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 규모 작으면 불리"…플랫폼법 추진에 입점 중소상공인 '난색'

김형준 기자 2024. 1. 10.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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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위원회가 제정을 추진하고 있는 '플랫폼 공정경쟁 촉진법'이 플랫폼 입점 중소상공인들의 우려를 사고 있다.

백운섭 협회장은 "공정위의 법 제정 취지는 현장을 모르는 것"이라며 "규제가 심해지면 플랫폼사들의 조건이 까다로워지고 그 여파는 결국 중소상공인과 소비자들에게 돌아올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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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플랫폼 독식 막아 소상공인 피해 완화"
입점 소상공인들 "해외 플랫폼 잠식 우려…피해는 소비자에게"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이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플랫폼의 독과점을 규제하는 '플랫폼 경쟁촉진법' 제정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서울=뉴스1) 김형준 기자 = 공정거래위원회가 제정을 추진하고 있는 '플랫폼 공정경쟁 촉진법'이 플랫폼 입점 중소상공인들의 우려를 사고 있다. 오프라인 판매 감소로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활로를 찾고 있는 현 상황에 제동이 걸릴 수 있어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지난달 국무회의에서 플랫폼 공정경쟁 촉진법(플랫폼법)을 도입하겠다고 보고했다. 플랫폼법은 일부 독과점 플랫폼의 시장 교란을 차단하기 위해 감시를 강화하는 것이 골자다.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은 신년사에서 "소수의 플랫폼 사업자가 시장을 독식함에 따른 소비자·소상공인·스타트업의 피해가 빈번하게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라며 "경쟁 및 소비자 보호 당국으로서 방치할 수 없다는 사명감을 갖고 플랫폼법 제정에 적극 대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법안을 통해 독과점 플랫폼의 편법적인 지배력 확장이 차단되고 스타트업들이 경쟁하는 시장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소상공인의 경제적 부담도 완화할 것이란 전망이다.

이러한 취지와 반대로 업계는 법안에 우려를 표하며 반대하고 있다. 특히 플랫폼에 입점한 중소상공인들의 우려가 높다.

한국플랫폼입점사업자협회는 입장문을 내고 "중소상공인들의 생존을 위협하는 플랫폼법 제정에 반대한다"며 "온라인 플랫폼 산업을 통한 진정한 상생방안을 모색해 줄 것을 촉구한다"고 입장을 분명히 했다.

협회는 "오프라인 창업과 운영은 치솟는 폐업률로 5년 생존율이 20%가 채 되지 않는 고통의 시기를 보내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온라인 플랫폼 입점을 통해 초보자들도 쉽게 온라인으로 판로를 확대하고 새로운 희망을 키워가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정부와 국회는 이제 그 기회마저 앗아가려 한다"며 "이러한 법률을 제정하는데 제대로 된 시장 분석이 있었는지 호소한다"고 말했다.

중소상공인들은 정부의 규제 강화로 플랫폼 기업들의 책임이 강화되면 자연스럽게 규모를 갖춘 검증된 판매자의 상품을 중심으로 취급하게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진입장벽이 높아져 유일한 대안 판로였던 플랫폼 입점과 관리 등의 과정이 까다로워져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 국내 플랫폼 기업들의 경쟁력이 약화해 해외 대형 플랫폼들이 시장을 잠식할 수 있다고 지적하며 단순히 규제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플랫폼 사업자, 이용자, 중소상공인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제도를 구축하기 위해 시장조사를 실시할 것을 요청했다.

백운섭 협회장은 "공정위의 법 제정 취지는 현장을 모르는 것"이라며 "규제가 심해지면 플랫폼사들의 조건이 까다로워지고 그 여파는 결국 중소상공인과 소비자들에게 돌아올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결국 입점사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플랫폼들이 자율규제를 잘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만들어야 한다"며 "규제 강화가 나쁜 것은 아니지만, (소상공인들이) 힘든 상황에서 규제보단 지원이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한편 소상공인 주무 부처인 중기부는 공정위와 법안 관련 검토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영주 중기부 장관은 전날 진행한 현장방문에서 기자들과 만나 "현재 (플랫폼법을) 검토하고 있다"며 "곧 (관련 사항을) 말씀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중기부 관계자도 "(법안 관련) 우려와 다양한 입장들이 있는 것을 알고 있으며 공정위와 함께 여러 사항을 검토하고 있다"며 "아직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긴 어렵다"고 했다.

j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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