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불처럼 감싸주고 내 자존심에 풍선 달아주는 넌 최고의 친구[함께하는 ‘감사편지 쓰기’ 연중 캠페인]

2024. 1. 10. 09:06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지연아, 안녕? 나 선정이야.

"사람들이 2000명 정도 있다고 가정해보자. 넌 여기서 10등 정도 하는 사람이야. 근데 넌 지금 위만 바라보고 있잖아. 네 밑에는 수많은 사람이 있는데도 넌 위만 바라보면서 '나는 못 해'라고 하는 거랑 똑같다니까." 그 말을 듣고 생각했어.

'아, 그렇구나. 내가 이렇게 좌절할 일이 아니네. 내가 지금 이 상황에 감사하기는커녕 불평하고 자책만 했구나.' 참 고맙더라고.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 함께하는 ‘감사편지 쓰기’ 연중 캠페인
보건복지부장관賞 링컨중 김선정 학생

To. 행복 바이러스 지연이

지연아, 안녕? 나 선정이야.

처음 우리가 중학교 2학년으로 올라왔을 때, 솔직히 난 정말 막막했어. 소중했던 친구가 전학을 가버리니 눈앞이 깜깜해지더라고. 그러다가 너를 발견했어.

너도, 나도 그림 그리는 것이 취미였기에, 이런저런 이유가 사소했지만 왜인지 너랑 나는 잘 맞을 거라는 확신을 안겨주었어. ‘혹시나 지내다가 안 맞으면 어떡하지?’ 하는 생각보다 내 입이 더 빠르게 움직였고, “저기… 같이 밥 먹을래?”라는 한마디를 계속해서 찰흙 조각 다듬듯 고치다가 말을 내뱉었을 때 “그래!”라고 흔쾌히 대답해주었던 네가 고마웠어. ‘만약 우리 사이가 지내면서 틀어지면 어떡하지?’라고 고민했던 것은 너와 이렇게 몇 달간 지내면서 사라지게 되었어.

우리는 많은 게 달랐던 것 같아. 난 왼손잡이지만 넌 오른손잡이고, 난 강아지가 좋았지만 넌 고양이가 낫다고 했어. 난 앞머리가 있고 안경을 쓰지 않았지만, 넌 반대였어. 그 외에도 많이 달랐어. 짬뽕 vs 짜장면, 가을 vs 겨울이나 낭만주의 vs 현실주의, ISFP와 ENTJ(성격유형검사)와 같이 전형적인 취향 테스트나 입맛까지. 가치관 차이 또한 갈렸는데, 다름에도 서로를 이해하고 포용해 줄 수 있는 관계가 될 거라곤 상상조차 못 했어. (중략)

너와 타협하고 함께하면서, 언젠가부터 빈틈이 많았던 내 탑에 누군가 벽돌을 채워주는 걸 느꼈어. 내가 자책하고 힘들어할 때마다 언제나 내 생각을 무너뜨리고 날 일으켜주던 네게 항상 감사해. 너는 그냥 네 가치관에 따라 말한 걸지도 모르지만, 난 덕분에 항상 네 말에 의지할 수 있었어. 한번은 나보다 그림을 잘 그리는 친구가 전학을 왔을 때, 서로 비교하는 말을 들으며 무척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나에게 네가 해준 말이 있어. “사람들이 2000명 정도 있다고 가정해보자. 넌 여기서 10등 정도 하는 사람이야. 근데 넌 지금 위만 바라보고 있잖아. 네 밑에는 수많은 사람이 있는데도 넌 위만 바라보면서 ‘나는 못 해’라고 하는 거랑 똑같다니까.” 그 말을 듣고 생각했어. ‘아, 그렇구나. 내가 이렇게 좌절할 일이 아니네. 내가 지금 이 상황에 감사하기는커녕 불평하고 자책만 했구나.’ 참 고맙더라고.

항상 나를 밝은 길로 이끌어주어 고마워. 내 생각의 브레이크가 되어주고, 자꾸만 떨어지는 자존심에 풍선을 달아주고, 슬픔도 기쁨도 함께해줘서 고마워. 이불처럼 나를 감싸주어서 고마워. 넌 정말 세계 최고의 친구야. 앞으로도 언제나 서로에게 소중한 친구로 지내자!

순애하는 마음을 담아, 선정이가.

문화일보 - 초록우산어린이재단 공동기획

Copyright © 문화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