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AI와의 삶` 원년] 일상이 될 AI스마트폰… 앱서비스 경쟁 가열
삼성, 갤S24에 적용 차별화 나서
네이버 등 플랫폼 업체도 고도화
<2024, 'AI와의 삶' 원년③ - 개화하는 온디바이스AI 시대>
올해 가장 뜨거운 AI(인공지능) 경쟁은 손안의 스마트폰 위에서 펼쳐진다. 삼성을 필두로 구글, 퀄컴 등 글로벌 IT(정보기술) 기업은 저마다 온디바이스 AI 기술을 강화하고 경쟁에 나섰다. 혁신을 이끌 수 있는 완전히 새로운 단말이 본격적으로 선보이는 동시에 이동통신사, 플랫폼 기업들은 스마트폰에 탑재하는 앱 서비스를 통해 일상을 바꾸는 시도를 할 전망이다.
AI는 지난해까지 생성형 AI가 화두로 떠오르면서 체스나 게임에서 '인간과의 대결'을 펼치는 등 화려한 기술을 선보였다. 올해부터 태동기를 넘어 산업과 생활 현장으로 확산하면서 실용적인 기술로 우리 일상을 바꿀 것으로 보인다.
이 가운데 신년부터 AI가 파고든 스마트폰이 가져올 변화에 대한 기대가 크다. 한때 단순 연락용이었던 스마트폰은 이제 현대인의 '분신'이 됐다. 스마트폰 알람으로 일어나자마자 날씨와 일정을 확인하고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접속해 지인들의 일상과 생각을 공유한다. 모바일 뱅킹으로 은행 업무를 처리하고, 뉴스를 검색하기도 하면서 스마트폰은 단순 기기가 아니라 우리 일상을 송두리째 바꿔 놓았다.
AI는 그간 수요가 침체됐던 스마트폰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어 줄 것이란 기대를 모은다. 스마트폰 수요를 이끌 동인으로 기존 HW(하드웨어) 폼팩터의 변화보다는 SW(소프트웨어) 변화가 지목되는 가운데 '온디바이스 AI'가 정점에서 꽃을 피울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4'에서도 온디바이스 AI가 키워드로 떠올랐다. 클라우드의 한계를 넘어설 것으로 평가되는 온디바이스 AI는 기기 자체에서 데이터를 처리해 개인 정보가 클라우드로 전송되지 않아 보안이 강화되고 응답속도도 매우 빠르다. 이번 CES서 AI 반도체 선두주자로 꼽히는 엔비디아는 'AI 대중화 시대'를 선언하면서 온디바이스 AI에 맞춰 새 GPU(그래픽처리장치) 'RTX 40 시리즈 슈퍼'를 공개하기도 했다.
온디바이스 AI 기술은 애플 시리나 삼성 빅스비, 구글 어시스턴트 같은 보조적 수준을 넘어서 실제 콘텐츠를 제공하고 이미지나 여행 일정을 생성하거나 이메일의 초안을 작성하는 등 생성형 AI 접목으로 적극적인 일상 도우미 역할을 해줄 전망이다.
올해 가장 먼저 포문을 여는 사업자는 오는 17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서 AI 스마트폰을 공개하는 삼성전자다. "갤럭시 AI가 온다"라는 타이틀을 언팩에 내건 삼성전자는 온디바이스 AI를 필두로 오픈형 생태계를 지향한다. 새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S24' 시리즈뿐 아니라 무선 이어폰이나 스마트워치 등에도 온디바이스 AI 적용을 넓히며 경쟁사와 차별화할 전망이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갤S24 시리즈에 자체 개발한 '삼성 가우스(Gauss)'와 함께 구글의 제미나이, 오픈AI의 챗GPT 등 AI 모델을 복수 탑재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 'AI폰'으로 무기로 경쟁사인 애플보다 앞선 기술 혁신을 제시하겠다는 포부다.
AI 열풍에서 비껴있던 애플 또한 LLM(거대언어모델)을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면서 올 하반기 공개할 '아이폰16'에 생성형 AI를 탑재할 것으로 전망된다. 구글은 지난해 10월 생성형 AI 기반 '픽셀8' 시리즈를 공개하면서 공격적으로 AI 확장에 나섰다. 사진 속 인물, 사물을 움직여 적절한 배경을 대체할 수 있는 매직 에디터나 여러 장의 사진을 찍어 가장 적합한 표정을 찾는 '베스트 샷' 등 다양한 AI 기능도 소개했다. 화웨이, 샤오미, 비보 등 중국 스마트폰 업체 또한 온디바이스 AI 기기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서비스 기술 경쟁도 치열하다. 이미 국내에서는 SK텔레콤이 AI 개인비서 앱인 '에이닷(A.)'으로 일상 변화를 이끌고 있다. 기존의 번역 앱을 이용해야 하는 것과 달리 에이닷에서는 전화 상에서 실시간 통역이 가능하고 AI가 통화 내용과 맥락을 분석해준다.
네이버, 카카오 등 플랫폼 업체는 자사 킬러 서비스에 AI를 붙이며 고도화에 나선다. 네이버는 한국어에 최적화된 LLM '하이퍼클로바X'를 공개하고 검색·콘텐츠에 활용하고, 카카오는 국민 메신저인 카카오톡에 AI를 결합해 맞춤형 콘텐츠 큐레이션인 'AI콘텐츠봇'을 선보인다. 생성형 AI 챗GPT 개발사인 오픈AI는 'AI판 앱스토어'인 GPT스토어를 조만간 출시하며 모바일 생태계의 중심을 AI로 가져오겠다는 각오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AI폰 경쟁은 피부에 와닿는 '일상을 바꾸는 AI'가 키워드"라며 "가장 먼저 AI폰 타이틀을 쟁취하는 사업자가 스마트폰 미래를 이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나인기자 silkni@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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