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스마트폰 경쟁 채비나서는 中 기업… 챗GPT 사용 제한에 자체 LLM 개발 박차

김민국 기자 2024. 1. 10.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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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보·샤오미 등 中 기업, 올해 1분기 자체 LLM 적용한 스마트폰 공개
챗GPT 접속 차단한 中 정부… 원활한 제품 출시 위해 중국산 LLM 써야
챗GPT로 질문만 해도 4000만원… 비용 절감 위해 자체 LLM 개발 진행
”中, 14억 인구 빅데이터로 LLM 기능 빠르게 고도화 할 것”
샤오미 기업 로고.

올해 AI(인공지능) 스마트폰 출시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중국 주요 스마트폰 기업들이 자체 LLM(대규모언어모델)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중국 업체들은 챗GPT를 비롯한 빅테크의 생성형AI 도입 비용이 비싼데다 정부에서도 해외 생성형 AI 사용을 제한하고 있기 때문에 앞다퉈 자체 LLM 개발에 나서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 중국 기업의 LLM 성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지만 이들이 자국내 거대한 사용자에서 나오는 빅데이터와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시장에서 빠르게 입지를 늘릴 것이라 보고 있다.

◇ 삼성, 애플 AI폰 출시 예고… 中 스마트폰 제조사, 시장 선점위해 온디바이스 AI용 LLM 개발 주력

9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주요 스마트폰 업체들은 LLM을 개발 중이거나 개발을 마치고 제품에 이를 적용해 출시하기 시작했다. 중국 CCID(정보·산업개발연구소) 연구소에 따르면 중국의 대규모 언어모델 연구개발 기업이 19개를 넘어섰으며 이중 15개 기업의 모델이 정식으로 등록됐다. CCID는 지난해 중국 LLM 시장 규모는 132억3000만위안(약 2조4279억원)으로 전년 대비 성장률이 110%였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은 애플과 삼성전자 등 글로벌 상위권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AI가 적용된 기기 출시를 예고하자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달 17일(현지 시각) AI 스마트폰인 ‘갤럭시 S24′를 공개할 방침이다. 애플도 오는 9월 아이폰 16에 미국 컬럼비아대학교와 공동 개발한 생성형 AI를 탑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아너는 올해 1분기내 스마트폰 온디바이스 AI(기기 자체에서 AI를 사용하는 기술)에 쓰일 LLM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아너는 지난해 10월 개발 중인 LLM 성능 일부를 공개하기도 했다. 음성 비서에 명령어를 입력하면 사진과 영상이 담긴 짧은 비디오를 제작하는 성능을 선보였다. 아너는 외부 정보로 훈련되는 LLM과 달리 장치 사용자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개인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LLM을 개발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보의 AI 스마트폰 x100. /비보 제공

비보는 자체 LLM인 ‘블루LM’을 지난해 11월 공개하고 기능을 고도화하고 있다. 블루LM은 온디바이스 AI에 적합한 70억개의 매개변수를 갖췄다. 비보는 블루LM을 발표한 시기에 이를 적용한 AI 스마트폰인 x100도 함께 출시했다. x100에는 AI가 블로그 게시물이나 각종 리뷰를 대신 작성하는 기능이 적용돼 있다. 현재는 후면 카메라를 통해 앞에 있는 물체를 감지하고 시각장애인 이용자에게 설명해주는 기능이 추가됐다.

샤오미는 지난달 26일(현지시각) 자체 LLM인 ‘미(Mi)LM’을 올해 공개할 예정인 스마트폰 신제품 ‘샤오미 14′ 시리즈 전 모델에 적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샤오미는 지난해 8월 미LM을 공개했는데, 현재 모바일 비서 샤오(Xiao) AI에 이를 탑재하고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오포도 지난해 9월 LLM인 ‘안데스(Andes)GPT’를 공개하고 이를 기반으로 한 AI 비서 서비스를 출시했다. 이를 통해 오포는 자사 스마트폰 사용자에게 이메일 작성, 회의 요약, 노래 만들기, 사진 편집 등의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 中 스마트폰사, 비용 문제·정부 제재 피하기 위해 자체 LLM 개발

전문가들은 중국 스마트폰 기업이 자체 LLM 개발에 집중하는 데에는 비용 문제가 크다고 보고 있다. 스마트폰 후발주자로서 ‘중저가’ 가격으로 승부를 봐야하는 중국 업체들에게는 오픈AI의 챗GPT를 비롯한 빅테크의 언어모델을 도입하는 비용이 부담일 수 밖에 없다.

업계에 따르면 특정 기업이 서비스에 챗GPT-4를 이용할 경우, 500자 질문 한 개당 0.12달러(약 158원)를 개발사인 오픈AI에 지불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루 1만명의 이용자가 챗GPT-4에 질문만 입력해도 한달 기준으로 약 4700만원의 비용이 드는 셈이다. 질문 이후 이어질 답변까지 고려하면 실제 비용은 더 커진다.

중국 스마트폰업체들이 자체 LLM을 개발하는 것은 중국 정부가 해외 생성형 AI가 탑재된 챗봇 사용을 제한한 영향도 크다. 최근 챗GPT가 중국 정부 입장에 반하는 답변을 내놓으면서, 중국 정부는 챗GPT 사용 제재에 나섰다. 중국 규제 당국은 지난해 2월 챗GPT의 우회접속을 차단했다.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 입장에서는 AI 시장에서의 원활한 제품 출시를 위해 자체 LLM 개발이 필수적인 셈이다.

최재식 카이스트 AI 대학원 교수는 “지금까지 공개된 중국 LLM의 성능이 좋지는 않지만, 현지업체는 14억 인구에서 나오는 빅데이터를 통해 성능을 빠르게 고도화할 수 있다”며 “현재 중국 내 다수의 LLM이 등장하고 있어 개발사 간 가격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 때문에 중국 기업들이 저렴한 가격을 앞세 고객사를 빠르게 늘릴 가능성도 크다”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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