인지 보신탕 금지 논의엔 좀 더 속도가 붙었다. '토리 아빠'로 본인을 소개하기도 했던 윤석열 대통령은 반려견 4마리를 기른다. 다만 이번 법안 통과와 관련, 여야는 한뜻을 모았다.

보신탕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면서 개 사육 농장, 보신탕집 등 업자들의 생계 지원은 과제로 남았다. 식당만 해도 1600여곳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양성희 기자 ya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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