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 첼시서 실패한 베르너 임대 영입...16번+완전영입 옵션, 손흥민 공백 메운다
토트넘이 첼시에서 실패한 공격수 티모 베르너를 임대 영입했다.
아시안컵 차출로 이탈한 손흥민(토트넘)의 대체자로 실패한 먹튀 공격수가 온다. 바로 영국과 독일무대에서 최근 실패를 거듭하고 있는 티모 베르너(RB 라이프치히)다.
토트넘은 10일(한국시간) 공식홈페이지를 통해 베르너를 임대 영입했다고 밝혔다. 계약 기간은 2023-24시즌 종료까지로 완전 영입 옵션이 포함됐다. 베르너는 등번호 16번을 받게 됐다.
토트넘은 이번 계약에서 약 3억원 수준의 베르너의 주급을 모두 부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베르너의 계약을 강력히 원한 모습이다.
베르너도 구단을 통해 입단 소감을 밝혔다. 베르너는 “토트넘에 합류하게 돼 아주 기쁘다. 난 아주 큰 구단에 왔다. 나는 토트넘에서 최고의 선수가 되기를 희망한다”라는 입단 소감을 전했다.
과거 첼시 소속으로 이미 토트넘을 상대한 경험이 있다. 베르너는 “나는 이미 토트넘과 경기를 해봤는데, 토트넘과 경기는 항상 힘들었다”고 설명했다. 동시에 베르너는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대화를 통해 자신의 필요성을 언급한 것이 이적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자신감도 드러냈다. 베르너는 “나는 EPL에서 상대에게 위협적인 선수가 될 수 있다는 걸 이미 인지하고 있다”면서 “토트넘을 위해 득점하는 더 특별할 것 같다”며 데뷔전을 고대했다.
앞서 유럽 축구 이적 시장 전문가 파브리시오 로마노 기자는 8일 자신의 SNS를 통해 “티모 베르너는 오늘 토트넘 이적을 위해 런던으로 향한다. 라이프치히와 토트넘의 계약이 진행되고 있다. 임대 계약엔 주급 보조 조항이 포함되어 있고, 완전 이적 영입 이적 조항은 없다”면서 “베르너는 토요일 런던으로 넘어와 메디컬 테스트를 받게 된다”며 특유의 이적 완료 시그니처 멘트(Here We Go!)를 통해 베르너의 토트넘 이적 완료 소식을 밝힌 바 있다.
독일 언론에서도 이같은 소식이 보도됐다. 독일 스카이스포츠의 플로리안 플레텐베르크 기자는 “베르너가 6개월 임대 계약으로 토트넘에 합류한다. 최종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면서 “베르너는 이미 라이프치히를 떠날 준비를 마쳤다”고 단독 보도를 전했다.
플레텐베르크의 이 같은 기사를 시작으로 로마노 등 유럽 축구 이적 시장 전문가와 언론들의 보도가 쏟아졌다. 추가로 알려진 내용에 따르면 6개월 단기 임대 계약으로 완전 이적 옵션은 1700만 유로(약 245억 원)~2000만 유로(288억원) 정도다. 정확한 계약 규모 등은 알려져 있지만 완전 이적 옵션은 의무 조항이 아니고, 토트넘이 발동을 선택할 수 있는 형태다.
영국의 디어슬레틱은 “토트넘이 라이프치히의 베르너의 임대 이적에 대한 합의를 마쳤다. 임대 기간은 올 시즌까지로 최대 2000만 유로 수준의 완전 영입 조항 선택 옵션을 포함하고 있다”면서 “토트넘이 임대 기간 베르너의 주급 전액을 부담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손흥민의 아시안컵 차출의 영향이다. 올 시즌 리그에서만 12골 5도움으로 17개의 공격포인트를 올리고 있는 손흥민은 필드에선 에이스로, 팀의 주장으로 엄청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해리 케인(바이에른 뮌헨)이 독일 무대로 이적한 이후 팀의 완전한 중심으로 거듭났고, 공격진에서의 영향력은 대체불가 수준이다.
하지만 이런 손흥민이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소속으로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 출전하면서 최대 1개월 이상 자리를 비우게 됐다. 결국 이런 손흥민의 공백을 메우는 동시에 올 시즌 TOP4 진입과 차기 시즌 챔피언스리그 진출을 위해 토트넘이 승부수를 던진 셈이다.
물론 손흥민의 공백이 없더라도 토트넘에 공격수 영입은 필요했다. 손흥민을 제외한 토트넘 공격진에선 히샬리송이 올 시즌 리그에서 6골을 넣었지만, 나머지 공격수들은 기대이하에 그치고 있다.
히샬리송의 득점포 또한 최근 손흥민 등 공격수들이 이끄는 새로운 공격흐름에서 살아났고 브레넌 존슨 등의 이적생도 아직 적응이 필요한 상황이다. 손흥민을 제외한 공격진의 실질적인 경기 영향력은 크지 않다는 점에서 새로운 옵션 영입이 필요했다.
그러나 그 대상이 앞서 첼시에서 실패했고, 올 시즌 독일에서도 사실상 후보멤버로 분류된 선수란 점에서 성공 가능성에 대해선 물음표가 붙고 있다.
물론 베르너가 빛났던 시즌이 없었던 건 아니다. 측면 윙포워드와 최전방 공격수를 모두 볼 수 있는 독일 태생의 스트라이커로 리그 정상급 공격수로 분류된 시즌도 있다. 앞서 베르너는 라이프치히 소속으로 2016-17시즌 분데스리가에서 31경기 21골을 폭발시켰다. 2017-18시즌 13골, 2018-19시즌 16골로 승승장구했다. 이어 베르너는 2019-20시즌 리그 34경기 29골(8도움)이란 커리어 하이 시즌을 만들며 로베르토 레반도프스키에 리그 득점 2위에 오르며 기량을 만개했다.
분데스리가 최정상급 공격수로 거듭난 베르너에게 러브콜이 쏟아졌다. 결국 베르너는 2020년 5300만 유로(한화 약 763억 원)라는 이적료에 프리미어리그 첼시로 화려하게 이적했다. 하지만 이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2020-21시즌에는 35경기 6골 12도움에 그쳤다. 기대했던 득점포가 매우 부족했지만, 많은 도움을 올리며 공격진에서 기여라도 했다. 하지만 베르너는 2021-22시즌에는 21경기 4골 1도움에 그치며 사실상 전력에서 완전히 밀려났다.
첼시에서도 팀내 최고 수준의 몸값을 받았던 베르너는 결국 ‘실패한 먹튀 공격수’라는 꼬리표를 단 채로 친정팀 라이프치히로 돌아왔다. 지난 시즌에는 27경기서 리그 9골 3도움을 올리며 부활의 날갯짓을 펼치는 듯 했다. 그러나 올 시즌 다시 단 8경기 2골에 그치면서 다시 벤치 신세다.
베르너는 A매치 57경기 24골을 터뜨리는 등 과거 요하임 뢰브 전 독일 대표팀 감독 체제에서는 핵심 선수로 활약했다. 하지만 지난해 3월 벨기에와의 평가전을 끝으로 다시 대표팀에 소집되지 못하고 있다. 현재 상태라면 유로 2024 출전이 불투명하다.
베르너가 입단과 동시에 밝혓듯이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공격축구의 체제에서 부활을 꿈꾼다.
영국 언론 스포츠렌즈는 8일 “베르너는 실패했던 프리미어리그로 복귀를 꺼렸으나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영향력과 설득에 토트넘 이적을 결심했다”면서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존재를 언급하기도 했다.
실제 베르너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웨스트햄, 크리스탈 팰리스 등 복수의 구단으로부터 이적 시장 러브콜을 받았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하지만 올 시즌 토트넘으로 부임해 매력적인 공격축구를 펼치고 있는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공격진의 옵션으로 베르너를 중용하겠다는 뜻을 직접 밝히면서 최종적으로 토트넘행을 결심한 모양새다.
베르너의 첼시와 최근 라이프치히 등 수년간의 이력만 보면 물음표가 가득하다. 하지만 리그 최고 수준의 스피드를 보여준 바 있고, 공간 침투 등을 앞세운 공격에 능하다는 점에서 토트넘 합류 이후 부활에도 기대가 쏠리고 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축구는 측면 공격수를 비롯한 전방의 빠른 스피드를 통한 공격전개가 핵심이다. 오프사이드 트랩을 깨는 침투 장면도 자주 나온다. 베르너가 빠른 발과 침투 능력의 자신의 과거 장기를 잘 살릴 수 있다면 토트넘의 공격의 창도 더욱 날카로워질 수 있다.
하지만 최근의 베르너가 득점력에서 계속 물음표가 남는 선수이고, 과거 첼시에서 뛸 당시 피지컬적으로 거친 EPL 무대를 이겨내지 못했다는 점에서 활약에 대한 큰 물음표가 남게 됐다.
김원익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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