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FT, 암흑 터널 지나 부활 조짐… 거래량 반등에 게임·유통사도 관심
코인 가격 오르자 NFT도 투자자 늘어
솔라나 기반 NFT, 이더리움 NFT 추월
대체불가토큰(NFT)에 대한 투자 열기가 되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 2022년 테라·루나 폭락 사태 등을 거치면서 식어버린 NFT 거래량이 최근 비트코인을 비롯한 주요 가상자산 가격이 반등하자, 최근 빠르게 회복되고 있는 것이다.
NFT가 다시 관심을 끌기 시작하면서 유통과 게임업계 등을 중심으로 기업들도 잇따라 신규 NFT 발행에 나서는 등 관련 마케팅을 확대하고 있다.
◇ 코인 시장 볕 들자 NFT도 부활
업비트는 9일 가상자산 전문 매체인 더블록의 자료을 인용, 지난해 12월 한 달간 글로벌 시장의 전체 NFT 거래량이 약 18억달러(약 2조4000억원)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한창 투자 열기가 뜨거웠던 2021~2022년 초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지난해 월 거래량 기준으로는 가장 많은 수치에 해당한다.
NFT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디지털 자산의 소유권을 증명하는 가상의 토큰이다. 소유권이나 판매 이력 등이 블록체인에 영구적으로 저장되며, 상호 교환이나 위·변조가 불가능하다는 특징이 있다. 미술품 시장이나 스포츠·엔터테인먼트, 게임, 유통업계 등에서 NFT를 발행해 판매하는 곳이 많다.
지난 2021년 가상자산 가격이 크게 오르자, NFT 시장도 호황을 맞았다. 당시 NFT로 발행된 디지털 미술품들이 잇따라 거액에 팔리며, 전 세계적으로 화제가 됐다. 예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과거 연인으로 알려진 그라임스의 NFT 기반 디지털 미술품 10점이 온라인 경매에서 10분 만에 580만달러(약 77억원)에 완판됐다.
한창 열기가 정점을 찍었던 지난 2022년 1월 NFT 시장의 월간 거래량은 60억달러(약 8조원)를 넘어서기도 했다.
그러나 테라·루나 폭락 사태와 세계 3위 가상자산 거래소였던 FTX의 파산 등으로 코인 시장이 침체하면서 NFT 시장의 호황도 막을 내렸다. 유행처럼 NFT를 발행했던 기업들도 관심을 거뒀다. NFT 시장 분석업체인 댐갬블은 지난해 9월 7만3257개의 NFT를 분석한 뒤 이 중 95%가 아무런 가치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전하기도 했다.
쇠락하던 NFT 시장의 최근 회복은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의 승인 기대감으로 가상자산 시장이 살아난 데 따른 것으로 파악된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주요 알트코인 가격이 크게 상승하자, 투자자들이 NFT에도 다시 관심을 돌리기 시작한 것이다.
코인 시장과 NFT의 연관성은 알트코인의 가격 차이를 통해 명확히 드러난다. 더블록에 따르면 지난달 솔라나 기반의 NFT의 거래량은 3억6000만달러를 기록, 최초로 이더리움 기반 NFT 거래량을 추월했다. 같은 기간 코인 시장에서 이더리움은 약 10% 오르는 데 그친 반면, 솔라나는 100% 넘게 급등했다.
가상자산업계 관계자는 “이달에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비트코인 현물 ETF의 출시를 승인하면,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자산의 가격은 계속 오름세를 보일 것”이라며 “회복세 초입에 들어선 NFT 시장의 거래량도 당분간 계속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 유통·게임업계도 반색…신규 발행 잇따라
NFT 시장이 반등하면서, 한동안 관심을 껐던 기업들도 최근 잇따라 NFT를 활용한 마케팅을 다시 시작하고 있다. 특히 블록체인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게임사와 젊은 층의 유행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유통업계 등에서 NFT를 발행하거나, 관련 마케팅에 나선 곳이 많다.
게임사 컴투스의 블록체인 관련 자회사인 컴투스플랫폼은 오는 4월 열리는 ‘지구방위대 후뢰시맨’의 국내 방영 35주년 기념 팬미팅 티켓을 NFT로 판매하기로 했다. 후뢰시맨은 국내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특촬물이다. 컴투스는 지난해 후뢰시맨의 공식 피규어와 여러 관련 상품을 받을 수 있는 후뢰시맨 공식 NFT를 발행하기도 했다.
스타벅스는 지난달 미술품 관련 플랫폼인 프린트베이커리와 협업해 NFT 발행을 준비 중이다.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나만의 컵’이라는 콘셉트의 이 NFT는 스타벅스 이미지가 담긴 컵, 텀블러 등을 활용해 제작됐다. 스타벅스는 환경 보호를 위해 개인 컵 사용을 확대하려는 목적에서 NFT를 발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업비트 투자자보호센터 관계자는 “시장 침체에도 스타벅스, 나이키 등 여러 글로벌 기업이 NFT 프로젝트에 지속적으로 투자해 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기업의 진입으로 명확한 유틸리티를 갖춘 NFT가 늘수록 시장의 선순환 구조가 자리를 잡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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