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우어 경력은 끝! 누구도 기회 주지 않을 것" 목소리 높인 ML 前 단장…'악동'의 빅리그 복귀는 가능할까?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바우어의 메이저리그 커리어는 끝났다"
미국 '디 애슬레틱'은 9일(이하 한국시각) 메이저리그 팬들로부터 질문을 받고 크리스 커슈너와 브랜단 쿠티 기자가 답변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트레버 바우어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트레버 바우어는 지난 2011년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3순위로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지명을 받고 프로 무대에 발을 들였다. 대졸 출신으로 '즉시전력감'으로 분류된 바우어는 입단 1년 만에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게 됐고, 4경기에 등판해 1승 2패 평균자책점 6.06의 성적을 남겼다. 그리고 이듬해 클리블랜드 인디언스(現 가디언스)로 이적했다.
바우어의 전성기가 시작된 것은 클리블랜드 시절이었다. 바우어는 이적 직후에도 이렇다 할 두각을 나타내지 못햇으나, 2014년 26경기에 등판하는 등 첫음으로 풀타임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하며 5승 8패 평균자책점 4.18의 성적을 남기더니, 2015년 데뷔 첫 두 자릿수 승리를 수확, 31경기(30선발)에서 11승 12패 평균자책점 4.55의 성적을 남겼다.
이후 바우어의 앞날은 승승장구의 연속이었다. 바우어는 2016년 12승(8패) 평균자책점 4.26을 마크, 2017년에는 무려 17승을 수확했다. 2018년 12승 평균자책점 2.21로 활약한 후 2019시즌 중 신시내티로 이적했다. 그리고 바우어는 코로나19로 인해 단축시즌이 열린 2020년 11경기(2완투)에서 5승 4패 평균자책점 1.73으로 내셔널리그 평균자책점 1위에 오르는 등 '사이영상'을 품에 안았다.
커리어의 절정을 찍은 만큼 바우어는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통해 LA 다저스와 3년 1억 200만 달러(약 1342억원)의 잭팟 계약을 품에 안았다. 큰 계약을 맺은 바우어는 2021시즌 17경기에 등판해 107⅔이닝을 소화, 8승 5패 평균자책점 2.59로 기대에 걸맞은 활약을 이어갔다. 그런데 여기서 예상치 못한 변수가 발생했다. 바로 바우어가 성폭행 의혹에 휩싸였던 것이다.
성범죄 의혹에 휩싸인 선수들에게는 '유죄' 판결을 받지 않더라도 '혐의' 만으로 징계를 내릴 수 있었던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바우어에게 324경기 출장 정지의 매우 큰 징계를 내렸다. 메이저리그 경기가 한 시즌 162경기라는 점을 고려하면, 무려 2년 동안 바우어가 경기에 나서지 못하게 한 셈이었다.
바우어는 증거불충분으로 혐의가 없다는 판결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사무국의 징계로 인해 마운드로 돌아오지 못했고, 이에 맞서 싸우기로 결정했다. 그 결과 324경기 징계를 194경기 출장 정지로 줄이는데 성공하면서 마침내 복귀의 길이 열리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다저스가 바우어를 방출하기로 결정했고, 다저스 외의 29개 구단도 바우어에게 손을 내밀지 않으면서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됐다.
바우어는 미국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갈 수 없는 상황에서 아시아 무대로 시선을 옮겼고, 일본프로야구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스가 내민 손을 잡으면서 지난해 마침내 마운드로 돌아왔다. 그리고 사이영상을 품에 안았던 투수 답게 오랜 공백기가 무색하게 요코하마 DeNA 소속으로 총 17경기에 등판해 8승 5패 평균자책점 3.01의 성적을 남겼다.
일본에서 워낙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던 만큼 바우어는 2023시즌이 종료된 후 요코하마 DeNA를 비롯해 일본 복수 구단으로부터 '러브콜'을 받았다. 하지만 바우어는 일본 구단들의 제안을 잠시 제쳐두고 현재는 메이저리그 복귀를 가장 우선적인 목표로 두고 움직임을 가져가고 있다. 지난달 29일 바우어의 에이전트인 레이첼 루바는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스와도 협상을 계속하고 있다"면서도 "메이저리그 복수의 구단과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바우어도 빅리그 복귀를 위해 매우 적극적인 모양새. 바우어는 지난 5일 미국 '폭스 뉴스'의 '아메리카 뉴스룸'에 출연해 "성폭행에 대한 혐의는 지웠지만, 사생활에서 잘못을 했다. 그 과정에서 많은 사람들에게 상처를 줬으며, 주변 사람들과 메이저리그, 동료 등을 힘들게 했다. 많은 반성을 하고 있다"고 고개를 숙였고 "미국에서 야구하고 싶다. 최고의 무대에서 다시 경쟁하고 싶다"며 메이저리그 복귀를 희망하는 목소리를 냈다.
올해 메이저리그 FA 시장은 '최대어' 오타니 쇼헤이를 제외하면 빅리그 구단들의 눈길을 끌만한 선수들이 많지 않은 편이다. 이로 인해 메이저리그 구단들은 아시아에서 메이저리그로 활동 무대를 옮기기를 희망하는 선수들과 과거 사건사고로 인해 빅리그를 떠났던 선수들을 주시하고 있다. 바우어도 이에 해당되는 선수다. 이미 메이저리그 구단들과 접촉을 했다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바우어의 복귀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은 아직도 큰 모양새다. 한 팬은 '디 애슬레틱'에 '뉴욕 양키스가 트레버 아우어의 영입을 고려하고 있을까?'라는 질문을 건넸는데, 크리스 커슈너 기자는 "지난달을 기준으로 양키스는 바우어의 영입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 그들의 입장이 바뀌지 않는 한 바우어가 양키스에 합류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바우어는 입증이 가능한 1년의 계약을 찾고 있을 것 같지만, 양키스는 시장에서 다른 투수들을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디 애슬레틱'이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낸 가운데, 과거 워싱턴 내셔널스에서 단장을 역임했고 현재는 '디 애슬레틱'에서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짐 보우덴 또한 '파울 테리토리(Foul Territory)'에 출연해 "바우어의 메이저리그 경력은 끝났다"며 "누구도 바우어에게 기회를 주지 않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부정적인 시선도 있지만, 팬들의 반응은 조금 다른 모양새다. 도미니카공화국 'Z101 디지털'의 헥터 고메즈는 지난 7일부터 바우어의 메이저리그 복귀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했는데, 3048명의 참가자 중 76%의 팬들은 '복귀를 해도 좋다'는 반응을 내놓았다.
현재 바우어와 함께 각종 사건사고들로 인해 메이저리그 커리어가 단절 돼 있는 로베르토 오수나는 소프트뱅크 호크스와 4년 50억엔(약 457억원)의 초대형 계약을 맺으며 일본에 남기로 결정했지만, 야시엘 푸이그는 빅리그 구단들로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만큼, 과거 '악동'의 이미지를 가진 이들이 2024시즌 어떠한 유니폼을 입게 될지 관심이 쏠린다.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