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보고 수술’ 오스틴 미 국방 전립선암…병명도 늑장 보고 ‘논란’
백악관 “권한 위임 시 통보하라” 명령
바이든, 오스틴 병명 이날 보고받아
중환자실에 입원하고도 백악관과 군 핵심 참모들에게 이를 알리지 않아 논란을 빚었던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의 병명이 9일(현지시간) 공개됐다.
팻 라이더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오스틴 장관이 전립선암 수술을 받았으며, 이후 요로감염이 발생해 입원했다는 내용의 월터리드 미군 의료센터 성명을 공유했다.
센터에 따르면 오스틴 장관은 지난해 12월 초 정기검사에서 전립선암 판정을 받았고, 같은 달 22일 월터리드센터에서 전립선절제술(Prostatectomy)로 불리는 최소침습수술(수술 시 절개 부위를 최소화한 수술법)을 받았다.
센터는 “오스틴 장관은 전신마취를 받았고 수술 다음 날 오전 귀가했다”며 “그의 전립선암은 초기에 발견됐고 예후가 좋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지난 1일 요로감염으로 심한 통증을 느껴 다시 입원했다. 정밀 검사 결과 배에 물이 차 장기 기능이 손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센터는 “그는 계속 호전되고 있으며 완치를 기대한다”며 “다만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밝혔다.
앞서 오스틴 장관은 자신이 입원한 사실을 군 통수권자인 조 바이든 대통령 등에게 사흘간 알리지 않아 비판을 받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4일에서야 오스틴 장관의 입원 사실을 보고받았고, 국방부는 이튿날 부랴부랴 성명을 통해 이를 외부에 알렸다.
이에 AP통신은 제프 자이언츠 대통령 비서실장이 이날 정부 관료들에게 “업무 권한을 다른 인원에게 위임할 시 백악관에 통보할 것”이라는 내용의 메모를 하달했다고 보도했다. 자이언츠 실장은 메모에서 “각 기관은 권한 위임을 준비하거나 위임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 백악관에 통보하고 실제 위임된 후 다시 알려달라”고 지시했다.
특히 그는 “각료가 전신마취가 필요한 수술을 받거나 입원하는 등 연락이 안 되는 상황에 있다면 권한은 위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스틴 장관의 이름을 직접 거론하진 않았지만, 사실상 그의 ‘미보고 수술’ 논란을 지적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오스틴 장관의 전립선암 진단 사실도 이날에야 보고 받은 것으로 나타나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오늘 아침까지 오스틴 장관 입원의 근본 원인이 전립선암이었다는 것을 몰랐다”면서 “오늘 아침에야 백악관은 오스틴 장관이 전립선암 판정을 받았다는 사실을 알았고 바이든 대통령은 그 직후 보고받았다”고 말했다.
손우성 기자 applepi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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