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證 “LG엔솔, 실적 부진 지속… 목표가 60만→53만원”

하이투자증권은 10일 LG에너지솔루션에 대해 고금리와 경기 둔화 우려 등의 영향으로 1분기 실적 회복이 어려울 것으로 분석했다. 그러면서 목표 주가를 기존 60만원에서 53만원으로 하향 조정하고, 투자 의견 ‘매수’를 제시했다. 전 거래일 LG에너지솔루션의 종가는 41만7500원이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소재 LG에너지솔루션 본사. /뉴스1

하이투자증권은 LG에너지솔루션의 실적 부진 원인으로 북미와 유럽의 전기차 수요 둔화, 전기차 과잉 재고 등을 꼽았다. 지난해 4분기 LG에너지솔루션의 매출액을 전년 대비 6% 감소한 8조원,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42% 늘어난 3382억원이다. 이는 증권가 컨센서스(시장 전망치)인 매출액 8조5000억원, 영업이익 5877억원을 크게 밑도는 수치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부터 북미와 유럽 전기차 수요가 급격히 둔화하고 있고, 주요 완성차들의 전기차 재고가 증가해 재고 소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이에 배터리 셀 주문량 감소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 에너지저장장치(ESS) 부문 매출이 전력용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전 분기 대비 3배가량 증가했지만, 예상 대비 비용이 증가하면서 수익성 개선이 제한적이었다.

올해 1분기에도 실적 부진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정 연구원은 “특히 높아진 전기차 재고가 정상화되기까지는 적어도 1개 분기 이상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앞서 GM, 포드 등 주요 완성차 제조사들은 지난해 3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올해 전기차 신차 출시 계획과 중장기 전환 목표치를 수정한 바 있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해외 우려 기관(FEOC) 세부 규정 발표로 전기차 보조금 지원 대상 차량이 지난해 43종에서 올해 19종으로 줄어드는 점도 부담이다. 미국의 대선 리스크도 있다. 정 연구원은 “올해 11월 예정인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될 경우 전기차에 우호적인 기존 정책에 변화가 발생해 전환 속도가 늦춰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유럽 완성차 제조사들이 2025년부터 보급형 전기차에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본격적으로 채택할 계획이라 유럽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LG에너지솔루션의 점유율이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하이투자증권은 LG에너지솔루션의 실적이 중장기적으로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정 연구원은 “지금은 보수적인 관점에서 리스크를 관리해야 할 시점이지만, 향후 전기차 시장이 성장함에 따라 높은 기술력과 다양한 고객사 확보를 기반으로 실적 회복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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