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24] “투명 TV는 우리가 원조”… 삼성vsLG, 기술력 경쟁·신경전 치열
삼성전자, 마이크로 LED로… LG전자는 무선 OLED로 구현
삼성전자 “투명엔 마이크로 LED가 나아”
LG전자 “삼성 기술은 TV로 만드는데 시간 걸릴 것”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세계 최대 IT 전시회 ‘CES 2024’에서 나란히 투명 패널 TV를 공개한 가운데, 양사 간 기 싸움이 치열하다. 2010년대 중반부터 투명 디스플레이 기술에 연구개발(R&D) 투자를 해 온 삼성과 LG는 이번 전시회에서 자사 기술의 우수성을 강조하는 한편 상대방 기술을 평가절하했다.
CES 2024 개막 전날인 8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국내외 미디어의 눈길이 쏠린 건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각각 내놓은 세계 최초 투명 TV다. 삼성전자는 투명 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LED) TV를, LG전자는 투명 무선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를 선보여 투명 TV 기술력을 뽐냈다. LG전자는 LG디스플레이의 투명 OLED를 썼고, 삼성전자는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의 자체 투명 마이크로 LED 패널을 사용했다.
◇ ”TV로 만드는데 오래 걸릴 것”vs“15년 전에도 생각했던 것”
투명 패널 TV는 10여년 전에도 LCD(액정표시장치) 패널 기반 사이니지와 같은 상업용 디스플레이 제품으로 시장에 소개된 적이 있다. 하지만, 실제 제품으로 상용화되지는 못했다. LCD가 가진 색재현력 문제와 함께 수익성이 없다는 이유로 개발을 주도했던 일본 기업들도 현재는 연구개발을 거의 포기한 상태다. 그러나 최근 삼성과 LG의 TV 혁신 기술 경쟁이 맹렬해지면서 대중의 눈길을 끄는 차세대 TV 제품으로 투명 TV가 다시 부상했다.
이날 진행된 기업별 부스 투어에서 오혜원 LG전자 HE사업본부 브랜드커뮤니케이션 담당 상무는 “삼성전자가 이번에 소개한 투명 마이크로 LED TV는 기술을 강조한 것으로 ‘TV화’하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면서 “반면 LG전자의 투명 무선 올레드는 바로 상용화가 가능한 상태로, 차이가 있다”라고 했다. 실제 삼성전자는 투명 마이크로 LED TV의 상용화 계획이 잡히지 않았고 시장 가치를 타진하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반면 LG전자는 투명 무선 OLED를 늦어도 올 하반기 한국에서부터 판매를 시작할 것이라고 했다.
삼성전자는 투명 패널 TV를 구현하는 데 OLED가 아닌 마이크로 LED를 택한 건 그만큼 마이크로 LED가 OLED보다 밝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투명 패널은 밝을수록 투과율이 높아 더 선명한 영상을 구현하기 적합하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 VD사업부 관계자는 “LG가 내세우는 투명 스크린은 삼성이 15년 전에도 생각했던 것이며 LG가 주로 쇼케이스 등에 투명 패널을 사용하는 컨셉트도 그때와 같다”며 “현재로서는 마이크로 LED가 밝기와 색재현력 측면에서 훨씬 낫다”라고 했다.
◇ 기술 개발은 10년 전부터… 초기 시장 선점이 관건
삼성과 LG는 10여년 전부터 투명 디스플레이 기술 상용화를 위해 물밑 경쟁을 벌여왔다. 파나소닉, 소니 등 일본 기업들이 ‘CES 2016′에서 LCD 기반 투명 디스플레이 기술을 선보였지만, LCD 패널이 가진 한계로 인해 투명도를 높이는 데 한계가 있었다.
OLED 패널로 대형 투명 디스플레이 기술을 가장 먼저 선보인 건 삼성디스플레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2015년 55인치 대형 화면으로 투명·미러형 OLED 패널을 공개했다. 당시 삼성디스플레이가 공개한 투명 OLED는 세계 최고 수준인 45%의 투과율과 100%의 색재현력(NTSC 기준)을 갖추고 있다. 당시 투명 LCD는 투과율 10%대, 색재현력은 70%대 수준에 머물렀다.
2017년에는 LG디스플레이가 77인치 투명 플렉시블 OLED를 공개하며 응수했다. 정부의 투명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국책 과제를 수주, 59개월간 연구개발을 거쳐 77인치, UHD(3840×2160) 해상도, 투과율 40%, 곡률반경 80R(반지름이 80㎜인 원의 휜 정도)을 구현하는 투명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를 세계 최초로 개발한 것이다.
연내 LG전자의 투명 무선 OLED TV가 국내 시장에 등판하게 되면 투명 패널 TV 경쟁은 시장에서 성과로 이어질 전망이다. 오 상무는 “회사의 전략은 역설적으로 TV를 집에 두면서도 사라지게끔 하는 것”이라며 “다음엔 대중이 또다시 더 놀라운 걸 볼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라고 했다. 그는 “프리미엄 중에서도 롤러블보다 좀 더 대중적인 투명 TV가 새로운 패러다임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다음 세대 TV는 투명에 방점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명숙 삼성전자 VD사업부 마케팅그룹장(상무)은 “이번에 투명 마이크로 LED TV를 공개했듯, 차세대 제품을 준비하고 있다”며 “고객사들과 새로운 시장 개척 가능성을 검토하려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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