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조원 주담대 갈아타기 전쟁…네·카·토의 운명은?
저금리 대환대출 가능…소비자들 기대감도↑
3년내 중도상환시 수수료 1.2~1.4% 유의
온라인 주택담보대출 대환대출(주담대 갈아타기) 서비스가 시작되면서 소비자들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은행 지점을 직접 방문하지 않고 스마트폰 터치 몇 번으로 주담대를 더 나은 금리 조건으로 갈아탈 수 있어 이자 절감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대환대출 플랫폼 가동으로 1000조원에 달하는 주담대 시장의 머니무브(자금이동)가 예상되면서 은행, 핀테크 기업 등 서비스 제공 업체들이 치열하게 고객 선점 경쟁을 펼쳐지고 있다. 대환대출을 이용할 소비자들은 편리함과 저금리 혜택 외에도 사전 신청자를 대상으로 하는 각종 이벤트도 주의 깊게 살펴볼 만하다.
카카오뱅크 3%대 초저금리 '대응'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 등 대출 비교 플랫폼 7개 사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삼성생명 등 16개 금융사가 어제(9일)부터 주담대 갈아타기 서비스를 시작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3분기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1759조1000억원이다. 그중 주담대가 1049조1000억원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주담대 특성상 그 규모가 큰 만큼 대환대출 서비스 운영 여부에 따라 여신 잔액 변동이 커질 수 있다. 상황이 이러하자 금융사들이 앞다투어 금융소비자 모시기에 나선 것이다.
대환대출이란 기존 대출을 금리 면에서 더 좋은 조건의 상품으로 갈아타는 것을 의미한다. 기존에는 신용대출만 대환대출이 가능했지만, 이날부터 주담대도 대환대출이 가능해졌다. 이달 31일부터는 아파트·다세대·연립주택 등 모든 주택의 전세자금 대출 대환대출 인프라 서비스도 이용할 수 있다.
대환대출 대상은 10억원 이하 아파트 대출로 기존 대출을 받은 지 6개월이 지나야 가능하다. 전세대출 갈아타기 역시 10억원 이하 아파트 보증부 전세대출 중 3개월 경과 이후 임차 계약 기간의 절반이 도과하기 전까지만 가능하다.
우선 카카오뱅크는 주담대를 갈아타는 고객들을 대상으로 금리 할인 혜택을 마련했다. 카카오뱅크의 주담대 갈아타기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은 최저 연 3%대로 주담대를 갈아탈 수 있다. 혼합금리를 선택하는 고객은 상·하단 모두 연 3%대로 주담대를 이용할 수 있다.
또 주담대 갈아타기 서비스에도 대화형 인터페이스로 구성된 챗봇을 도입했다. 쉽고 편리하게 대출 조건을 조회할 수 있도록 편의성을 제고했다는 설명이다.
카카오뱅크는 주담대 갈아타기를 할 경우 발생하는 기존 대출 이자·근저당권 해지비용·타행에서 부과하는 중도상환해약금 등 추가로 납부가 필요한 금액에 대해서도 사전에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비대면 서류 제출 절차 역시 챗봇을 통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당행에서 타행으로 갈아타기할 경우 중도상환해약금도 기존 주담대와 동일하게 100% 면제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카카오뱅크의 경우 아직 다른 대출비교 플렛폼에 입점해 있지 않다"며 "입점 여부는 계속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신한은행도 이날부터 주담대 대환 서비스를 시작하고 대환 고객 대상 '주택담보대출 갈아타기 이벤트'를 진행한다. 오는 2월 29일까지 '신한 SOL뱅크' 앱 또는 '신한은행 영업점'에서 다른 금융기관 주담대를 대환대출 인프라를 통해 갈아탄 고객 중 선착순 500명을 대상으로 첫 달 이자 금액을 최대 20만원 범위 내에서 마이신한포인트로 지원한다.
한눈에 비교 가능…고객 유치 불붙은 핀테크
핀테크업체 중에서는 카카오페이가 업계 내 가장 많은 금융사와 제휴를 맺으면서 한눈에 더욱 다양한 상품 비교를 가능하게 했다. 카카오페이는 시중은행 5개사(KB국민은행, 신한은행, NH농협은행, IBK기업은행, SC제일은행)와 지방은행 3개사(부산은행, 광주은행, 경남은행), 인터넷전문은행 1개사(케이뱅크), 보험사 2개사(교보생명, 한화생명) 총 11개 사와 제휴를 맺었다.
시스템 개발 중인 금융사를 포함해 제휴사는 늘어날 예정이며, 사용자들의 선택권 확대를 위해 다양한 금융사들과 긍정적인 논의를 계속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카카오페이의 경우 사용자가 '주택담보대출 갈아타기'에 진입하면 마이데이터를 통해 현재 보유한 대출 상품을 조회할 수 있다. 상품 목록 중 갈아타기를 원하는 상품을 선택하고 대화를 나누듯 정보를 입력하면, 갈아탈 수 있는 금융사의 대출 상품 리스트와 금리, 한도 조건을 파악할 수 있다. 아울러 상품을 갈아탔을 시의 금리 인하율과 절약할 수 있는 원리금 상환 금액 등도 한꺼번에 파악 가능하다.
사용자가 직접 부동산 정보를 입력할 필요 없이 관련한 부동산의 정보를 자동으로 불러올 수 있도록 구성해 불편함을 줄였다는 점도 카카오페이의 차별점이다.
네이버페이는 업계 내 가장 많은 시중은행과 제휴를 맺었다는 강점을 가지고 있다. 네이버페이는 신한은행·우리은행·하나은행·NH농협은행·IBK기업은행·SC제일은행 등 시중은행 6개사를 포함해 부산은행·광주은행·케이뱅크 등 1금융권 총 9개사와 교보생명까지 총 10개 금융사 제휴로 시작한다.
네이버페이 주담대 비교 서비스는 기존 아파트 주담대를 더 낮은 금리로 대환할 수 있는 '갈아타기'와 아파트 및 오피스텔 신규 주담대를 비교할 수 있는 '새로받기'로 구성됐다. 사용자들은 네이버페이와 제휴된 금융사들의 주담대 상품들 중 주택 구입·생활자금·전세 보증금 반환 등 목적에 맞는 가장 좋은 조건의 상품으로 간편하게 비교하고 갈아타거나 새로 받을 수 있다.
또 네이버페이의 경우 부동산 수요자들이 많이 이용하는 서비스인 '네이버페이 부동산'과 연계해 보다 간편하고 정확한 주담대 비교를 제공받을 수 있다. 주담대 갈아타기 수요자는 거주하거나 소유한 부동산을 관리할 수 있는 '우리집 서비스'에 등록된 정보를 활용해 주택 검색, 평형 및 동호수를 선택할 필요 없이 간편하게 조회할 수 있는 것이다.
아울러 네이버페이의 경우 갈아타기'와 '새로받기' 조회만 해도 각각 5000포인트가 적립되는 등의 오는 2월29일까지 다양한 이벤트들도 진행된다.
네이버페이 관계자는 "사용자들의 이용 동선에 맞춰, 부동산 콘텐츠부터 관련 금융 상품 추천, 최저 금리 비교까지 '토털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강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토스는 하나의 담보물에 대출 2개가 있을 때 금리가 높은 것만 별도로 갈아타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대부분 2개의 대출을 하나의 대출로 바꾸는 통합 대환만 가능한 것에 반해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기대된다.
토스의 경우 신한은행, 하나은행, 기업은행, 케이뱅크, 부산은행, 교보생명 등 타 핀테크사 대비 비교적 적은 6개 금융사와 제휴해 서비스를 제공한다. 하지만 다음달 내 추가 오픈을 통해 총 10개 이상의 제휴사를 보유하게 될 전망이다.
핀테크업계 관계자는 "핀테크 업체를 이용할 경우 한눈에 금융사별 대환대출 장점 확인이 가능하다"며 "주담대 대환대출 출시 첫날부터 은행들이 공격적으로 저금리 상품을 출시하고 있는 만큼 소비자들도 더 낮은 금리로 대환이 가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현재 대환 시 발생하는 중도상환수수료 등을 감안할 때 금융소비자가 주담대 대환대출 이용 시 금리 매력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주담대 중도상환수수료는 대출 취급일로부터 3년 이내에 부과되며 통상 1.2~1.4% 수준에서 대출 약정기간 대비 잔존일수(만기까지 남은 일수) 비율만큼 부과된다. 예를 들어 5억원의 주담대를 갈아타게 될 경우 중도상환수수료(1.4% 기준) 379만원을 내야하는 것이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소비자가 주담대를 처음 받았을 때 중도상환수수료가 포함된 상품으로 대출을 받았다면 3년 후에 대환하는 편이 좋다"며 "그 이전에 대환대출을 이용 시 당장 받을 수 있는 금리 혜택보다 중도상환수수료 금액이 클 수 있어 소비자가 실질적으로 금리인하를 체감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조언했다.
유진아 (gnyu4@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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