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식스 앓이', 이게 무슨 일이냐고요?
아이돌 중심 국내 음악 시장서 밴드 음악으로 인기몰이
웰메이드 음악의 힘, 실력파 멤버 만나 빛 봤다
밴드 데이식스(DAY6)의 인기가 심상치 않다. 국내 가요계에서 인기를 모으고 있는 팀이 한 둘도 아닌 상황에서 이들의 인기몰이가 뭐 그리 주목할 만한 일이냐고 반문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데이식스가 올해로 데뷔 10년 차에 접어든 그룹이라는 점과, 록 밴드 사운드에 중점을 두고 있는 밴드라는 점, 지난해 연말 멤버들의 군백기를 마무리 짓고 갓 완전체 활동을 재개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들의 인기 행보는 분명 이례적이다.
데이식스는 2015년 JYP엔터테인먼트 최초의 밴드로 데뷔한 그룹이다. 데뷔 앨범부터 멤버 전원이 작곡, 작사에 참여하며 '실력파 밴드'의 면모를 드러냈던 이들은 2017년 '에브리데이 데이식스'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매달 멤버들이 작업에 참여한 신곡을 발표하고 콘서트도 개최하는 강행군 속 리스너들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위기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당초 6인조로 데뷔했던 데이식스는 두 명의 멤버가 잇따라 구설에 휩싸이며 우여곡절 끝 4인조로 재편됐다. '에브리데이 데이식스' 프로젝트를 통해 음악 팬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고 있을 때 쯤 터진 코로나 팬데믹 역시 위기였다. 각종 음악 페스티벌이나 축제, 콘서트 등 무대 위주로 팬들을 만나는 밴드에게 팬데믹 시기는 그야말로 '암흑기'였다. 이후 2021년 리더 성진의 입대를 시작으로 멤버들의 군백기(군 복무로 인한 공백기)가 본격화 되면서 이들의 음악 커리어도 '일시정지' 되는 듯 했다.
하지만 데이식스에게 위기는 또 다른 기회가 됐다. 팬데믹 시기로 공연에는 제동이 걸렸지만 이전까지 이들이 차곡차곡 쌓아둔 곡들이 입소문을 타면서 '역주행'의 기류를 탄 것이다. 당시 역주행을 기록하며 데이식스의 존재감을 알린 곡은 '예뻤어'였다. 2017년 발매된 '예뻤어'는 발매 3년여 만인 2020년 차트를 거슬러 오르며 데이식스가 재조명되는 계기를 마련했다. 또 멤버들은 군백기 사이 전원 재계약을 이뤄내며 화려한 '2막'의 주춧돌을 쌓았다.
또 다시 3년이 지난 2023년, '예뻤어'는 발매 6년여 만에 두 번째 역주행에 성공했다. 이번에는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도 함께 새 기록을 썼다. 멤버들이 군 복무 중이었던 2022년 KBS2 '불후의 명곡' 국군의 날 특집 무대에서 공연을 선보인 것을 계기로 큰 화제를 모았던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는 발매 4년여 만에 음악 차트서 자체 최고 순위를 경신하는 기록을 세웠다. 공교롭게도 멤버들의 군백기가 끝나는 시점과 맞물린 '호재'였다.
데뷔 9주년을 앞두고 일궈낸 역주행과 높아진 인기에 힘입어 데이식스는 지난해 12월 4년 만의 대면 콘서트 '더 프레젠트 : 유 아 마이 데이'를 성공적으로 마치며 화려한 완전체 복귀를 알렸다. 이번 콘서트는 추가 오픈석까지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이전보다 더 뜨거워진 데이식스의 입지를 엿볼 수 있게 했다. 그리고 2024년, 여전히 음악 팬들은 여기저기서 '데이식스 앓이'를 호소하며 이들의 음악에 열광하고 있다. 그야말로 '돌풍'이다.
데이식스가 데뷔 10년 차에 이토록 뜨거운 '전성기'를 맞을 수 있었던 이유는 결국 '음악의 힘'이다. '좋은 음악은 언젠가 빛을 본다'라는 말을 그대로 증명한 것이다. 실제로 이들이 역주행을 기록하고 대중에게 재평가를 받을 수 있었던 근간에는 멤버들의 손끝을 통해 탄생한 노래들이 있었다. 다양한 작업을 통해 탄탄하게 성장한 멤버 각각의 음악성과 데이식스 노래 특유의 벅차오르는 듯한 청춘의 감성은 완벽한 시너지를 빚으며 데이식스의 존재감을 알리는 데 성공했다.
물론 지난해 전역 이후 MBC '놀면 뭐하니?', 엠넷 'VS' 등 다양한 예능을 통해 본인과 팀의 인지도를 높인 영케이의 활약도 '데이식스 돌풍'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영케이가 예능에서 호평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 역시 탄탄한 음악적 실력이 배경이 된 덕분이었던 만큼, 작금의 인기는 결국 이들의 '음악'에서 비롯됐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제 많은 이들이 '믿고 듣는' 밴드로 자리매김한 데이식스가 나아갈 길은 무궁무진하다. 묵묵히 자신들의 색깔을 만들어 온 이들이 어떤 '음악의 향연'을 펼쳐낼 지, 이제 K팝 시장이 주목해야 할 때다.
홍혜민 기자 hh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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