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터널 끝이 보인다”…반도체 적자폭 확 줄인 삼성, 이제 반등의 시간
AI 열풍으로 고성능반도체 고공행진
흑자전환 ‘열쇠’ 낸드도 분위기 달라져
4개 분기 연속으로 실적개선 전망
최근 생성형 인공지능(AI)의 열풍으로 고성능 반도체 수요가 확대되고, 온디바이스 AI의 확산으로 스마트폰·TV 등 완제품 판매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부품과 완제품의 ‘쌍끌이’를 기대하는 상황이다.
9일 삼성전자가 발표한 2023년 4분기 잠정실적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은 2조8000억원으로 분기 기준으로는 지난해 최대폭을 기록했다.
이같은 실적은 반도체를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의 실적 개선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1분기 4조5800억원까지 불어났던 삼성전자 DS부문의 영업적자는 4분기에는 2조2000억원까지 감소한 것으로 관측된다. 감산효과로 메모리반도체 고객사들의 재고 정상화가 이뤄졌고, 시장에서의 수요도 개선된 데 따른 것이다.
시장에서는 올해 전망을 더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메모리 출하량이 증가하고 평균판매단가(ASP)가 상승하는 흐름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주요 메모리 업체의 감산 효과로 2년 넘게 하락했던 D램·낸드 가격은 반등을 시작했다. 시장조사기업 D램익스체인지가 집계한 PC용 D램과 메모리카드·USB용 낸드의 고정거래가격은 작년 10월 이후 3개월 연속 상승하고 있다.
류영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PC, 모바일 일부 고객사의 신제품 출시와 재고 축적 수요가 맞물려 반도체 수급이 개선되는 중”이라며 “전방산업 회복에 따른 가동률 회복과 일반 메모리 수요 증가는 삼성전자에 하반기 가파른 실적 개선으로 연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더블데이터레이트(DDR)5와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AI 시대에 필수인 고성능 D램의 수요 또한 지속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특히 D램 여러 개를 수직으로 연결, 데이터 처리 속도를 끌어올린 HBM은 AI 시장 확대로 공급 부족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여기에 온디바이스 AI 시장의 성장세가 고용량·고성능 반도체 수요를 끌어올리고 있다.
뿐만 아니라 낸드 시장에서의 회복기가 가까워졌다는 점 또한 고무적이다. 시장에서는 지난해 4분기 삼성전자가 D램 부문에서 8000억원대의 흑자를 냈지만, 낸드 부문에서는 2조원대가 넘는 적자가 난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 DS부문의 흑자전환 열쇠는 낸드에 있다는 의미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낸드 시황이 올해 1분기들어 개선되고 있고, 가격인상에 대해 고객사들의 수용도 또한 높아지고 있다”며 “낸드 수요 또한 미국을 중심으로 개선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부문에서의 상승 분위기에 힘입어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도 작년 4분기에 비해 영업이익 개선세를 이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4개 분기 연속 실적 개선 흐름이 계속될 수 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DS부문 뿐 아니라 다른 사업부에서도 실적 반등을 예상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작년 4분기 삼성디스플레이(SDC)와 모바일경험(MX)부문이 각각 2조원·2조5000억원대의 이익을 내고, 영상디스플레이(VD)·가전 부문에서는 100억원 안팎의 영업적자를 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VD·가전 부문의 부진은 수요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경쟁 심화로 실적 개선이 더뎠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SDC는 주요 고객사인 애플의 플래그십 제품인 아이폰15 판매 호조와 함께 신제품 수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며 견조한 실적을 달성했다.
MX부문은 스마트폰 출하가 감소하는 4분기의 계절적 특성에 부합하는 실적을 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MX부문의 연간 이익은 2022년 실적(11조3800억원)을 초과해 달성한 것으로 추측된다.
VD·가전·MX사업부를 포괄하는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은 AI가 적용된 제품을 올해의 ‘돌파구’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온디바이스 AI폰인 갤럭시S24와 삼성 AI 스크린, AI 기술이 적용된 비스포크 가전과 AI노트북인 갤럭시 북4 등 AI 제품을 대거 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이 35조원대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반도체 뿐 아니라 모바일경험(MX)·디스플레이·가전 등 전 부문에서의 흑자가 예상되는 데 따른 것이다.
삼성전자는 오는 31일 사업부별 실적을 포함한 작년 4분기·연간 확정 실적을 발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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