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현금 2조 내놔라”…노소영, 재산분할 요구액 2배 올렸다

최태원 SK 회장(왼쪽)과 노소영 관장. [사진출처=연합뉴스]

최태원(64) SK그룹 회장과 이혼 소송 중인 노소영(63)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2심에서 재산분할 액수를 1조원대에서 2조원으로 2배 가까이 높인 것으로 파악됐다. 또 위자료 청구액도 3억에서 30억원으로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1년을 끌어온 항소심 공판 과정을 토대로 노 관장 측이 최종적으로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재판부 판단이 주목된다. 두 사람의 항소심 첫 정식재판은 11일 오후 2시 열릴 예정이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 사건을 심리하는 서울고법 가사2부(김시철 강상욱 이동현 부장판사)는 지난 8일 인지액을 47억여원으로 상향 보정하는 명령을 내렸다. 1심 때 인지액은 34억여원이었다. 이는 노 관장이 지난 5일 항소취지 증액 등 변경신청서를 낸 결과다.

보정된 인지액을 민사소송 인지법과 가사소송수수료 규칙을 토대로 역산하면 노 관장의 총 청구액은 2조30억원으로 계산된다.

노 관장이 지난해 3월 최 회장의 동거인 김희영 티앤씨재단 이사장을 상대로 30억원의 위자료 소송을 제기한 점 등을 고려하면, 변경된 청구 내용은 ‘위자료 30억원·재산분할 현금 2조원’으로 분석된다.

노 관장은 앞서 1심에서 최 회장이 소유한 SK㈜ 주식 현물을 중심으로 재산분할을 요구했지만, 최근 주식 가치 하락 등을 대거 반영해 청구 취지를 변경한 것으로 보인다.

노 관장이 1심에서 최 회장에게 요구한 금액은 최 회장의 SK㈜ 주식 가운데 50%(649만여주) 등 재산분할과 위자료 3억원이었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SK㈜ 주식에 대해 노 관장이 형성과 유지, 가치 상승에 실질적으로 기여했다고 볼 수 없는 ‘특유재산’으로 판단해 재산 분할 대상에서 제외했다. 특유재산이란 배우자가 혼인 전 소유한 고유재산으로 결혼 후 부부 각자가 관리한 재산이다. 대신 위자료는 1억원, 재산분할은 부동산·예금 등 현금 665억원만 인정했다.

노 관장 측이 항소심을 앞두고 SK(주) 주식이 아닌 고정된 액수의 현금을 선택하기로 한 배경에는 최근 SK(주)의 주가 하락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1심 선고 당시인 2022년 12월 20만원대이였던 SK㈜ 주당 가격은 올 초에는 16만원대로 주저앉았다. 이에 따라 분할을 요구한 지분의 가치도 1조3600여억원에서 1조100억여원으로 하락했다.

나머지 액수는 항소심 재판부의 제출 명령에 따라 최근까지 회신된 최 회장의 각종 은행 금융거래정보를 토대로 재산분할 대상을 추가 확인해 청구한 것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