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 타이완 선거가 남 일 아닌 이유…우리나라 전쟁, 반도체 다 걸려있다고?
미-중 패권경쟁의 최전선인 타이완 해협. 오는 13일 타이완 총통 선거를 앞두고 긴장감이 다시 고조되고 있습니다.
세계가 긴장하는 타이완 선거
Q. 이번 선거를 미중 대리전으로 보는 양상도 있잖아요. 양쪽 모두 다 이 타이완이라는 지역 자체를 포기할 수 없는 그런 중요한 지역이라면서요.
A. 원래 군사 안보적으로 보면 타이완의 오랜 별명이 '바다 위에 침몰하지 않는 항공모함'이잖아요. 중국 지도를 놓고 보게 되면 중국이 태평양으로 진출하는 데 있어서 동쪽은 일본이 가로막고 있고, 남쪽은 타이완 섬이 가로막고 있는 그런 모양새거든요. 즉 타이완 섬이 미국과 중국 누구의 영향력에 들어가느냐에 따라서 태평양의 판도도 달라질 수 있는 겁니다. 중국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미국의 해상 봉쇄선을 뚫어내는 최전선이 타이완 섬인 셈이고 미국 입장에서는 중국의 태평양 진출을 막는 바다 위의 군사기지 말 그대로 침몰하지 않는 항공모함인 셈인 거죠.
게다가 중국 대륙과 타이완 사이에 있는 이 타이완 해협은 전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어마어마하게 높은 목줄로 비견되거든요. 전 세계에서 해상으로 운송되는 컨테이너의 절반 가까이가 타이완 해협을 지납니다. 특히 중국, 일본, 한국이 많은 영향을 받고 있죠. 만약에 유사시에 군사적 위기 상황에 닥쳐서 어느 한쪽이 이 타이완 해협을 봉쇄하게 된다면 한국과 일본은 그야말로 직격탄을 맞게 됩니다. 바로 이 길을 통해서 석유가 수입되고 있기 때문이거든요.
타이완이 최근 들어서 급격히 전략적 가치가 높아진 게 바로 반도체 때문이잖아요. 특히 이제 타이완을 대표하는 기업이 된 TSMC는 그 회사 이름 자체가 타이완 반도체 제조사입니다. 세계 반도체 공급망에서 갖고 있는 영향력이 어마어마하죠. 특히 반도체 파운드리 분야에서 세계 점유율 1위입니다.
이게 그냥 1위가 아니고 세계시장 점유율을 50~60%나 차지하고 있는 명실상부한 1위가 바로 TSMC거든요. 2위는 삼성전자인데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10%대에 불과합니다. 특히 미국과 중국의 첨단 기술 패권 전쟁의 핵심이 지금 반도체가 됐잖아요.
초박빙·초접전…누가 이길까?
저우카이 기자(타이완)
사실 굉장히 치열한 상황이기 때문에 누가 당선될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국민당이 뒤집을 가능성이 없는 것이 아닙니다. 현재의 여론조사는 대부분 민진당이 앞서고 있지만, 모든 가능성이 열려있습니다. 중도 성향 유권자들이 특별한 정당 지지를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아직까지 누구를 찍을지 결정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먼저 여당인 민주당의 라이칭더 후보는 원래 '반중 친미' 성향이 강한 민진당 안에서도 특히 독립 성향이 강한 인물로 평가되는데요. 현재 타이완 부총통이고요. 또 우리 국무총리격인 행정원장으로도 일한 적이 있는데 이 행정원장 시절에 타이완의 공용어로 영어를 도입하는 즉 영어 공용화법을 추진한 적도 있을 정도입니다. 최근 선거 유세에서 한 발언들을 보면 '타이완은 이미 주권 독립 국가'라면서 '전체주의의 속국이 될 수 없다' 이런 발언을 했고요. 특히 하나의 중국 원칙은 이미 타이완에서 의미를 상실했다는 이런 입장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중국으로서는 강하게 반발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친중 성향인 국민당의 허우유이 후보는 지금 집권당인 민진당이 다시 승리하게 된다면 타이완에서 진짜 전쟁이 벌어질 수 있다면서 중국과의 경제 협력을 강조하고 있고 하나의 중국 원칙도 인정하고 있습니다. 정통 경찰 출신이지만 정치적으로는 비교적 중도의 온건한 성향으로 분류되거든요. 민진당에서 한때 영입을 고려한 적이 있을 정도의 인물이기 때문에 국민당이 허우유이 후보를 후보로 내세운 건 중도층을 공략하겠다는 선택으로 해석되고 있습니다.
미국 vs 중국...노골적 선거 개입?
5박 6일 또는 7박 8일에 우리 돈으로 40만 원, 70만 원 밖에 안 하는 아주 싼 돈으로 중국 여행을 하게 해 줬는데 이게 사실 항공료와 숙박비에도 모자라는 비용이거든요. 식사 비용이라든지 여타 관광 비용은 모두 중국 측에서 지불했다고 합니다. 또 민진당이 승리한다면 양안 간에 평화가 깨지고 전쟁이 발발할 거라는 메시지를 계속 전달하고 있죠. 타이완이 경제적으로 큰 손실을 볼 거라는 메시지도 전달하고 있습니다. 타이완에서 생산된 화학 품목 12개에 대해서 그동안 중국이 적용해 주던 관세 감면 혜택을 없앤 거거든요.
미국도 물론 가만히 있지는 않습니다. 바이든 정부 들어서 특히 타이완에 대한 군사 지원이 크게 강화됐잖아요. 즉 미국이 이제 미국산 첨단 무기를 다른 나라에 함부로 팔지 않는데 타이완만큼은 미국의 첨단 무기들을 구매할 수 있도록 계속 허용하고 있고 또 금융 지원도 하고 있단 말이죠. 실제로 타이완 현지에서는 현재 상황을 가리켜서 미국과 타이완이 '준 군사동맹' 수준이 됐다는 평가까지 나오고 있다고 합니다.
즉 미국의 동맹은 아시아에서 기존의 한국과 일본, 필리핀 정도였는데 타이완까지 미국의 군사동맹에 끌어들이게 되면 태평양에서 중국의 태평양 진출을 완전히 가로막게 되는 상황이잖아요. 타이완의 민진당 정부가 중국과 관계가 나빠진다고 하더라도 안보는 미국이 지켜주겠다 이런 메시지를 타이완 유권자들에게 보내고 있는 걸로 볼 수 있겠습니다.
Q. 록밴드 '메이데이'라는 그룹이 갑자기 뉴스에 많이 등장했거든요. 메이데이하고 중국의 선거 개입하고 무슨 관계가 있는 건가요?
중화권의 비틀스라고 불릴 정도로 타이완뿐만 아니라 중국 대륙, 홍콩, 마카오 등 중화권에 굉장히 큰 영향력을 갖고 있는 밴드입니다. 코로나 이후 처음으로 상하이에서 대규모 콘서트를 열었는데 그 표가 5초 만에 매진될 정도로 큰 인기였다고 합니다. 그런데 공연 뒤에 갑자기 립싱크를 한 게 아니냐는 논란이 벌어졌거든요.
중국 주요 관영 매체들이 이 의혹을 이례적으로 크게 보도하더니 공연이 열렸던 상하이시 당국이 전문가들까지 구성해서 공식 조사를 하고 사실이면 엄벌하겠다는 이런 입장을 표명했단 말이죠. 이런 와중에 로이터 통신에서 중국 당국이 메이데이에게 타이완 총통 선거 1월 13일 전에 친중 메시지를 발표하라고 압박을 했다는 기사가 나온 겁니다. 이에 대해서 중국 당국은 사실무근이라고 밝혔지만 여당인 민진당은 선거 개입이라면서 즉각적으로 반발을 했고요. 반면 야당인 국민당은 민진당과 또 정부가 정보기관의 첩보를 일부러 외신에 유출해서 논란을 키운 게 아니냐 이렇게 의심하고 있는 겁니다.
이렇게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이유가 사실 지난 2016년 타이완 대선 직전에 터진 쯔위 사태가 연상되기 때문입니다. 당시 걸그룹 트와이스의 멤버였던 쯔위는 한 방송에서 무심코 타이완기 청천백일기를 들었는데 이 모습이 뒤늦게 중국 본토에 알려지면서 '타이완 독립을 추구하는 분열주의자', 하나의 중국 원칙을 무시한다라는 이런 어마어마하고 무시무시한 비난을 받았거든요. 비난을 받는 모습을 보면서 특히 타이완 청년층을 중심으로 반중 정서가 굉장히 커지기 시작합니다.
결국 2016년 대선에서 야당인 당시 민진당의 차이잉원 후보가 압도적인 표차로 국민당에 승리하면서 8년 만에 정권 교체를 이루게 됩니다. 청년층이 몰표를 몰아줬던 거죠. 당시 국민당에서도 자신들의 패배에 최후의 일격을 가했던 게 이 쯔위 사태였다 이런 말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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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영구 기자 so5what@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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