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그 자체였던 인연' 우즈-나이키, 27년 동행이 끝났다... '황제의 다음 스폰서는?' 폭발적 관심 쏠린다

안호근 기자 2024. 1. 10. 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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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안호근 기자]
나이키 웨어와 모자를 쓰고 퍼팅을 성공시킨 뒤 포효하는 타이거 우즈. /사진=나이키 인스타그램
우승 후 우즈가 포효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49·미국)와 절대 떼려야 뗄 수 없을 것처럼 보였던 스폰서 나이키가 27년 동안 이어온 인연을 뒤로 하고 작별을 고했다.

우즈는 9일(한국시간)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27년 전 운 좋게도 나는 세계에서 가장 상징적인 브랜드 중 하나와 파트너십을 맺었다. 그 이후는 너무나 많은 놀라운 순간과 기억으로 가득 차 있었다(Over 27 years ago, I was fortunate to start a partnership with one of the most iconic brands in the world," Woods wrote. "The days since have been filled with so many amazing moments and memories)"고 전했다.

나이키와 작별을 공식 선언한 것이다. 나이키 또한 인스타그램을 통해 "타이거, 대단한 여정이었다(IT WAS A HELL OF A ROUND, TIGER)"라며 나이키 의류를 입고 포효하는 우즈의 사진과 함께 "타이거, 당신은 경쟁, 고정관념, 관습, 구식의 사고방식에 도전했다. 당신은 골프라는 제도 전체에 도전했다. 당신은 우리에게도 도전했다. 무엇보다도 당신 스스로에게도 그랬다. 그러한 도전에 대해 우리는 감사를 전한다(Tiger, you challenged your competition, stereotypes, conventions, the old school way of thinking. You challenged the entire institution of golf. You challenged us. And most of all, yourself. And for that challenge we're grateful)"고 존중의 뜻을 나타냈다.

우즈는 1996년 나이키와 처음 후원 계약을 맺었다. 당시로선 골프계 샛별에 불과했던 우즈에게 나이키는 무려 5년 4000만 달러라는 파격적 후원 조건을 제시했다. 이렇게 나이키와 우즈의 영화 같은 인연이 시작됐다.
나이키와 계약 후 초창기 시절의 우즈. /AFPBBNews=뉴스1
나이키를 등에 업은 우즈는 승승장구했다. 이미 1991년부터 미국 주니어 아마추어 3연패, 1994년부터 US 아마추어 3연패로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그였지만 우즈의 커리어는 나이키와 손을 잡은 그 이후부터 시작됐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나이키의 혜안은 적중했다. 우즈는 골프 역사를 새로 써나가기 시작했다. 이후 메이저 대회에서만 15승을 포함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총 82승을 거뒀다. 샘 스니드와 함께 PGA 투어 최다승 타이 기록이다. 우즈의 커리어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승승장구하는 우즈에게 나이키는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2001년 5년 1억 달러, 2006년 8년 최소 1억 6000만~3억 2000만 달러, 2013년 10년 2억 달러 계약을 맺었다. 총 후원액은 최소 5억 달러, 최대 6억 6000만 달러에 달했다.

그렇다고 나이키가 손해보는 장사를 한 것만은 아니다. 우즈는 의류는 물론이고 클럽, 공까지 나이키 제품을 사용했다. 영화 같은 일화가 있다.

2005년 마스터즈 16번 홀에서 나온 칩샷은 우즈의 커리어 중에서도 가장 손꼽히는 장면 중 하나다. 샷 자체도 뛰어났지만 마치 광고를 보는 듯한 장면으로 골프 팬들을 열광케 했다. 우즈의 칩샷은 가파른 경사를 따라 굴러내려가더니 홀 바로 앞에서 멈춰서는 듯 했다. 그러나 이내 아주 미세하게 다시 움직이더니 나이키 로고를 너무도 명확하게 보여준 뒤 그대로 홀로 빨려들어갔다.

2000년 PGA 챔피언십 때 타이거 우즈. /AFPBBNews=뉴스1
2000년 PGA 챔피언십 우승 때 타이거 우즈. /AFPBBNews=뉴스1
마침 중계화면은 홀로 굴러가는 우즈의 공을 클로즈업했고 너무도 완벽한 광고 한 편이 그대로 만들어졌다. 나이키는 실제로 이 장면을 광고로 활용했고 엄청난 마케팅 효과를 누렸다.

이 밖에도 나이키는 골프화와 의류 등에 그쳤던 골프 산업을 클럽으로도 확장했다. 우즈가 직접 사용하는 클럽은 그 자체로 엄청난 광고 효과였고 우즈는 나이키 클럽을 사용하면서도 뛰어난 성적을 뽐냈다.

서로를 향한 신뢰가 남달랐다. 우즈는 프로 무대에선 무명이나 마찬가지였던 자신을 진작에 알아보고 과감한 투자를 해준 나이키를 은인처럼 여겼고 나이키 또한 우즈와 함께 골프 사업을 크게 성장시킬 수 있었다.

다만 둘의 관계도 영원할 수는 없었다. 나이키의 골프 사업은 다른 것들에 비해 성공적이지 못했다.

나이키 빨간색 셔츠와 검은색 바지로 대변되는 의류는 시장은 물론이고 스코티 셰플러, 로리 매킬로이, 김주형 등 현역 선수들 사이에서도 여전히 인기를 누리고 있지만 용품은 그렇지 못했다.

나이키 드라이버 출시 때 우즈. /AFPBBNews=뉴스1
우즈를 모델로 많은 클럽을 출시했던 나이키. /AFPBBNews=뉴스1
우즈는 2016년까지 의류는 물론이고 용품까지 나이키 제품을 활용했으나 우즈의 압도적인 기량으로 인한 광고 효과에도 불구하고 나이키의 골프 용품은 시장에서 만족할 만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2016년을 끝으로 클럽은 물론이고 골프공조차 만들지 않았고 우즈도 이후 테일러메이드 클럽과 브리지스톤 골프공 등을 활용하기 시작했다.

우즈 또한 2013년 10년 계약을 맺은 이후 내림세를 타기 시작했다. 2014년부터 현재까지 3승에 그쳤고 2021년 치명적인 교통사고를 당한 이후엔 대회에도 자주 나서지 못하고 있다.

전성기는 지났지만 여전히 우즈가 이후 어떤 스폰서와 손을 잡을지 초미의 관심이 집중되는 가운데 그는 10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테일러메이드와의 각별한 인연을 강조했다.

우즈는 "열심히 일하면 숫자는 절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올해 테일러메이드와 함께 숫자가 바뀌고 있다(If you work hard, the numbers never lie. This year, with @taylormadegolf, the numbers are changing)"고 전했다. 클럽에 있어서는 테일러메이드에 대한 확실한 믿음을 나타낸 것이다.

머지않아 새로운 후원사가 밝혀질 전망이다. 우즈는 다음달 16일부터 19일까지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리비에라 컨트리클럽(파71)에서 열리는 2024 PGA 투어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총상금 2000만 달러)의 호스트로 나선다. 오랜 만에 출전이 예상되는 가운데 대회에 맞춰 새로운 의류를 포함한 후원사를 공개할 것으로 보인다.

타이거 우즈. /AFPBBNews=뉴스1
타이거 우즈. /AFPBBNews=뉴스1

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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