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이게 들어갔네' 앨리웁 패스가 3점슛 둔갑, 본인도 "100% 행운" 멋쩍은 웃음
패스를 하려고 던진 볼이 그대로 림을 통과했다. 본인도, 동료들도 놀란 '앨리웁 패스 3점슛'을 던진 이호현(32·부산 KCC 이지스)이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그만큼 이날 슛 감각이 좋았다.
KCC는 9일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4라운드 울산 현대모비스 피버스와 홈경기에서 91-86 승리를 거뒀다.
7연승을 질주하다 3연패에 빠진 후 앞선 경기(7일 소노전)에서 연패를 탈출했던 KCC는 2연승을 달리며 시즌 전적 15승 12패(승률 0.556)를 기록, 4위 창원 LG에 2경기 차로 쫓아갔다. 또한 홈에서 9승 3패의 성적을 거두면서 '홈 스위트 홈'을 증명했다.
이날 KCC는 5명의 선수가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리면서 상대를 폭격했다. '퐁당퐁당'으로 홈 3연전이 있는 만큼 KCC는 로테이션을 적극 활용하며 최준용이나 허웅, 라건아 등 주축 선수들이 20분대 중반의 출전시간을 가져갔다.
특히 올 시즌 팀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1쿼터에서 어시스트 4개를 기록하며 볼 배급을 제대로 수행했다. 허웅과 좋은 호흡을 보이며 2번의 득점에 기여했고, 이후로도 시야를 넓히며 날카로운 패스를 찔러넣었다.
쿼터 중반에는 본인이 직접 3점포를 가동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 장면이 화제가 됐다. 현대모비스 게이지 프림의 3점 시도가 실패한 후 이승현이 리바운드를 따냈고, 이호현이 볼을 인계받아 코트를 넘어왔다. 이호현은 골밑에 있던 라건아를 향해 앨리웁 패스를 했는데, 공은 라건아가 아닌 림으로 빨려들어갔다. 슛 동작으로 보이지 않았지만 득점에 성공하자 전창진 KCC 감독도 미소를 지을 정도였다.
이호현은 경기 후 이 장면에 대해 "100% 패스였다. 패스를 했는데 운 좋게 들어갔다"며 멋쩍게 웃었다. 그는 "슛을 쏘려고 했던 게 아니라 라건아를 보고 줬는데 100% '럭키'다. 잘못 준 거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후로도 이호현의 활약은 이어졌다. 2쿼터 초반에는 직접 돌파 후 레이업으로 득점에 성공했고, 페이크 동작으로 상대를 속이며 추가 점수를 올렸다. 3쿼터에는 3점슛 2개를 성공시키면서 현대모비스의 추격을 뿌리쳤다. 팀이 필요한 순간마다 점수를 올려주면서 승리에 기여했다.
경기 후 전창진 감독도 "(이호현이) 굉장히 잘했다. 오늘 몸도 가벼웠다"며 "중요할 때 점수 차 벌리는 득점이 적재적소에 나왔다"고 칭찬했다. 그는 "호현이는 리딩 가드지만 슈팅 능력 가진 선수다. 사이드 득점 도와주는 부분이 상당히 좋았다"는 평가도 이어갔다. 이호현은 "최근에 1쿼터 경기력이 안 좋았는데, 오늘은 1쿼터부터 집중한 게 잘 됐다"며 이날 경기를 총평했다.
이호현은 "워낙 잘하는 선수들과 뛰다보니 부담 아닌 부담이다. (송)교창이나 애들이 농구에 대해 더 알려준다. 그런 부분이 있어 하나하나 맞춰갈 수 있었다"며 "최대한 리딩 하려고 하는데 오늘은 잘된 것 같아 좋다"고 밝혔다. 이어 "슛감이 좋다보니 선수들이 저를 많이 봐준다"며 "경기마다 감 좋은 선수를 기억하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2014년 프로 데뷔 후 고양 오리온과 서울 삼성을 거친 이호현은 올 시즌을 앞두고 KCC와 4년 계약을 맺고 이적했다. 지난해 6000만 원이었던 몸값이 올해는 2억 4000만 원(연봉 1억 6800만 원, 인센티브 7200만 원)까지 상승했다. 9일 경기까지 이호현은 올 시즌 26경기에서 평균 25분 56초를 소화하며 8.2득점 2.3리바운드 2.6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일익을 담당하고 있다.
부산=양정웅 기자 orionbear@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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