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불처럼 감싸주고 내 자존심에 풍선 달아주는 넌 최고의 친구[함께하는 ‘감사편지 쓰기’ 연중 캠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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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연아, 안녕? 나 선정이야.
"사람들이 2000명 정도 있다고 가정해보자. 넌 여기서 10등 정도 하는 사람이야. 근데 넌 지금 위만 바라보고 있잖아. 네 밑에는 수많은 사람이 있는데도 넌 위만 바라보면서 '나는 못 해'라고 하는 거랑 똑같다니까." 그 말을 듣고 생각했어.
'아, 그렇구나. 내가 이렇게 좌절할 일이 아니네. 내가 지금 이 상황에 감사하기는커녕 불평하고 자책만 했구나.' 참 고맙더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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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장관賞 링컨중 김선정 학생
To. 행복 바이러스 지연이
지연아, 안녕? 나 선정이야.
처음 우리가 중학교 2학년으로 올라왔을 때, 솔직히 난 정말 막막했어. 소중했던 친구가 전학을 가버리니 눈앞이 깜깜해지더라고. 그러다가 너를 발견했어.
너도, 나도 그림 그리는 것이 취미였기에, 이런저런 이유가 사소했지만 왜인지 너랑 나는 잘 맞을 거라는 확신을 안겨주었어. ‘혹시나 지내다가 안 맞으면 어떡하지?’ 하는 생각보다 내 입이 더 빠르게 움직였고, “저기… 같이 밥 먹을래?”라는 한마디를 계속해서 찰흙 조각 다듬듯 고치다가 말을 내뱉었을 때 “그래!”라고 흔쾌히 대답해주었던 네가 고마웠어. ‘만약 우리 사이가 지내면서 틀어지면 어떡하지?’라고 고민했던 것은 너와 이렇게 몇 달간 지내면서 사라지게 되었어.
우리는 많은 게 달랐던 것 같아. 난 왼손잡이지만 넌 오른손잡이고, 난 강아지가 좋았지만 넌 고양이가 낫다고 했어. 난 앞머리가 있고 안경을 쓰지 않았지만, 넌 반대였어. 그 외에도 많이 달랐어. 짬뽕 vs 짜장면, 가을 vs 겨울이나 낭만주의 vs 현실주의, ISFP와 ENTJ(성격유형검사)와 같이 전형적인 취향 테스트나 입맛까지. 가치관 차이 또한 갈렸는데, 다름에도 서로를 이해하고 포용해 줄 수 있는 관계가 될 거라곤 상상조차 못 했어. (중략)
너와 타협하고 함께하면서, 언젠가부터 빈틈이 많았던 내 탑에 누군가 벽돌을 채워주는 걸 느꼈어. 내가 자책하고 힘들어할 때마다 언제나 내 생각을 무너뜨리고 날 일으켜주던 네게 항상 감사해. 너는 그냥 네 가치관에 따라 말한 걸지도 모르지만, 난 덕분에 항상 네 말에 의지할 수 있었어. 한번은 나보다 그림을 잘 그리는 친구가 전학을 왔을 때, 서로 비교하는 말을 들으며 무척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나에게 네가 해준 말이 있어. “사람들이 2000명 정도 있다고 가정해보자. 넌 여기서 10등 정도 하는 사람이야. 근데 넌 지금 위만 바라보고 있잖아. 네 밑에는 수많은 사람이 있는데도 넌 위만 바라보면서 ‘나는 못 해’라고 하는 거랑 똑같다니까.” 그 말을 듣고 생각했어. ‘아, 그렇구나. 내가 이렇게 좌절할 일이 아니네. 내가 지금 이 상황에 감사하기는커녕 불평하고 자책만 했구나.’ 참 고맙더라고.
항상 나를 밝은 길로 이끌어주어 고마워. 내 생각의 브레이크가 되어주고, 자꾸만 떨어지는 자존심에 풍선을 달아주고, 슬픔도 기쁨도 함께해줘서 고마워. 이불처럼 나를 감싸주어서 고마워. 넌 정말 세계 최고의 친구야. 앞으로도 언제나 서로에게 소중한 친구로 지내자!
순애하는 마음을 담아, 선정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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