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OTT 시대, 지금처럼 무료 시청 가능하다는데···관건은 ‘어디까지, 언제까지’?[스경x이슈]

김은진 기자 2024. 1. 10.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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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프로야구가 온라인동영상플랫폼(OTT) 시대를 예고했다. 아직 실체를 드러내지 않은 변화를 예상하며 여론이 술렁이고 있다.

KBO는 지난 8일 새로운 뉴미디어 중계권 사업 우선 협상대상자로 CJ ENM을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동영상 OTT 업체 ‘티빙’의 최대 주주인 CJ ENM이 우선 협상권을 따내 프로야구 중계가 OTT 시대로 넘어가게 될 전망이다.

뉴미디어 중계권은 TV 중계와 별도로 모바일 혹은 그 밖의 온라인 매체를 통해 야구 경기 중계 및 관련 영상을 내보낼 수 있는 권리다. 포털 업체 네이버와 KT, LG유플러스, SK브로드밴드, 카카오 다음이 함께 했던 통신·포털연합이 지난 5년간 독점했던 모바일 야구 중계권이 OTT 업체 ‘티빙’으로 넘어가게 됐다.

업계를 술렁이게 만드는 쟁점은 하나, 유료화 여부다. TV가 없는 곳에서 혹은 이동시 온라인으로 야구를 시청하고픈 팬들은 그동안 무료로 시청할 수 있었다. 상당수가 포털 네이버에 접속해 시청했다. 그러나 티빙 같은 OTT 업체는 유료 회원 확보를 궁극적인 목적으로 한다. 앞으로는 결제하지 않으면 온라인으로는 야구를 못 볼 수도 있다는 불안감과 거부감이 논란의 발단이다.

KBO는 일단 이같은 상황은 벌어지지는 않으리라 설명한다. KBO는 “무료 시청은 가능하게 할 것이다. 화질 등을 통해 무료 시청과 유료 시청의 차이를 두는 방안을 놓고 협상하게 될 것”이라며 “대신 기존에 통신·포털 연합이 봉쇄했던 하이라이트나 VOD 영상을 활용할 수 있도록 대량 방출하게 될 것이다. CJ ENM이 제안에서 그 부분 차별화를 통해 점수를 많이 얻었다”고 설명했다. 즉, 보다 높은 질의 시청권을 원하면 결제를 하더라도 기본적인 무료 시청권은 보장되는 방향으로 협의한다는 것이다. 이 역시 아직 확정된 사항은 아니다.

중계와 영상에 예민한 구단들 사이에서도 매우 중요한 이슈다. 한 구단 관계자는 “일단은 무료로 시작하더라도 아마 차츰 유료로 바꾸지 않을까 생각한다. 언제까지, 어디까지 허용할지가 관건이라고 본다. 대신 그 과정에서 ‘짤방’ 같은 것을 허용하게 된다면 꼭 나쁜 방향은 아니지 않을까. 현재 모든 구단들이 (영상 자체 확보를 위해) 더그아웃에서 선수들 반응만 찍고 있다. 유료화를 하더라도 팬들이 즐길 수 있는 요소, 유튜브 등으로 재생산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준다면 그때 반응은 또 달라질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구단 관계자는 “결국 쟁점은 돈을 내야 하느냐인데 팬들의 연령층과 깊은 관계가 있을 것 같다. 구단 행사에 참가하는 모습에서도 어린 팬층과 경제력 있는 30대 이후 팬층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다”며 “뉴미디어 중계권도 결국 젊은 팬층과 직결돼 유료화 여부에 가장 예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젊은 팬층의 주요 시청 통로는 TV가 아닌 스마트폰 등 ‘뉴미디어’인데 이를 유료화 하거나, 무료라도 유료 시청과 차별을 둘 경우 이 연령대의 팬층을 유지할 수 있을지, 이후는 KBO가 고민해야 할 문제가 될 수도 있다.

정확히는, 협상은 진행 중이고 유료화든 무료화든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 그러나 현재 KBO의 복안대로라면, 뉴미디어중계권이 OTT로 이전되면서 실질적으로 시청 패턴 자체가 크게 달라질 여지는 없어 보인다. 다만 KBO가 시대에 발맞추는 변화에서 더 나아가 추후 반향까지 다각도로 고려해 신중하게 협상해야 하는 사안이다.

KBO는 별도로 TV 중계권 협상을 우선협상자인 기존 지상파 3사와 진행 중이다. 마무리 단계다. KBO는 TV 중계권을 가지면 100% 중계 제작을 해야 하고 90% 이상씩은 중계를 하도록 의무화 하고 있다. 따라서 지상파든 케이블 채널이든 TV를 통해 야구를 볼 수 있는 통로는 아무 변함이 없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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