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닝쇼크'인데 주식 더 산다는 김대리···삼성전자 올해 일낸다고? [biz-플러스]
D램 흑자 전환 추정···반도체 10조 수익 기대
온디바이스 AI 선점한 갤럭시 효과까지
실적 부진 딛고 올해 35조원 영업익 전망
삼성전자(005930)가 지난해 4분기에 ‘어닝 쇼크(실적 충격)’ 수준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는 오히려 “실적 불확실성을 가로막고 있던 장애물들이 사라졌다”며 올해 실적의 대폭 개선을 전망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지난해 6조 원대 영업이익에 그쳤던 삼성전자가 올해 35조 원 수준의 수익을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0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회사의 지난해 4분기 연결 기준 잠정 실적은 매출 67조 원, 영업이익 2조 8000억 원이다. 금융 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의 증권사 영업이익 전망치 평균(컨센서스)은 3조 7441억 원이었지만 실제 잠정치는 이보다 1조 원 낮은 2조 8000억 원에 그쳤다. 예상보다 낮은 실적에 잠정 실적 발표일인 9일 주가 또한 전날보다 2.35% 하락한 7만 4700원을 기록했다.
연간 기준으로도 실적 부진은 뚜렷하게 나타났다. 연 매출 258조 2000억 원, 영업이익 6조 5000억 원이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14.58%, 영업이익은 35.03% 감소했다. 삼성전자의 연간 영업이익이 10조 원 아래로 떨어진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친 2008년 이후 15년 만에 처음이다. 지난해 국내 기업으로는 사상 최초로 기록한 300조 원대 연 매출도 다시 200조 원대로 내려갔다.
4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낮았던 것은 글로벌 TV·가전 수요 부진이 이어진 데다 지난해 꾸준히 삼성전자의 실적을 떠받쳤던 플래그십 스마트폰 출시 효과가 감소한 결과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반도체 또한 첨단 메모리 제품의 뚜렷한 상승 신호에도 불구하고 더블데이터레이트(DDR)4 등 구형 제품의 재고가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데다 시스템반도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등도 실적 부진이 이어지면서 조 단위 적자가 지속됐다.
긍정적인 실적 전망이 나오는 것은 반도체 부문의 실적 회복 신호가 뚜렷하기 때문이다. 4분기에 조 단위로 적자 규모를 줄였고 올해는 본격적인 흑자 전환이 예고됐다. DS 부문의 영업 손실 규모는 지난해 1분기 4조 5800억 원에서 분기마다 줄어 4분기에는 2조 원 수준으로 감소했을 것으로 추산된다. 증권가에서는 1분기에 적자를 수천억 원 단위로 더욱 줄인 뒤 2분기부터 본격적인 흑자 전환을 이룰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의 주력 제품인 D램의 경우 지난해 4분기에 1조 원 안팎의 흑자로 전환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올해 반도체 사업에서 10조 원 이상의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반도체 부문의 완만한 실적 개선 흐름 속에 삼성전자는 지난해 1분기 이후 3개 분기 연속 실적 개선 흐름을 이어가면서 올해 본격적인 상승 국면 진입에 대한 기류를 확인했다.
적극적인 감산 효과로 메모리 가격은 확연한 우상향 추세를 보이고 있고 특히 생성형 AI 열풍이 확산하면서 삼성전자가 강점을 지닌 모바일 D램과 HBM·CXL 등 고부가·고성능 제품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시장조사 업체 트렌드포스는 D램의 평균판매단가(ASP)가 지난해 4분기에 전 분기 대비 최대 18% 상승한 데 이어 올해 1분기에도 비슷한 수준으로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회복세가 비교적 더딘 낸드 또한 재고 소진 흐름이 가속화하면서 올해 안에 흑자로 전환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동희 SK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출하와 가격의 절충으로 단기 수익성 회복이 다소 더뎠지만 감산 지속과 출하 확대로 재고 건전화가 진행되고 있다”며 “메모리는 출하 가이던스(목표치)를 크게 상회하면서 회복했다”고 분석했다.
신제품 출시를 앞둔 스마트폰 사업도 실적 개선을 떠받치는 든든한 기둥 역할을 할 전망이다. 디바이스경험(DX) 부문에서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모바일경험(MX) 부문은 AI를 탑재한 최초의 온디바이스 AI인 갤럭시 S24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있다. 온디바이스 AI 스마트폰의 출시로 새로운 시장 선점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에서는 MX 부문이 올해 13조 원대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면서 DS 부문과 함께 실적 첨병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여기에 애플의 아이폰15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을 납품하면서 실적 호조를 이어가고 있는 삼성디스플레이(SDC)와 자동차 전기·전자 장비(전장) 사업에서 꾸준한 수익성을 보이고 있는 하만 등 자회사 또한 탄탄하게 뒤를 받칠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삼성전자가 지난해 대비 다섯 배가량 증가한 35조 원가량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에프앤가이드 컨센서스에 따르면 본격적인 반도체 업턴(상승 추세)에 올라타면서 삼성전자가 내년에는 49조 원대의 영업이익을 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올해 1분기에는 계절 효과 및 반도체 부문의 적자 축소에 기반해 전사 영업이익이 일부 개선되고 2분기부터는 본격적인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며 “4분기까지 구조적인 실적 회복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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