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건설 위기 부른 '빚의 네트워크', 어디서 터질지 모른다
11일에 워크아웃 무산되면 법정관리 수순
태영 뿐만 아니라 부동산 대출 전반적 위기
부동산개발 시행사, 사업비 90% 이상이 빚
건설사·수분양자도 '빚의 네트워크'로 연결
부동산 경기 나빠지면 '빚의 연쇄폭발' 우려
무책임한 대출 줄이고 후분양제도 고려해야
■ 방송 : CBS 라디오 <오뜨밀 라이브> FM 98.1 (20:05~21:00)
■ 진행 : 채선아 아나운서
■ 대담 : 조석영 PD, 신혜림 PD
◇ 채선아> 좀 더 밀도 있게 알아볼 이슈 짚어보는 뉴스 탐구생활 시간입니다. 조석영 PD, 신혜림 PD 나와 계세요.
◆ 조석영, 신혜림> 안녕하세요.
◇ 채선아> SBS의 모기업이기도 한 태영건설 관련 뉴스가 계속 나오고 있어요. 태영건설이 국내 건설사 중에는 시공 순위가 16위에 해당하는 중견 건설사인데 지난 연말, 워크아웃을 신청했죠.
◆ 신혜림> 워크아웃이 무슨 개념인지부터 정리해볼게요. 워크아웃은 부도의 전 단계예요. 부도는 쉽게 말하면 은행 거래가 정지된다, 기업이 돈 거래를 못하게 되는 상황이 발생하는 거죠. 워크아웃은 회사가 부도가 나기 전에 신청을 해볼 수 있는 기업 개선 절차입니다. 돈을 회사에 빌려준 사람들, 채권단이 모여서 '기업에 어느 정도 지원 좀 해줄게. 대출을 연장해 줄게. 원금 깎아주거나 이자 미뤄줄게' 이런 식의 대책을 주고 기업도 우리가 어떻게 하겠다는 대책을 내놓는 거죠. 서로 얘기가 잘 돼서 채권단 75%가 동의하면 워크아웃이 시작되는 거고, 만약 동의가 안 되면 기업은 부도 처리가 됩니다.
◆ 신혜림> 또 같이 나오는 용어 중에 법정 관리라는 게 있어요. 법정 관리는 보통 부도가 난 다음에 열리는 절차입니다. 법원으로 기업 운영의 운전대가 넘어가요. 회사가 가진 것 중에 뭘 살릴지 뭘 죽일지 법원이 판단하는 겁니다. 부도가 나면 이 법정 관리를 받거나 혹은 스스로 회사를 알아서 정리하는 청산 절차를 밟거나 하는 거죠.
◆ 조석영> 청산은 말할 것도 없고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추가자금 투입이 안돼요. 태영 입장에선 건설현장마다 연결돼있는 협력업체들 돈도 못 줄 거고, 이제 다시는 건설사업 못하는 거니까 이 단계까진 피하고 싶을 거고 워크아웃에서 끝내고 싶은 거죠.
◇ 채선아> 그래서 태영은 워크아웃을 신청해 놓은 상태고 이걸 논의하는 공식적인 회의가 11일 목요일에 예정돼있거든요. 그런데 이미 지난주 수요일에 채권단과 태영 측의 만남이 있었어요. 여기서 태영건설의 창업주가 눈물을 흘리면서 기사가 많이 났죠.
◆ 조석영> 맞아요. 윤세영 티와이홀딩스 회장이 지난주 수요일에 채권단과 만난 자리에서 여러 발언을 했어요. 본인 스스로 "나이 90 넘어 뭐하는 거냐, 노욕 아니냐" 이런 질타를 받는다고 직접 말하면서도 태영이 무너지면 협력업체들도 피해를 본다, 건설업계 줄 도산이다, 경제 위기가 올 수 있다.. 이런 얘길 하면서 고개를 숙였는데 당시만 해도 채권단은 분위기가 안 좋았습니다. 8일 월요일에 태영 그룹이 890억 규모의 자금을 태영건설에 넣기로 하고, 9일 화요일에는 '필요할 경우 티와이 홀딩스나 SBS 같은 그룹 안의 다른 기업들 지분도 담보로 잡아 돈을 마련하겠다'고 한 뒤로는 긍정적인 분위기가 있다고 하고요. 과연 11일 목요일에 태영 워크아웃이 어떻게 될지는 지켜봐야겠습니다.
◆ 신혜림>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태영건설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잖아요. 그런데 이번 사태가 태영건설에만 그치는 게 아니라 우리나라 경제 전체의 위기가 될 수 있다는 얘기는 왜 나오는 건지 설명이 필요할 것 같아요.
◆ 조석영> 태영건설과 함께 언급되는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가 중요합니다. 이 부동산 PF가 뭔지, 왜 우리 경제에 부담, 혹은 위기까지 불러올 수 있는지 정리해볼게요. 아파트든 상가든 우리나라에서 부동산 개발 사업을 할 때는 빚을 내서 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 빚이 바로 PF 대출입니다. 이 PF 대출을 받는 주체는 누구냐, 바로 시행사죠.
◆ 신혜림> 시행사는 어디에 아파트를 지어야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땅도 사고, 국가에서 허락 받고, 아파트 지을 건설사 찾아서 건설하게 하고, 실제 분양까지 이 부동산 개발사업을 총괄하는 회사입니다. 태영건설 같은 건설사는 시공사라고 하고요.
◆ 조석영> 시공사는 시행사가 세워둔 계획에 따라 집을 짓기 때문에 시행사가 일종의 감독 같은 거죠. 부동산 PF(Project Financing)이라는 게 결국 이 시행사가 금융기관으로부터 빌리는 돈이에요.
◆ 신혜림> 부동산 사업이라는 게 시행사가 돈을 빌리면서 시작되는 거라고 보면 되겠네요.
◆ 조석영> 부동산 사업은 처음부터 끝까지 그 빚으로 묶여있습니다. 특히 부동산 PF는 크게 브릿지론과 본PF로 나뉘는데, 시행사가 집 짓는 과정을 따라가면서 설명을 해드릴게요. 집을 지으려면 우선 땅이 필요하죠. 여기부터 돈이 어마어마하게 듭니다. 지금 아파트 분양가에서 땅값 비중이 지난해 11월 기준으로 수도권 45% 서울은 56%거든요. 서울에서 아파트 10억 짜리 분양 받으면 그 중에 5억 6천은 땅값이란 얘기죠. 만약 대규모 아파트 단지를 짓는다고하면 이 땅값만 몇천 억, 몇조 원까지 들어갑니다.
◇ 채선아> 시행사가 그 돈을 어디서 구하나요?
◆ 조석영> 시행사가 엄청나게 돈이 많으면 자기 돈으로 하면 될 텐데 보통 그렇지 않습니다. 평균적으로 시행사는 땅값의 무려 70~90%를 대출을 받아요. 시작부터 어마어마한 빚이 필요한 거죠. 시행사가 금융기관들을 돌아다니면서 '우리 여기에 아파트를 지을 거니까 얼마 빌려주세요'라고 하는데, 이 단계에서 빌리는 돈을 브릿지론이라고 합니다.
◆ 신혜림> 계획만 가지고 억 단위 조 단위 돈 빌려주는 건 위험할 수 있겠는데요.
◆ 조석영> 그러다 보니까 소위 1금융권이라고 부르는 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이런 시중은행들에서 대출을 받는 게 아니라 2금융권으로 갑니다. 저축은행이나 증권사가 아주 높은 금리를 붙여서 대출을 해주는데 금리가 최근엔 법정 상한인 최대 20%까지 가기도 한다더라고요. 어쨌든 이 브릿지론을 금융기관으로부터 받아서 땅을 사는 게 부동산 개발사업의 시작입니다.
◇ 채선아> 그렇게 땅을 사고 난 뒤에는 어떻게 되나요?
◆ 조석영> 국가로부터 '여기 집 짓겠습니다' 허가를 받고요. 시공사를 구해서 건설을 맡깁니다. 여기서 등장하는 시공사가 태영건설을 비롯한 삼성물산, 현대건설, 대우건설, GS건설, 호반건설 같은 건설사죠. 이 건설사들이 집을 지을 때도 돈이 필요한데 이것도 빚내서 합니다. 이때 빌리는 돈이 바로 본 PF예요.
◆ 신혜림> 빚으로 산 땅 위에다가 빚으로 집을 짓는 거네요.
◆ 조석영> 그렇습니다. 브릿지론과 달린 본PF는 시중은행이나 보험사처럼 큰 돈 만지는 금융기관들이 상대적인 저금리로 빌려줍니다. 금리가 낮게는 5%에서 높게는 10% 정도 된다고 하더라고요. 그럼 이 본PF로 받은 돈을 가지고 금리가 높은 브릿지론을 상환하고요. 나머지로 집 짓고, 거기 모자란 돈은 분양 받은 사람들(수분양자)이 낸 중도금으로 채웁니다. 그리고 본PF는 언제 갚느냐, 수분양자가 잔금까지 치르면 그 돈 가지고 상환하는 거죠.
◇ 채선아> 정리를 해보면 집 짓는 과정을 총괄하는 시행사가, 땅을 살 때 저축은행이나 증권사에서 돈을 빌리고(브릿지론), 집을 지을 때는 시중은행이나 보험사에서 돈을 빌리고(본PF), 나중에 수분양자로부터 중도금까지 받아서, 이 돈으로 사업을 한다는 거네요.
◆ 신혜림> 시행사 입장에서는 집 짓는데 자기 돈을 거의 안 쓰고 빚으로만 짓는 거네요.
◆ 조석영> 한국금융연구원에 따르면 시행사는 대개 전체 사업비의 5%에서 10%만 가지고 이 모든 사업을 진행합니다.
◇ 채선아> 이제 부동산 PF라는 것의 구조는 알겠는데, 지금 위기를 맞은 태영건설은 이 돈을 빌리러 다니는 시행사가 아니라 시공사잖아요. 그런데 어쩌다 위기에 처한 거죠?
◆ 조석영> 시행사는 보통 작은 기업이 많습니다. 웬만해선 이름도 모르는 곳들이죠. 반면에 시공사는 삼성물산, 현대건설, 이렇게 큰 회사들이 많고 태영건설도 꽤 유명한 회사예요. 그러다보니 본PF 단계에서 은행이 시행사에 돈을 빌려줄 때 이 건설사들이 보증을 서줍니다.
◇ 채선아> 건설사가 더 크고 유명하니까.
◆ 신혜림> 자기들이 건설도 할 건데 그 건설에 필요한 돈을 빌릴 때 보증도 자기들이 서는 거예요?
◆ 조석영> 시공사 입장에선 자기들이 지을 건물이니까, 사실상 사업에 한 배를 탄 거죠. 그래서 보증채무라는 걸 지게 되는데, 태영이 문제가 된 게 바로 이 보증채무입니다. 태영이 직접 빌린 돈이 1조 3천억 정도라고 해요. 그런데 전국 122곳의 사업장에서 보증을 서서 간접적으로 가진 채무가 9조 1816억입니다.
◆ 신혜림> 태영이 직접 빌린 것보다 보증 선 빚이 훨씬 많네요.
◆조석영> 그래서 지금 위험하다는 거죠. 사실 이렇게 아파트 한 번 지을 때마다 시행사부터 시공사, 금융기관, 분양 받아서 중도금 낸 사람들까지 모두가 빚의 네트워크로 연결돼있는 상황입니다. 이 부동산 사업이 잘 되면, 그래서 분양도 다 되고, 이익이 많이 남으면 이 빚의 네트워크 안에 들어와 있는 사람들 모두 행복하겠죠. 문제는 이익이 안 남을 때입니다.
◇ 채선아> 지금 부동산 경기가 안 좋다는 얘기 계속 나오고 앞으로도 전망이 밝지가 않아요.
◆ 조석영> 그렇습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기준으론 올해는 전년 대비 주택 매매가 2% 정도 하락할 것이라고 하는데요. 이렇게 부동산 경기가 안 좋아서 개발사업의 수익성이 악화되면 빚의 네트워크가 연쇄폭발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게 문제입니다. 지금 금리가 높아서 집 사기가 어렵잖아요. 게다가 앞으로 집값이 많이 오를 거란 전망도 없으면 집을 안 사겠죠.
◆ 신혜림> 아파트를 짓다 말거나, 지어놓고도 분양이 안 될 수가 있잖아요.
◆ 조석영> 미분양이 나면 당장 집 짓는데 필요한 중도금부터 부족하겠죠. 건설회사 입장에서는 노동자들 임금 줘야죠, 자재값 줘야죠, 온갖 운영비가 들 텐데 그 돈을 줄 수가 없습니다. 그러다보면 최악의 경우 사업이 무산될 수 있는데 이러면 건설을 총괄하는 시공사뿐만 아니라 거기서 또 이런저런 사업을 나눠 받은 협력업체들까지 망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돈 빌려준 금융기관들도 빌려준 돈을 못 받을 수 있으니까 위험해집니다. 그럼 그 금융기관들, 은행이나 저축은행 이용하는 고객들까지도 피해를 입을 수 있죠. 이게 바로 부동산 PF로부터 시작된 위기가 우리나라 경제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나는 태영건설과 아무 관련이 없어도, 태영을 중심으로 연결돼있는 빚의 네트워크 안에는 내가 거래하는 금융기관들이 포함돼있을 수 있죠.
◇ 채선아> 게다가 태영건설이 짓고 있는 그 아파트 입주자가 한 2만 가구 정도 된대요. 이 사람들은 입주 기다리다가 그냥 날벼락 맞을 수도 있는 거예요.
◆ 신혜림> 이 분들이 지금 가장 불안할 것 같네요.
◆ 조석영> 그렇죠. 태영이 워크아웃에 들어가든 그게 안돼서 부도가 나고 법정관리에 들어가든 지금 벌여놓은 사업들 중에 어떤 건 계속하고, 어떤 건 정리할지 판단에 들어갈 텐데요. 어느 쪽이든지 공사가 지연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런데 분양 받아놓고 입주가 미뤄지면 자금 계획부터 향후 몇 년 사이에 짜놓은 인생 설계가 크게 흔들립니다.
◇ 채선아> 입주 시점에 맞춰서 자금 계획을 세워놨을 테니까요.
◆ 조석영> 최악의 경우에 사업이 중단되면, 보증이 돼있는 경우엔 중도금 원금이라도 돌려받을 수 있는데, 이자는 날리는 거고요. 최악에 최악의 경우에 보증까지 안 돼 있으면 원금 보전을 위해 법적 분쟁까지 해야 될 상황이 올 수 있습니다.
◇ 채선아> 그 최악의 경우로 가지 않으려고 태영 측도, 정부도 방법을 마련해보자고 하는 건데, 지난 연말에는 공적 자금, 그러니까 세금을 투입하겠단 얘기도 잠깐 나왔어요.
◆ 조석영> 잠깐 나왔다가 들어갔습니다. 지금 태영 사태에는 공적자금 투입을 안 한다는 게 정부 입장인데요. 이 위기가 만약 태영건설에서 끝나지 않고 부동산 PF 대출 전반으로 번진다면, 그래서 금융기관들이 위험해진다면 공적자금 투입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이미 비슷한 일이 있었어요. 2011년에 있었던 부산 저축은행 사태죠.
◆ 신혜림> 그때도 부동산 PF 위기로 저축은행 부실이 시작됐고, IMF를 안 겪은 세대에게는 은행이 망할 수도 있다는 걸 처음 알게 해준 사건이었죠.
◆ 조석영> 그때 부산에 있는 저축은행들을 중심으로 무리하게 PF 많이 빌려줬다가 무더기로 저축은행들이 문을 닫았죠. 돈 떼인 피해자만 10만 명으로 추산되고요. 여기에 투입된 공적자금이 27조 원 정도 되는데 2021년까지 회수된 돈이 14조가 안 됩니다. 대략 50% 정도 회수됐다고 해요.
◇ 채선아> 지난해 7월 쯤에 똑같은 얘기를 한 번 했어요. 새마을금고가 혹시 부동산 PF 때문에 위험한 거 아니냐는 얘기였는데, 불과 몇 달 안 지나서 또 이런 얘기가 나오니까 불안할 수밖에 없죠.
◆ 조석영> 부동산 경기가 안 좋아서 벌어지는 일이긴 한데, 부동산 경기는 좋았다가 안 좋았다가를 반복하고 그게 꼭 언제가 좋을지 나쁠지 맞추기가 어렵잖아요. 아무리 부동산 경기가 나쁘다고 하더라도 큰 위기가 발생하진 않을 수 있도록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겠죠.
◆ 조석영> 전문가들 의견을 종합해보면, 먼저 시행사와 금융기관의 책임성 강화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시행사가 부동산 개발사업을 하면서 전체 사업비의 5~10%만 자기들 돈을 가지고 시작한다고 했잖아요. 그럼 나머지 90%는 빚이라는 얘기거든요. 그런데 미국 같은 경우에는 시행사가 전체 사업비의 20~30% 정도는 가지고 사업을 시작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한국 시행사들은 땅을 살 때 대출 비중이 70-90%인데, 미국 시행사는 50% 미만이라고 하고요, 무엇보다 미국에선 분양 받은 사람들 중도금을 사업에 쓰지 않습니다.
물론 우리나라는 미국과 주거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단순 비교가 힘들지만, 어쨌든 시행사의 책임성 강화는 필요하다는 얘기가 나오고요. 무리하게 돈을 빌려주는 금융기관들이 문제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어떤 저축은행들은 자기자본 대비 200% 넘는 PF 대출을 해주기도 한다는 거예요.
◇ 채선아> 왜 그렇게 무리해서 빌려주는 거예요?
◆ 조석영> 그게 사업이 잘 되던 시절엔 대박이었기 때문입니다. 브릿지론 대출이 통과가 되면 해당 금융기관 임원들이 수수료를 몇십 억씩 받고 사원이나 대리들도 몇 억씩 받을 정도로 빚으로 돈 잔치를 했다는 거죠.
◆ 신혜림> 상환이 끝난 뒤도 아니고 대출이 성사됐을 때 그렇게 수수료를 받는 게 이해가 안되네요.
◆ 조석영> 그래서 상환하면 수수료 줘야 된다는 얘기도 나오더라고요. 그리고 본PF를 내주는 시중은행들도 사업성을 제대로 검토해서 안 되겠다 싶으면 대출을 안 해줘야 하는데 그걸 엄밀하게 보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 채선아> 시행사와 금융기관이 좀 더 잘해야 된다는 얘기네요.
◆ 조석영> 그게 한 갈래고, 두 번째는 선분양보다는 후분양을 늘리자는 얘긴데요. 우리나라는 일부 후분양이 있긴 하지만 대부분 선분양이에요. 그래서 분양받은 사람들이 낸 중도금으로 집을 지으니까 일반 시민들조차 이 빚의 네트워크에 들어가야 되잖아요. 그래서 장기적으로 후분양제로 가야 되는 거 아니냐라는 얘기가 나옵니다.
◆ 조석영> 사실 후분양제가 무조건 좋은 건 아니예요. 건설사 대출이자 비용 같은 게 분양가에 전가되니까 분양가 자체가 올라갈 수 있다고 하고요. 무엇보다 중소건설사 같은 경우에는 중도금 없이 집을 지을 여력이 안 되니까 아예 건설업을 접어버릴 수 있고 그렇게 되면 주택 공급이 감소돼서 집값은 더 오를 거라는 우려도 있습니다. 그래서 후분양이 정답이라고 하기는 어렵지만 지금 시행사와 시공사부터 금융기관, 개인까지 모두 빚의 네트워크로 연결돼있는 상황, 어제 부도가 날지 모르는 상황을 계속 방치할 것인가, 뭔가 대책이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죠.
◇ 채선아> 당장 분양받은 사람 입장에서는 나도 이 빚의 네트워크 안에 들어가있다는 걸 인식하고 있는게 중요할 거 같아요.
◆ 신혜림> 저는 아파트 분양받을 생각도 없는 사람인데 그 빚의 네트워크에 들어가있는 저축은행이나 은행 계좌를 갖고 있는 것만으로 무섭다는 생각이 드네요.
◇ 채선아> 여기까지 태영건설 워크아웃 논란을 통해서 부동산 PF가 뭔지 집중적으로 탐구해 봤습니다. 조석영 PD, 신혜림 PD, 수고하셨습니다.
◆ 조석영, 신혜림>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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