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테러팩스' 발신인 일본 항심교…경찰 "테러 위험성 적어"

송상현 기자 홍유진 기자 2024. 1. 10.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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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8월에 시작된 일본발 테러 예고가 올해도 지속하고 있지만 실제 피해로 이어지진 않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20대 남성 2명이 일본 내 공공기관이나 학교, 기업 등에 2023년에만 30만 건의 테러 예고 팩스를 보냈다가 검거되기도 했다.

이들은 테러 예고 시간을 3시34분으로 설정했는데 지난해 8월 국내로 발송된 팩스에서도 같은 시간이 적혀있다는 점에서 같은 인물의 소행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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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부터 日서 이어온 테러 예고 팩스 발신인과 같아
특정 변호사 괴롭히기 위해 조직된 가상의 종교단체 추정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2023.12.27./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서울=뉴스1) 송상현 홍유진 기자 = 지난해 8월에 시작된 일본발 테러 예고가 올해도 지속하고 있지만 실제 피해로 이어지진 않고 있다. 일본 내에서도 비슷한 수법의 테러 예고가 2016년부터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경찰은 동일인의 소행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일본 내에서 이런 테러 예고를 벌이는 이들은 특정인을 괴롭히려는 의도로 조직된 가상의 종교집단인 '항심교'(恒心教)다.

10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경찰은 잇따른 일본발 테러 팩스의 발신인을 항심교로 잠정 판단하고 있다.

항심교는 일본 내에서 활동하는 가라사와 다카히로(唐澤貴洋) 변호사와 그와 관계된 인물을 괴롭히기 위해 조직된 가상의 종교단체다. 가라사와 변호사를 곤란하게 만들려는 의도로 그의 이름으로 테러 예고를 하는 것이다.

실제 지난 6일 새벽 방송사 등 언론사와 일본인 학교 14곳에 폭탄을 떨어뜨리겠다며 외교부로 보내진 팩스의 발신인은 가라사와 변호사였다. 지난해 8월 이후 대통령실은 물론 시청, 대법원, 지하철역 등 국내 주요 시설을 대상으로 보내진 협박 팩스 중 알려진 것만 8번째인데 모두 가라사와 변호인 또는 관계된 인물의 이름으로 발송됐다.

가라사와 변호사를 발신인으로 한 테러 예고 팩스는 일본에서도 2016년부터 최소 수십만 건 이상 발생했다. 하지만 실제 테러가 실행된 적은 없었다. 경찰 관계자는 "해당 변호사를 중심으로 한 인물들이 테러 예고 팩스 발신인으로 등장하고 있다"며 "실제 테러 위험성은 아주 적다"고 설명했다.

가라사와 변호사와 항심교의 악연은 201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2년 가라사와 변호사는 우리나라의 '일간베스트'격인 일본 극우성향의 온라인 커뮤니티 2ch(5ch의 전신)에서 악플과 신상 털기의 표적이 된 피해자를 변호했다. 하지만 피해자가 해당 사이트에서 평판이 좋지 않았던 인물이었다는 점에서 이용자들의 미움을 사기 시작했다. 더군다나 가라사와 변호사가 가해자들을 대상으로 합의금을 받아 내거나 고소하는 것이 아닌 IP(인터넷주소) 공개 청구를 하자 이용자들은 가라사와 변호사를 괴롭히는 데 본격적으로 나섰다.

이용자들은 그가 다녔던 '항심종합법률사무소'(恒心綜合法律事務所)와 옴진리교를 따와 항심교를 만들어 그에 대한 혐오를 조장했다. 초반엔 가라사와 변호사를 조롱하는 콘텐츠를 만들거나 법률사무소를 대상으로 테러를 시도하는 것으로 시작됐지만 2016년부턴 가라사와 변호사 이름으로 일본 내 주요시설에 팩스를 보내 테러를 예고하는 식으로 확대됐다. 팩스가 보내지면 가라사와 변호사 사무실로 항의 전화가 빗발쳐 업무가 마비될 수밖에 없단 점을 노린 것이다.

지난해 11월에는 20대 남성 2명이 일본 내 공공기관이나 학교, 기업 등에 2023년에만 30만 건의 테러 예고 팩스를 보냈다가 검거되기도 했다. 가라사와 변호사 이름으로 팩스를 보낸 이들은 경찰 조사 과정에서 "항심교를 퍼뜨리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들은 테러 예고 시간을 3시34분으로 설정했는데 지난해 8월 국내로 발송된 팩스에서도 같은 시간이 적혀있다는 점에서 같은 인물의 소행으로 추정된다.

가라사와 변호사를 더 곤란하게 만들기 위해 테러 예고 팩스 수법이 국경을 넘어선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경찰은 정확한 팩스 발신인을 쫓기 위해 지난해부터 일본 경시청에 국제공조를 요청한 상태다.

가라사와 변호사를 조롱하기 위해 만들어진 콘텐츠. (자료=일본 커뮤니티 니코 캡처)

songs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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