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휴, 국민연금 또 올라? 내 미래는 내가 알아서 할게요” [투자360]
소득 617만원 이상 가입자는 2만4300만원 더 내야
현방식 유지시 기금고갈 시점 2055년 추정
작년 기금운용 수익 100조 돌파
[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 ‘국민연금 또 올라? 여휴, 내 미래는 내가 알아서 한다니까. 왜 뜯어가는거야’ (지난 9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
물가 상승률을 반영해서 국민연금 수령액이 3% 이상 늘게 될 전망이다. 국민연금은 현 체재 하에서는 2055년 정도 고갈이 예상되기 때문에 연금 수령 시점이 한참 남은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제도 개혁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9일 보건복지부는 2024년도 제1차 국민연금심의위원회를 열어 연금액을 인상하고, 2024년에 적용하는 기준소득월액 상·하한액을 조정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국민연금을 받는 약 649만명이 지난해 물가상승률(3.6%)만큼 오른 기본연금액을 이달부터 받게 된다.
국민연금과 기초연금, 공무원연금, 사학연금, 군인연금 등 공적연금은 매년 소비자물가 변동률을 반영해서 지급액을 조정한다. 공적연금 수급자들이 물가 인상으로 화폐가치가 떨어져 실질 연금액이 하락하는 것을 피하기 위해서다.
예컨대 지난해 11월 기준 국민연금 노령연금 평균인 62만원을 받던 연금 수급자는 이달부터 기존보다 3.6% 오른 64만2320원을 받게 된다. 배우자나 부모, 자녀 등 부양가족이 있을 때 기본연금과 함께 받을 수 있는 '가족수당' 성격의 부양가족연금액도 마찬가지로 3.6%가 오른다. 이렇게 되면 올해 배우자가 받는 연금액은 29만3580원, 자녀·부모가 받는 연금액은 19만5660원으로, 지난해보다 각각 10만200원, 6790원씩 인상된다.
반대로 한 달에 617만원 이상을 버는 국민연금 가입자는 올해 7월부터 보험료를 2만4300원 더 내게 된다. 보건복지부는 국민연금 보험료 산정 기준인 기준소득월액의 상한액을 590만원에서 617만원으로, 하한액을 37만원에서 39만원으로 올리기로 했다. 전체 가입자 평균소득의 최근 3년간 평균액이 4.5%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새 상·하한액 기준은 올해 7월부터 내년 6월까지 적용된다.
국민연금 보험료는 개인 월 소득의 9%로 정해져 있지만, 소득이 높다고 계속 늘어나진 않는다. 새 상한액을 예로 들면 한 달에 617만원보다 더 번다고 해도 617만원을 기준으로 삼아 보험료를 받는다는 뜻이다. 반대로 하한액 39만원보다 덜 벌어도 39만원이 기준이 돼 보험료가 산정된다.
이번 조정으로 617만원 이상 소득자의 월 보험료는 기존 53만1999원에서 2만4300원이 늘어난 55만5300원이 된다. 국민연금 직장 가입자는 회사 몫의 절반을 뺀 1만2150원을 더 낸다. 종전의 상한액과 새 상한액 사이에 소득이 분포한 가입자들은 얼마를 버느냐에 따라 0원 초과∼2만4300원 미만 범위에서 보험료가 오른다. 이번에 하한액도 오름에 따라 한 달에 39만원 못 미치게 버는 가입자의 보험료도 최대 1800원 오른다.
복지부 관계자는 "상한액 조정 대상자가 243만명, 하한액 조정 대상자가 18만5천명으로 모두 261만명가량의 보험료가 오를 것"이라며 "이들은 전체의 14% 정도로, 나머지 86%의 보험료는 그대로"라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해에는 국민연금 보험료율을 현행 9%에서 13%로 4%포인트(p) 높이고 소득대체율을 50%로 할 경우 기금 고갈 시점이 2055년에서 2062년으로 7년 늦춰진다는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민간자문위원회의 분석이 나왔다. 현행 국민연금은 보험료율 9%, 소득대체율은 42.5%이다. 이를 유지할 경우 기금 고갈 시점은 2055년으로 추정된다.
이런 가운데 국민연금이 지난해에 기금 운용으로 100조원이 넘는 수익금을 벌어들이며 두 자릿수에 달하는 사상 최고 수익률을 실현했다. 재작년 글로벌 금융시장 약세 속에 최악의 연간 수익률을 기록한 것과 극명하게 대조된다.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국민연금 기금은 공단 내 기금운용본부가 설립된 후 역대 다섯번째의 연간 두 자릿수 수익률이자, 역대 최고인 12% 이상의 수익률을 달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연간 수익금도 100조원을 처음으로 돌파하며 전체 적립 기금 규모가 1000조원을 넘어섰다.
지금까지 국민연금 기금이 두 자릿수 연간 수익률을 기록한 것은 2009년(10.39%), 2010년(10.37%), 2019년(11.31%), 2021년(10.77%) 등이다. 정확한 작년 국민연금 수익률은 오는 3월 최종 집계를 마치고 공개될 예정이다.
앞서 국민연금은 2022년 글로벌 금융시장 약세 속에 1988년 국민연금 제도가 도입된 후 역대 최악인 연간 -8.22%의 운용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 때문에 2022년 연말 기준 적립금은 890조5000억원으로 900조 아래로 내려가면서, 2022년 한 해 동안 79조6000억원의 평가손실을 봤다.
국민연금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친 지난 2008년 -0.18%로 사상 첫 마이너스 수익률을 나타냈다. 이어 10년 만인 지난 2018년 미·중 무역분쟁과 통화 긴축 등에 따른 글로벌 금융시장 약세 속에 수익률이 다시 마이너스(-0.92%)로 떨어진 바 있다.
지난해 국내외 증시 호조로 사상 최고의 수익률을 기록하면서 적립금이 1000조원을 돌파하게 됐지만, 올해 수익률은 증시 상황 등을 지켜봐야 해 쉽사리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다. 국민연금은 노르웨이 국부펀드(NBIM), 일본 공적연금(GPIF)과 함께 세계 3대 연기금으로 꼽힌다.
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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