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 차리고 보니, 좋은 기회구나…” KIA 출신 28세 우완의 오키나와발 멘붕, 야구도 인생도 몰라요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정신 차리고 보니까, 나한테 좋은 기회구나 싶더라.”
NC 다이노스 우완 김재열(28)은 KIA 타이거즈의 2023년 오키나와 마무리캠프 명단에 포함, 정상적으로 훈련을 소화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2차 드래프트가 열렸고, NC로 간다는 소식을 들었다. 누구나 갑작스럽게 이런 상황을 맞이하면 ‘멘붕’이 온다.
김재열은 지난 8일 신년회를 마치고 “마무리캠프를 오키나와로 갔으니까, 100% 묶였겠구나 생각했다. 다른 팀으로 갈 것이라는 상상을 못하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소식을 들어서 당황했다”라고 했다. 그렇게 부리나케 짐을 싸서 KIA 사람들과 작별한 뒤 귀국, NC에 합류했다.
부산고를 졸업하고 2014년 2차 7라운드 71순위로 롯데 자이언츠에 입단했으나 1군 데뷔전은 2020년 KIA에서 치렀다. KIA에서 4년간 통산 94경기서 2승3패1세이브7홀드 평균자책점 6.36. 크게 눈에 띄지 않았다.
2022년에 전상현과 장현식, 마무리 정해영의 잔부상으로 필승계투조를 맡아 좋은 활약을 펼친 구간은 있었다. 그러나 오래가지 못했다. 현실적으로 불펜 뎁스가 좋은 KIA에 김재열의 자리는 마련되기 어려웠다.
그래서 김재열은 “정신 차리고 보니까 좋은 기회구나 싶다. 새롭게 좋은 기회를 받았다고 생각한다. 스스로 기대되는 한 해다. 집도 부산에 그대로 있다. 가족과 가까워졌다. 여러모로 좋은 기회가 왔다. 하늘이 돕는 것 같다”라고 했다.
김재열 말대로 NC는 KIA보다 뉴 페이스 불펜이 비집고 들어갈 틈은 있다. 물론 좌완 김영규와 우완 류진욱, 마무리 이용찬으로 이어지는 필승계투조가 확고하다. 그러나 김영규는 올해 선발 후보군에 들어갔다. 부활을 노리는 김시훈 역시 선발 후보다.
젊은 불펜 일부가 선발진에 들어갈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불펜 보충이 필요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또한, 강인권 감독은 “김재열도 일단 선발 경쟁에 들어간다”라고 했다. 일단 긴 이닝을 던질 수 있게 준비시킨다는 의미.
작년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 기준 패스트볼 평균 143.4km로 평범했다. 대신 커브와 포크볼을 두루 구사했다. 확실한 무기는 있다. 김재열은 “그동안 2군에서 NC와 많이 붙어보고 1군에서도 붙어서 좋은 인상을 남겼다. NC전을 잘 했다고 생각한다. 좋게 봐주셔서 감사하다”라고 했다.
2022년의 좋은 기억은 여전하다. 김재열은 “항상 패전처리였다. 1~2군을 왔다 갔다 하다 주어진 기회였다. 무조건 잡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필승조가 다 빠지면서 내가 무조건 나가야 했고, 그런 책임감을 처음 가져봤는데 좋은 것 같다. 책임감이 있어야 퍼포먼스나 집중력이 많이 올라온다”라고 했다. 아무래도 추격조는 동기부여가 덜 되는 게 사실이다.
작년에 KIA 2군에서 선발로도 던졌다. NC로선 김재열을 다양하게 활용할 전망이다. 김재열은 “2군에서 처음으로 선발 준비를 했는데 좋았다. 2군에서 선발로 던지다 1군에서 선발로 나가지 못해 루틴이 몸에 안 맞는 측면도 있었다”라고 했다.
김재열은 자신의 세일즈를 확실하게 했다. “선발도 해봤고 제작년 중간에서도 임팩트 있게 해봤다. 어떤 보직이든 기회만 있다면 잘 할 수 있다. 선발을 하다 중간으로 가는 건 언제든 가능하다. 팀에서도 선발이 필요하다고 하니, 그쪽으로 맞추다가 불펜으로 가도 경험이 있으니 잘할 수 있다. 선발투수로서 커브를 쓰니 편하지 않았다. 2군 손승락 감독님의 도움에 따라 커브를 많이 살렸다. 제구도 잡다 보니 경쟁력이 붙었다”라고 했다.
끝으로 김재열은 “NC에 와보니 초중고 직속 선후배가 많다. 벌써 적응을 다한 느낌이다. 주위에서 너무 잘 해줘서 불편함 없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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