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맨도 "저도 써봐도 될까요?" 인기였지만...소문난 잔치에 먹을 거 없는 中가전 '투톱'[CES2024]

김준석 2024. 1. 10. 0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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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CL의 스마트 글라스 신제품인 레이 네오 X2 라이트를 체험 중이다. 사진=김준석 기자
【라스베이거스(미국)=김준석 기자】 "인터넷 연결이 안 돼서 부득이하게..."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한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박람회 CES 2024 참여 기업인 중국 TV·가전업체 TCL의 관계자는 9일(현지시간) 스마트 글라스 신제품인 레이 네오 X2 라이트의 실시간 통번역 기능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앞서 전날 열린 TCL 프레스 컨퍼런스 당시 "글라스를 착용하면 외국인과 대화 시 8종의 외국어가 실시간으로 통번역돼 자막으로 뜬다"라고 야심차게 발표한 바 있다.

기자가 실제 착용하니 글라스가 향한 곳에 간단한 영단어가 뜨는 형식이었다. 이를테면 기자가 의자를 바라보면 밑에 'Chair'가, 사람을 쳐다보면 'Person'이 떴다. "어제 발표한 거에 비해 한참 못 미치는 거 아니냐"는 기자의 질문에 TCL 관계자는 인터넷 탓을 하며 얼버무렸다.

발표 내용에는 한참 못 미쳤지만 레이 네오 X2 라이트는 TCL 부스 중 단연 인기 코너였다. 삼성전자, LX세미콘, 토스증권 등 다양한 국내기업 관계자와 소니, 샤프, 파나소닉, 보쉬 등 일본기업 관계자들도 레이 네오 X2 라이트를 착용했다. 특히, TCL 부스와 어깨를 맞댄 삼성전자 관계자들이 다수 눈에 띄었다. 일부는 명찰에 'Dr.'가 병기된 것으로 보아 연구·개발(R&D) 직군으로 추정됐다. "TCL이 위협적 경쟁자라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삼성 관계자는 "옆 부스라 왔다"면서 "특별한 이유는 없다"고 답했다.

TCL의 태블릿인 '넥스트페이퍼(Nxtpaper)'. 사진=김준석 기자
TCL의 태블릿인 '넥스트페이퍼(Nxtpaper)'는 전날 프레스 컨퍼런스 당시 설명과 같이 종이 질감이 나는 디스플레이를 채용해 페이지를 넘기는 느낌이 여타 태블릿과 달랐다.

두 제품을 제외하고 TCL 부스는 가전업계 대세인 △스마트TV 운영체계(OS) △전장용 제품 △게이밍 디스플레이 등으로 평범했다.

전장 관계사인 SANDEN은 전기차(EV)용 컴프레셔도 소개됐다. TCL 관계자는 "디스플레이(CSOT)와 컴프레셔 등 자동차부품(SANDEN) 등이 결합해 전장사업에도 힘을 주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이 자회사 하만을, LG가 마그나와 합작해 전장사업 확애에 나선 것과 유사한 맥락이었다.

한편, 전날 발표한 115인치 QD-미니 LED(모델명 QM751G) 등 '거거익선' 트렌드를 반영한 TV들도 눈길을 끌었다.

하이센스 부스는 다양한 제품들을 전시하며 눈길 잡기에 나섰으나 어디서 본 듯한 제품들의 연속이었다.

TCL의 부스 광경. 사진=김준석 기자
하이센스는 증강현실과 가상현실을 혼합해서 현실과 가상이 연결된 혼합현실(MR) 기기를 선보였다. 애플의 혼합현실(MR) 헤드셋 '비전 프로'와 여러모로 닮았다. 실제 기자가 써보니 설명 동영상에 나온 내용과는 다르게 영상의 선명도가 떨어지고 작동이 부자연스러웠다. 하이센스 관계자는 "소비자 대상 시판 계획은 현재 없고 사업간거래(B2B) 형태로 사업을 확장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하이센스 혼합현실(MR) 기기를 체험 중이다. 사진=김준석 기자
하이센스는 효자 상품인 미니-발광다이오드(LED) TV도 부스 앞쪽에 선보이며 이목 끌기에 나섰다. 세상에서 가장 얇은 미니 LED TV와 110인치 ULED제품 등을 선보였다. ULEDX 제품 밑엔 'The Best MINI-LED TV'라고 적혀있어 기자가 "어떤 점에서 최고(Best)인가"를 묻자 관계자들끼리 설명을 미루는 촌극을 벌였다.
하이센스의 캔버스TV 섹션. 사진=김준석 기자
한 면을 채운 캔버스TV 섹션은 LG전자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인 LG 올레드 오브제컬렉션 포제·이젤을 연상하게 했다. LG전자는 2021년도에 해당 제품을 출시한 바 있다. 하이센스 관계자는 "비슷한 제품과 어떤 점이 다르냐"는 질문에 "이젠 TV가 라이프 스타일 가전화되면서 인테리어의 중심이 되고 있다"는 원론적인 대답만 했다.

한편, 하이센스와 TCL 모두 인근에 위치한 삼성전자와 LG전자 부스에 비해 상대적으로 한산해 대조를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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