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차관이 명화 절도범?… 발칵 뒤집힌 이탈리아

김태훈 2024. 1. 10.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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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에서 현직 차관이 그림 절도범으로 몰려 검찰 수사를 받는 뜻밖의 상황이 벌어졌다.

9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이탈리아 문화부 비토리오 스가르비(71) 차관이 그림 도난 사건과 관련해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고 안사(ANSA) 통신이 보도했다.

이탈리아 검찰에 따르면 스가르비 차관은 10여 년 전인 2013년 토리노의 부리아스코 성(城)에서 도난당한 그림을 불법으로 입수한 혐의, 이를 은폐하고자 해당 그림 일부를 고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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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가르비 伊 문화부 차관, 검찰 수사받아
그림 훔친 의혹 제기… 본인은 극구 부인

이탈리아에서 현직 차관이 그림 절도범으로 몰려 검찰 수사를 받는 뜻밖의 상황이 벌어졌다. 해당 차관은 의혹을 부인하며 “명예훼손”이라고 반박했으나, 언론은 혐의가 뚜렷히 입증된다며 관련 보도를 이어가고 있다.

9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이탈리아 문화부 비토리오 스가르비(71) 차관이 그림 도난 사건과 관련해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고 안사(ANSA) 통신이 보도했다. 이탈리아 검찰에 따르면 스가르비 차관은 10여 년 전인 2013년 토리노의 부리아스코 성(城)에서 도난당한 그림을 불법으로 입수한 혐의, 이를 은폐하고자 해당 그림 일부를 고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비토리오 스가르비 이탈리아 문화부 차관이 9일(현지시간) 방송에 출연해 그를 상대로 제기된 그림 절도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캡처
문제의 그림은 이탈리아 화가 루틸리오 마네티(1571∼1639)의 ‘성(聖) 베드로의 포획’이다. 수사기관은 절도범이 부리아스코 성에 걸린 액자에서 몰래 작품을 떼어내 달아난 것으로 보고 그 행방을 추적해왔다.

해당 그림을 스가르비 차관이 보유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은 코로나19 대유행 기간인 2021년의 일이다. 본인이 미술사학자이기도 한 스가르비 차관은 그해 열린 ‘빛의 화가들: 카라바조에서 파올리니까지’라는 제목의 전시회를 통해 문제의 작품을 선보였다. 그러면서 “내가 소장한 거장의 미공개 그림”이라고 소개했다. 작품을 소장하게 된 경위에 대해선 “지난 2000년 모친이 사들인 저택에서 운 좋게 주인 없는 그림을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미술계에서 곧장 반론이 제기됐다. 해당 작품이 2013년 사라진 ‘성 베드로의 포획’ 바로 그 그림이란 것이다. 한 언론사는 고해상도 스캔 기술까지 동원해 문제의 작품을 정밀 감식했다. 그 결과 도난당한 ‘성 베드로의 포획’과 스가르비 차관이 소장한 그림이 거의 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가지 차이점이 있긴 했다. 스가르비 차관이 소장한 작품의 왼쪽 상단 모서리 부분에는 양초가 그려져 있는 반면 ‘성 베드로의 포획’에는 양초가 없다. 이를 두고 언론사는 “스가르비 차관이 그림의 출처를 숨기기 위해 일부러 작품 일부를 고쳤을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스가르비 차관은 그림 절도 및 수정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나섰다. 자신이 소장한 그림이 원본이고 2013년 도난당했다는 작품은 위작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그는 “서로 다른 두 개의 그림이 있을 뿐”이라며 “나를 상대로 절도 혐의를 거론하는 것은 명백한 명예훼손”이라고 반박했다. 스스로 문화부 차관직에서 물러날 의사가 없음도 분명히 했다.

하지만 이탈리아 매체들은 스가르비 차관이 처음부터 철저한 계획을 세우고 그에 따라 미술작품을 훔쳤을 가능성까지 제기하는 등 파문이 쉬 가라앉지 않는 모양새다. 검찰이 수사에 착수한 만큼 결과에 따라선 스가르비 차관 본인이 형사처벌을 받는 것은 물론 조르쟈 멜로니 총리가 이끄는 이탈리아 정부도 도덕성에 흠집을 입는 게 불가피해 보인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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