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S+] 기대 못미친 삼성전자 실적… 올해 전망은 '청신호'

삼성전자가 지난해 6조54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 사진=뉴시스

삼성전자의 지난해 영업이익이 15년 만에 최저를 기록하며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메모리 업황 회복을 바탕으로 실적 개선 흐름을 유지하면서 올해 본격적인 반등에 나설 것이란 기대는 더 커지고 있다.

지난 9일 삼성전자가 공개한 지난해 연간 잠정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84.92% 급감한 6조5400억원이다. 매출 역시 전년대비 14.58% 줄어든 258조1600억원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이번 실적은 증권가의 예상치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 당초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삼성전자의 2023년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매출 261조5436억원, 영업이익 7조4886억원이었다. 삼성전자의 연간 영업이익이 10조원을 하회한 것은 금융위기 당시인 지난 2008년 6조319억원 이후 15년 만이다.

4분기 실적 역시 기대치에 못미쳤다.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삼성전자의 4분기 실적 컨센서스는 매출 70조3601억원, 영업이익 3조7441억원이지만 실제로는 매출 67조원, 영업이익 2조8000억원을 거둔 것으로 잠정집계됐다. 전년동기대비 매출은 4.91% 줄고 영업이익은 35.03% 급감한 것이다.

삼성전자 반도체(DS) 부문에서 메모리 실적은 개선됐지만 비메모리 부문에서 적자폭이 늘었을 것이란 분석이다. 한동희 SK증권 연구원은 "메모리는 출하 가이던스를 크게 상회하며 회복했지만 글로벌 세트 수요 부진에 따른 비메모리 적자 폭이 확대된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도 "LSI(대규모 집적회로)는 제한적인 전방 수요 개선 상황 속 1조원에 가까운 영업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특히 파운드리는 4㎚ 가동률 상승에도 제한적인 수율 개선과 주요 고객향 통신칩 출하 지연 등이 발생하면서 부진한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지난해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지만 이는 바닥을 통과한 것으로 보고있다.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황에 본격적인 상승세에 접어든만큼 올해는 실적 개선을 기대해도 좋다는 관측이다.

개선 흐름은 유지되고 있다. 지난해 1~2분기 4조원대 였던 삼성전자의 반도체 적자는 3분기 3조7500억원으로 줄었고 4분기에는 1~2조원대로 축소됐을 것으로 보인다. 전체 영업이익도 지난해 2분기엔 1조원을 하회했다가 3분기 2조4000억원대로 올라섰고 4분기엔 2조8000억원대로 늘어나며 완만한 상승세를 그리고 있다.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삼성전자의 올해 연간 실적 컨센서스는 매출 304조9548억원, 영업이익 35조93억원이다. 컨센서스가 실현될 경우 삼성전자는 2020년(35조9939억원)이후 4년 만에 연간 30조원대 영업이익을 회복하게 된다. 매출 역시 2022년(302조2314억원)이후 2년 만에 300조원대 재진입이다.

김영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올해 삼성전자의 실적 전망치를 하향 조정해야 할 변화요인은 제한적인 것으로 판단한다"며 "올해 온디바이스 AI 적용 갤럭시24 출시 효과와 연중 D램 가격 인상, HBM3/3E 퀄에 따른 실적 및 모멘텀 개선이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이한듬 기자 mumfor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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