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경찰, 이재명 피습 피의자 신상 비공개 결정에 “정치권 눈치 보느라 ‘몸 사리기’”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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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피습 피의자의 신상정보 비공개 소식이 전해지자 경찰이 사건의 정치·사회적 파장을 우려해 '몸 사리기'를 하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10일 지역 법조계에서는 전날 부산경찰청 신상정보공개위원회가 이 대표 피습 피의자 김모(60대) 씨의 얼굴, 이름, 나이 등 신상정보를 공개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을 두고 "지나치게 정무적 판단"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익명을 요구한 변호사는 "정치적 사건이 걸려있어서 경찰이 총선을 앞두고 피의자 신상정보를 공개하는 게 부담스러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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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정보공개위원회 결정 사유 공개 여부도 사안별로 ‘오락가락’
부산=이승륜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피습 피의자의 신상정보 비공개 소식이 전해지자 경찰이 사건의 정치·사회적 파장을 우려해 ‘몸 사리기’를 하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법조계는 “특례법상 정보 공개 기준에 해당하는 게 명확한데, 경찰이 비공개해놓고 이유를 밝히지 않으니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학계에서는 “위원회 결정 사유 공개 여부도 사안 별로 오락가락해 관련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10일 지역 법조계에서는 전날 부산경찰청 신상정보공개위원회가 이 대표 피습 피의자 김모(60대) 씨의 얼굴, 이름, 나이 등 신상정보를 공개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을 두고 “지나치게 정무적 판단”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신상공개에 찬성한 위원 수가 회의 참석자의 3분의 2를 넘지 않은 사실 외에 경찰이 “비공개 사유도 비공개가 원칙”이라며 소극적으로 나오자 의구심이 커진 것이다.
형사사건 전문 변호사들은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신상정보 공개가 확연히 예상된 사안인데, 위원회 판단 이유가 공개되지 않으니 의구심만 든다”고 지적했다. 경찰 출신의 이구영 변호사는 “현행범 체포니까 증거가 명백하다. 공당 대표의 목에 흉기 들이댄 사건이므로 범행의 잔인성·사안의 중대성도 해당한다. 범행을 저지른 피의자가 60대 남성이므로 정보 공개 제한 대상인 청소년도 아니다”며 “정치인 대상 테러 등 유사 범재 방지를 위해서도 신상 공개가 필요했다”고 주장했다. 익명을 요구한 변호사는 “정치적 사건이 걸려있어서 경찰이 총선을 앞두고 피의자 신상정보를 공개하는 게 부담스러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피의자의 신상정보가 공개되면 과거 정치적 행적 등이 논란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경찰이 고려했다는 이야기다. 수사 중 숨진 배우 이선균 씨의 사건을 계기로 경찰이 피의자 관련 정보 공개에 소극적일 수 있다는 해석도 나왔다.
사안에 따라 신상정보공개위원회의 결정 사유 공개 여부가 달라지는 것도 문제로 거론된다. 지난해 5월 또래 20대 여성 살해·시신 유기 혐의로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 받은 정유정의 신상정보 공개 때 경찰은 “범죄의 중대성·잔인성을 인정하고, 유사 범행 예방효과 등 공공 이익을 위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번 김 씨 사건과 관련해 경찰은 “경찰청의 피의자 얼굴 등 신상공개 지침에 따라 정보를 공개하면 사유를 밝히지만, 비공개 시 사유를 알리지 않는 게 원칙”이라고 보수적 태도를 보였다. 반면, 지난해 3월 인천경찰청의 남촌동 택시기사 강도 살인 피의자 신상정보 비공개 때는 “피의자 방어권 보장, 피의자 2명 중 1명 신상만 공개하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다” 등의 사유가 공개됐다. 지역 경찰청 신상정보공개위원회 판단 때마다 공개 방식이 다른 셈이다.
전문가들은 피의자 신상정보 공개와 관련한 판단이 오락가락하지 않도록 통일된 제도적 기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한다. 정의롬 부산외대 정치행정학과 교수는 “위원 성향을 불문하고 예측 가능한 범위의 결론이 나오도록 과거 판단 사례를 근거로 구체적 가이드 라인을 잡을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부산경찰청 수사본부 관계자는 “위원회 결정은 신상공개 지침, 관련 특례법 따라 판단한 결과”라면서 “규정대로 하기 때문에 정치권 상황은 고려 대상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한편, 부산경찰청은 10일 정치적 목적으로 이 대표를 살해하려 한 혐의(살인미수)로 김 씨를 검찰에 송치하고, 이날 오후 우철문 부산경찰청장 주재로 최종 사건 브리핑을 한다. 경찰은 또 김 씨의 범행 전 부탁을 받고 ‘남기는 말(변명문)’을 우편물로 보내주기로 약속한 혐의(살인미수 방조)로 공범인 70대 A 씨도 불구속 송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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