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김현숙 "여가부, 더 일하기 좋은 조직으로 과감히 개편"

양정우 2024. 1. 10. 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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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은 "여가부 탄생이라는 상징성 때문에 현 부처의 모습을 고집하는 것보다, 변화하는 시대 상황에 맞게 좀 더 일하기 좋은 형태로 조직을 과감하게 개편하는 게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연합뉴스와 만나 여가부 폐지와 관련한 입장을 묻는 말에 이같이 답하며 "여가부 폐지가 고유의 기능을 없애는 걸로 생각한다면 큰 오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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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가부 장관 연합뉴스 인터뷰…"여가부 폐지로 고유기능 없어진다는 건 오해"
'청소년 전용' 마약재활 센터 추진…"이미 사의 표명, 자리 연연하지 않아"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 인터뷰 (서울=연합뉴스) 최재구 기자 =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이 지난 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4.1.10 jjaeck9@yna.co.kr

(서울=연합뉴스) 양정우 이상서 기자 =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은 "여가부 탄생이라는 상징성 때문에 현 부처의 모습을 고집하는 것보다, 변화하는 시대 상황에 맞게 좀 더 일하기 좋은 형태로 조직을 과감하게 개편하는 게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연합뉴스와 만나 여가부 폐지와 관련한 입장을 묻는 말에 이같이 답하며 "여가부 폐지가 고유의 기능을 없애는 걸로 생각한다면 큰 오해"라고 말했다.

지난해 여론의 도마 위에 올랐던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대회'를 두고는 "조금 더 많이 준비했어야 했는데 아쉽다"면서도 "비 온 다음에 땅이 굳듯이 굳건한 마음을 갖게 되고, 좀 더 많은 책임감을 느끼게 됐다"고 했다.

작년 9월 사의를 표명한 바 있는 김 장관은 거취 문제를 두고는 "자리에 연연하지 않겠다. 임명권자의 결정을 따르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김 장관과 나눈 일문일답.

-- 여성가족부 장관을 맡은 지 1년 8개월이 됐다. 그간 소회가 궁금하다.

▲ 올해 3년 차다. 처음에 임명된 장관이 하는 일이 부처가 맡은 고유한 업무 영역을 잘하는 건데, 아시다시피 여성가족부는 정치적인 시험대에 있었다. 그래서 여가부 조직 개편 문제와 더불어 어떻게 고유한 업무를 잘 헤쳐 나갈 것인지, 두 가지 다 생각해야 하는 어려운 점이 있었다. 그래서 더 바빴다. 현장 방문과 간담회를 174회 진행했고, 부처 공무원들과 대화도 많이 나눴다.

-- 여가부 폐지를 어떻게 봐야 하는가.

▲ 국민께서 여가부의 고유한 기능을 없애는 걸로 생각하신다면 정말 오해다. 기능을 어떤 형태로 구현할 것인지에 대한 조직의 형태는 시대마다, 나라마다 다르지 않은가. 지난해 뉴질랜드, 독일, 스웨덴에 다녀왔다. 독일의 경우 메르켈 전 총리가 정치 시작하면서 가장 먼저 맡았던 부서가 여성청소년부였다. 그게 노인과 아동, 가족까지 통합된 부서로 바뀌었다. 스웨덴의 경우 고용부에서 여성 업무를 담당한다. 우리도 여가부의 처음 탄생에 대한 상징성 때문에 현재 부처의 모습을 계속 고집하는 것보다는 변화하는 시대 상황에 맞게 조금 더 일하기 좋은 형태로 조직을 과감하게 개편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여성가족부에 관심, 애정 가져달라" (서울=연합뉴스) 최재구 기자 =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이 지난 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4.1.10 jjaeck9@yna.co.kr

-- 이런 부분에 대한 정부의 설명이 부족했던 것은 아닐까.

▲ 당시(현 정부 출범 초기) 언론 인터뷰를 굉장히 많이 했다. 어떤 이념적인 프레임에 갇혀 국회에서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통과되지 못해 대단히 안타깝다.

-- 저출산 문제가 심각하다. 여가부가 이를 해소하기 위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가.

▲ '젠더(남녀) 갈등'이 심할수록 결혼 의향이 낮아진다. (저출산 문제 해결은) 여가부 혼자 힘으로는 안 된다. 노동시장 공정성, 조직문화, 돌봄을 함께 해야 한다.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칠 때(숭실대 경제학과 교수 휴직 중) 학생들 의견을 들어보면 '결혼은 선택이지만, 일은 필수'라고 말한다. 결혼하고 아이를 낳아도 직장생활이 가능하도록 '일·가정 양립'이 이뤄져야 한다. '우리 회사가 결혼하거나 출산하는 것에 대해 친화적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야 한다. 주거 문제도 중요하지만, 일을 하는 데서 차별이 없다고 생각한다면 더 용기를 내서 결혼하고 출산도 할 것으로 생각한다.

그래서 저출산 대책으로 하나만 꼽으라고 한다면 '일·가정 양립의 직장문화'가 중요하다고 본다. 특히 중소기업에서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 청소년 마약 문제가 심각하다. 작년 경찰에 검거된 청소년 마약사범이 1천명을 넘었다. 직전 해보다 3배 넘게 늘어난 수치다. 청소년 정책을 총괄하는 여가부도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청소년 마약 문제와 관련한 대응책이 있다면.

▲ '청소년디딤센터'라고 경기 용인과 대구 달성 2곳이 있는데, 전북 익산과 광주에도 새 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나아가 추가로 1곳을 더 마련하고자 한다. 이들 센터 중 한 곳을 청소년 마약치료를 전담하는 재활센터로 만들고자 한다. 그간 '청소년 전용 마약재활 센터'는 없었다. 아울러 학교 밖 청소년도 마약 예방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관련 지침을 개정했다.

"저출산 해법은 '일·가정 양립의 직장문화'" (서울=연합뉴스) 최재구 기자 =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이 지난 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4.1.10 jjaeck9@yna.co.kr

-- 지난해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대회'가 여러 어려움 속에 치러졌다. 주무 부처 장관으로서 당시 잼버리대회를 돌아본다면.

▲ 초기에 애로가 있었다. 그래서 그 부분에 대해 국민께 사과드렸다. 조금 더 많이 준비했어야 했는데 아쉽다.

말씀을 안 드릴 수 없는 부분도 있다. 잼버리 행사는 야영지 상태와 날씨가 매우 중요한데, 농지였던 야영지의 배수 문제와 폭염 대비 나무 그늘이 없었던 것이 힘든 부분이었다. 그리고 비가 굉장히 많이 오다가 갑자기 더워졌다. 그다음 태풍까지 왔다.

다만 어려운 상황에서도 여가부뿐만 아니라 정부, 지자체는 물론 종교시설, 민간 기업들이 합심해 잘 마무리했다고 본다. 다시 한번 도움을 주신 모든 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비 온 다음에 땅이 굳듯이 굳건한 마음을 갖게 되고, 좀 더 많은 책임감을 느끼게 됐다. 우리 여가부 공무원들이 굉장히 힘들었지만, 굉장히 고생도 많았다.

-- 사의 표명한 게 작년 9월이다. 거취를 둘러싼 여러 이야기가 많다.

▲ 저는 이미 사의를 표명했다. 자리에 연연하지 않는다. 그다음은 임명권자의 결정 사항이라고 생각한다. 매일매일 최선을 다하고 있다.

-- 국민께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 여가부에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하는 일을 좀 더 자세히 살펴봐 주셨으면 좋겠다. 비록 업무가 작아 보이지만, 굉장히 촘촘하고 세세하게 신경 써야 하는 업무다. 여가부 정책의 수혜자들은 국민 중에서 가장 약자인 분들이 많다. 그분들을 섬세하게 살피는 한 해가 되도록 하겠다.

edd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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