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선수가 치고 올라오는데…" 가을에 지워진 박세혁, 강정호 만나러 미국으로

신원철 기자 2024. 1. 10.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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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년 박세혁의 마지막 안타는 11월 4일 4차전에서 나왔다. NC의 패색이 짙어진 뒤였다. ⓒ곽혜미 기자
▲ 박세혁은 NC의 포스트시즌 9경기 가운데 단 두 경기에만 교체 출전했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NC 다이노스는 지난해 포스트시즌의 명품 조연이었다. 비록 한국시리즈 진출은 무산됐고, 우승의 영광 또한 LG 트윈스가 가져갔지만 NC는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플레이오프까지 9경기에서 팬들의 가슴을 뜨겁게 울렸다. 단일 포스트시즌 6연승, 2020년 한국시리즈 포함 포스트시즌 9연승 기록도 나왔다.

큰 경기는 경험이 중요하다는 야구계의 클리셰를 따르지 않았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국가대표 출신 김영규와 김주원, 그리고 김형준이 공수에서 큰 몫을 했다. 특히 포수 김형준은 무릎 수술 후 재활로 공백기가 있었고, 심지어 재활 과정에서도 부상이 겹쳐 정규시즌 출전이 많지 않았는데도 포스트시즌에서는 주전으로 자리잡았다. 자연스럽게 박세혁의 이름은 천천히 잊혔다.

자존심이 상했을 법했지만 박세혁은 포스트시즌 내내 웃음을 잃지 않으려 했다. 그리고 2024년에는 반드시 일어서리라 다짐했다. 그 다짐을 담아 비시즌 준비를 철저하게 했다. 자신을 냉정하게 돌아보면서.

▲ 에릭 페디가 박세혁의 사진을 찍어주고 있다. ⓒ NC 다이노스
▲박세혁. ⓒNC 다이노스

8일 NC 신년회 행사를 마친 뒤 박세혁은 "새로운 시즌이 시작됐다. 캠프가 한 달 정도 남았는데 NC에서 2년차가 되고, 팀에서 더 선배급이 되면서 책임감이 생긴다. 작년과는 다른 느낌이다"라고 밝혔다. FA 첫 시즌에 대해서는 "처음에 왔을 때 5강을 목표로 했다. 가장 높은 곳에서 끝내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그래도 좋은 성적으로 마무리해서 좋았다. 아쉬운 점들은 있었다. 아픈 곳도 있어서 아쉬운 시즌이었다"고 했다.

박세혁은 지난해 4월 수비 도중 SSG 기예르모 에레디아의 방망이에 머리를 맞아서, 또 8월에는 왼쪽 손목 부상으로 1군에서 제외됐다. 그는 "개인적으로 묵묵하게 준비하고 싶어서 센터 찾아 다니면서 도움 받고, 부족한 점들이나 아팠던 곳들 생각하면서 준비했다. 모레 미국에 들어간다. 후회 없이 준비해보자는 생각으로 떠나게 됐다"고 얘기했다.

커리어 내내 지난해처럼 부상이 많은 시즌이 없었다고 했다. 투구에 맞아 오랫동안 자리를 비운 적은 있지만 지난해 같이 여러번 부상으로 이탈한 적은 없었다. 박세혁은 "잔부상이 많지 않았는데 작년에 처음으로 손목이 아파서 재활군으로 빠졌었다. 그런 경험이 거의 처음이었다. 준비하기가 힘들었고, 빨리 나아야지 싶었는데 회복이 더뎠다. 그 시기가 아쉬웠다. 그때 내가 잘했으면 팀도 더 높은 위치에서 끝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시즌이 끝난 뒤 몸 관리가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미국에서는 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있는 강정호를 만나 함께 훈련할 계획이다. NC에서는 앞서 손아섭이 강정호 아카데미에 다녀온 뒤 반등에 성공했다. 2022년 타율이 0.277에 그쳤던 손아섭은 지난해 스프링캠프 전 강정호와 함께 시즌을 준비한 뒤 타율 0.339로 이 부문 1위에 올랐다.

박세혁은 "(손)아섭이 형도 벽을 느끼면서 미국에 갔던 거라고 생각한다"며 "작년에는 마지막에 경기에 많이 못 나갔다. 포스트시즌 경험이 많고, 많이 뛰고 싶었는데 못 나간 것은 내 책임이다. 나 자신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다.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하는 생각을 했고 미리 들어가서 많이 준비하자고 결론을 냈다"고 침착하게 자신을 돌아봤다.

▲ 손아섭 ⓒ곽혜미 기자
▲ 김하성의 타격 훈련을 돕는 강정호. 트래킹 데이터를 분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 SNS 캡처

벤치에서 경기를 지켜보며 느낀 점에 대해서는 "내가 나가고 싶다고 해서 나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니까, 거기에 대해 할 말은 없다. 받아들인다. 내가 부족했고 아팠기 때문에 못 나갔다고 생각한다. 그 시간이 경험이자 공부가 됐다. 경기에 나가고 싶은 마음이 더욱 커졌다. 올해는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준비를 잘 하려고 마음 먹었다"고 얘기했다.

또 "어린 선수(김형준)가 치고 올라오는데 내가 선배라고 해서 자존심만 내세울 것은 아니다. 현실에 맞게 준비하려고 한다. 후회 없이 준비하자는 말을 했는데 주변 상황에 개의치 않고 내가 준비만 잘하면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김형준은 좋은 선수다. 내가 부정할 수는 없는 사실이다. 국가대표로 나가서도 잘하고 있다. 그걸 떠나서 내가 준비가 돼 있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을 많이 느꼈다"고 밝혔다.

▲ 박세혁(오른쪽) ⓒ NC 다이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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