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셜] "토트넘에 우승하러 왔다" 2분 만에 이적 결정…베르너의 새 도전이 시작됐다

이민재 기자 2024. 1. 10.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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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티모 베르너가 토트넘으로 이적했다. ⓒ토트넘 구단 SNS

[스포티비뉴스=이민재 기자] "첼시에 합류할 당시 우승하고 싶다고 했다. 결국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경험했다. 그리고 다시 우승을 하기 위해 이곳에 왔다."

티모 베르너(27)가 토트넘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이제 새로운 도전에 나서게 된다.

토트넘은 10일(한국시간)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베르너의 임대 이적 소식을 알렸다. 이번 시즌 끝날 때까지 임대로 토트넘에 합류하게 되고, 완전 이적 옵션을 포함한다고 설명했다. 등 번호는 16번이다.

베르너의 동기부여는 충분하다. 라이프치히에서 자리를 잡지 못한 그가 토트넘에서 새롭게 출발하기 때문이다.

그는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이미 첼시와 라이프치히 소속으로 토트넘과 경기를 치른 적이 있다. 이 클럽의 일원이 되어서 기쁘다. 많은 것들이 나를 반하게 만들었다.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과 이야기가 좋았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내가 토트넘에 합류해야 하는 이유와 전술, 플레이스타일 등을 알려줬다. 이야기를 듣고 토트넘에 나에게 딱 맞다고 생각했다."

"프리미어리그에서 나의 스피드가 상대에게 얼마나 큰 위협이었는지 알 수 있다. 내가 토트넘에서 보여주고 싶은 것이다. 팀에 잘 적응하고 싶다."

▲ 티모 베르너가 토트넘으로 이적했다. ⓒ토트넘 구단 SNS

토트넘은 겨울 이적시장에서 공격수 보강이 반드시 필요했다. 주포 손흥민이 아시안컵 출전으로 팀을 한 달 가량 떠나기 때문이다. 손흥민이 빠진다면 최전방 공격수로 뛸 수 있는 선수는 히샬리송이 유일하다. 1군에서 훈련하고 있는 또 다른 최전방 공격수인 알리호 벨리즈는 최근 부상을 당했다. 건강하더라도 혼자 전방을 책임지기엔 기량이 부족하다.

베르너는 빠른 스피드와 돌파 능력을 바탕으로 공격진에 에너지를 불어넣을 수 있는 선수다. 왕성한 활용량으로 압박에도 특화되어 있는 공격수로 손꼽힌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라인을 높게 형성해 압박하고 공을 빼앗는 수비를 펼치는데, 여기에 베르너가 잘 어울린다는 평가다. 영국 매체 '더 부트 룸'도 "베르너가 갖고 있는 스피드와 공이 없을 때 활동량을 고려하면 포스테코글루 감독 시스템에 잘 맞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2016-17시즌부터 라이프치히에서 활약한 베르너가 가장 널리 이름을 알린 시즌은 2019-20시즌이다. 당시 분데스리가에서 28골을 터뜨려 34골을 몰아친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에 이어 리그 득점 2위에 올랐다.

이러한 활약에 힘입어 첼시로 이적을 하게 됐다. 첼시는 2020년 라이프치히에 5,300만 유로(약 763억 원)를 들여 베르너를 영입했다. 베르너에게 기대하는 바가 컸다. 스트라이커와 함께 왼쪽 윙어로 나설 수 있는 베르너에게 전술적으로 바라는 바가 분명했다. 분데스리가에서 워낙 많은 골을 넣었기에 첼시의 최전방을 장시간 책임질 것이라는 바람도 따랐다.

▲ 티모 베르너가 토트넘으로 이적했다.

그러나 독일 시절만큼의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2020-21시즌 리그 35경기에서 6골, 다음 시즌엔 리그 21경기 4골에 그쳤다. 전방에서 공격적인 모습을 드러냈지만 골 결정력이 아쉬웠다. 그에게 쏟아지는 비판의 목소리도 많았다. 결국 그는 2022년 8월 친정팀인 라이프치히로 돌아갔다. 첼시는 5,300만 유로를 지불했다가 고작 2,000만 유로(약 287억 원)만 회수하면서 영입 실패를 인정했다.

그는 지난해 초 첼시에서 실패했던 이유를 설명하기도 했다. 자신감 부족과 경쟁자의 합류를 언급했다. 영국 '더 선'을 통해 그는 "첼시에서 첫 시즌에는 거의 모든 경기에 출전했다. 2020-21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했고, 레알 마드리드와 준결승전에서 득점했으며 골도 많이 넣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이 모든 것들이 감독 때문에 사라졌다. 불공평하다. 그래서 난 다시 즐거움을 얻기 위해 라이프치히로 돌아갔다. 감독은 다른 선수들보다 특정 선수를 선호했다. 그건 당연했다. 받아들여야 했다. 그래서 그냥 떠나고 싶었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로멜루 루카쿠는 너무도 큰 스타 스트라이커였다. 첼시도 많은 돈을 썼기 때문에 기용해야 했는데 루카쿠의 성과는 충분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나는 뛰지 못했고 그래서 기복이 생겼다"라고 되돌아봤다.

▲ 티모 베르너가 토트넘으로 이적했다.

베르너는 독일로 돌아가서 다시 경기력을 끌어올렸다. 지난 시즌 총 16골을 기록했다. 그러나 올 시즌 다시 입지가 좁아졌다. 로이스 오펜다, 유수프 포울센, 베냐민 세슈코에게 밀리고 말았다. 올 시즌 분데스리가 8경기 출전에 그쳤는데, 선발로 나선 건 2경기뿐이었다.

베르너는 출전 기회를 원했다. 마르코 로제 라이프치히 감독은 "베르너가 임대를 원하는 것은 맞다. 그는 유로 대회에 출전하고 싶어 한다"고 밝혔다. 결국 그는 이적을 선택했다.

당초 베르너에게 관심을 보였던 쪽은 토트넘이 아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였다. 맨유는 최근 몇 년간 공격진 부재로 고통받고 있다. 지난 시즌 맹활약을 펼친 마커스 래시포드가 부진하고, 새로 영입한 라스무스 회이룬과 경쟁할 카드로 베르너를 유심히 지켜봤다.

지난해 11월만 하더라도 독일 매체 '스카이스포츠'의 플로리안 플라텐버그 기자는 "맨유가 베르너 영입을 위해 라이프치히와 조기 논의를 진행했다"고 전할 정도였다. 맨유행이 가까워진 줄 알았는데, 토트넘이 빠르게 하이재킹하면서 계약을 체결했다.

▲ 티모 베르너가 토트넘으로 이적했다.

협상 과정에서 문제는 없었다. 토트넘행을 결정하는 데 걸린 시간은 단 2분이었다. 이적 시장 전문가 파브리지오 로마노 기자에 따르면 베르너가 토트넘행에 합의하는 데 걸린 시간은 단 2분이라고 한다. 그만큼 그는 토트넘에 합류하길 간절히 바랐다는 후문이다.

그에게 출전 기회와 함께 자존심 회복의 기회가 필요했다. 베르너는 분명 첼시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이러한 오명을 씻고자 다시 한번 이적을 선택했다고 볼 수 있다. 영국 매체 '데일리 메일'도 "베르너는 자신의 명성을 다시 쌓을 수 있길 원한다. 이러한 활약을 통해 독일 대표팀에도 승선하려고 한다"라고 언급했다.

영국 매체 '풋볼 런던'도 베르너의 정신력을 높게 평가했다. "베르너는 첼시에서 2년이라는 도전적인 기간을 보낸 뒤 독일 무대를 누비는 게 비교적 쉬웠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프리미어리그에서 실패자라는 인식을 고치기 원한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이런 유형의 선수를 데려오길 원했다."

베르너는 경기장 안팎에서 모두 힘을 보탤 수 있을 전망이다. 베르너는 첼시 시절부터 라커룸에서 가장 인기 있는 선수였다고 한다. '풋볼 런던'은 "라커룸에서 동료들과 잘 지냈다. 당시 동료 태미 에이브러햄은 라커룸에서 가장 재미있는 선수로 베르너를 뽑았다"라고 언급했다. 팀을 하나로 뭉치는 손흥민의 리더십과 베르너 특유의 친화력이 시너지를 낼 수 있다.

토트넘 유니폼을 입은 베르너의 의지가 불타오르고 있다. 그는 "포스테코글루 감독과 이야기할 때 다양한 포지션에서 뛸 수 있다고 말했다. 전방에서 모든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다는 게 나의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경기 중 변화를 줄 수 있는 선수가 있다면 좋을 것이다"라며 "나의 챔피언스리그 데뷔전은 이곳 토트넘 경기장에서 펼쳐졌다. 이곳이 나의 홈구장이 되었다. 득점할 때 관중들이 환호를 해준다면 정말 좋을 것이다"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 티모 베르너가 토트넘으로 이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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