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車, 이젠 하늘길도 연다... 전기 수직 이착륙 항공기 첫 공개

라스베이거스/정한국 기자 2024. 1. 10. 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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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서 슈퍼널 비행체 첫 공개
현대차그룹 디자인, 배터리 기술 등 결합

9일(현지 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한 CES 2024를 통해 하늘길이 좀 더 가까워질 것 같다.

이날 현대차그룹의 AAM(Advanced Air Mobility) 법인 슈퍼널은 2028년 상용화를 목표로 개발 중인 차세대 AAM 기체 S-A2 실물 모형을 첫 공개했다. 항공 분야는 여러 모빌리티 중에서도 고도의 기술이 필요한 것으로 여겨지는데다, 이 기체는 이번 CES에서 단일 전시물 가운데 가장 커서 관람객들의 관심을 모았다. 공개 행사 이후 전시장은 이날 하루 종일 발디딜틈없이 붐볐다.

이날 공개 행사에는 현대차그룹 수뇌부가 총출동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장재훈 현대차 사장, 송호성 기아 사장은 물론 송창현 현대차그룹 소프트웨어센터 사장, 이규석 현대모비스 사장 등이 모두 슈퍼널의 첫 기체 공개를 지켜봤다. 이 기체의 이름은 S-A2. 전기 수직 이착륙 항공기(eVTOL·electric Vertical Take-off and Landing)이다. 지난 2020년 CES에서 현대차그룹이 첫 비전 콘셉트 S-A1을 제시한지 4년만에 새로 공개된 모델이다.

신재원 현대차·기아 AAM본부장 겸 슈퍼널 CEO는 “도심에서 20마일(약 32km)을 가려면 1시간 걸리는 일도 많은데, AAM을 타면 몇분이면 되는 시대가 곧 온다”면서 “상공에서 도시의 뷰도 즐기고 안전하고 쾌적한 비행을 즐길 수 있게 될 것”이라고 했다.

S-A2의 모습/현대차그룹

S-A2는 길이 10m, 폭 15m로 조종사 포함 5명이 탑승 가능하다. 기체는 총 8개의 날개를 회전시키는 로터(Rotor)가 장착된 주 날개와 슈퍼널 로고를 본뜬 V자 꼬리 날개로 이뤄져 있다. 이 로터가 상황에 따라 상하 90로 꺾이는데, 수직으로 날아오를 때는 로터가 아래로 향하고 수평으로 비행할 때는 다시 펴지는 형태다. 수직 이착륙 시 8개의 로터 중 앞쪽 4개는 위로, 후방 4개는 아래로 움직이는 방식으로 양력(떠오르는 힘)을 받는다.

틸트 로터 방식은 현재 AAM에 적용되는 추진 방식 가운데 가장 혁신적이면서도 효율적인 작동방식 중 하나로 알려져있다. 특히, 수직 이착륙 시 8개의 로터 중 전방 4개는 위로, 후방 4개는 아래로 틸트되는 구조는 슈퍼널이 업계 최초로 도입하는 독자적인 방식이다.

S-A2의 로터 모습. 수직 이착륙 상황에 따라 90도로 꺾이게 디자인 됐다. /현대차그룹

S-A2는 전기 배터리로만 운항하며, 최대 400~500m의 고도에서 최대 시속 200km의 순항 속도로 약 60km 이상의 거리를 비행하는 것을 목표로 개발 중이다. 운항 시 소음을 45~65dB(데시벨)로 유지하도록 설계됐다. 이는 식기 세척기의 작동 소음과 비슷하다고 한다.

이 기체를 개발하기 위해 수퍼널과 현대차그룹 R&D센터인 남양연구소, 세계적 차 디자이너인 루크 동커볼케 현대차·기아 CCO(Chief Creative Officer)가 힘을 합했다. 모든 엔지니어링과 통합 기체 디자인은 슈퍼널이 담당했으며, 내·외관 디자인은 현대차·기아 CCO인 루크 동커볼케 사장의 주도 하에 현대차·기아 글로벌디자인본부가 맡았다.

엔지니어링 측면에서는 안전을 위해 다중화 설계를 한 것이 특징이다. 로터나 배터리 제어기, 전력 분배 시스템, 비행 제어 컴퓨터 등 주요 장치에 이 같은 조치를 했다. 고장에 대비한 것이다.

이번에 공개된 S-A2 기체의 내외관은 슈퍼널과 현대차·기아 글로벌디자인본부의 긴밀한 협업을 통해 탄생했다. 모든 엔지니어링과 통합 기체 디자인은 슈퍼널이 담당했으며, 내·외관 스타일링은 현대차·기아 CCO인 루크 동커볼케 사장의 주도 하에 현대차·기아 글로벌디자인본부가 맡았다.

슈퍼널 기체 S-A2 실내 모습/현대차그룹

동커볼케 사장은 슈퍼널 기체를 디자인하면서 기존 항공기 디자인과 달리 곳곳에 자동차 디자인 프로세스를 접목시켰다고 한다. 각종 장식은 최소화하면서도 공기역학 성능을 고려한 디자인을 했다. 내부는 경량화된 탄소섬유 소재로 실내를 꾸몄고, 조종석과 4인 승객석을 분리해 조종사가 안전한 비행에 집중하도록 하면서도 수하물을 적재할 수 있는 추가 공간도 마련했다.

인체공학적으로 조형된 시트는 승객에게 안락함을 제공하는 동시에 수직 비행시 충격을 완화하도록 설계됐다. 시트 사이에는 마치 자동차처럼 넉넉한 수납 공간과 스마트폰 충전 등 다양한 편의 기능을 제공하는 센터 콘솔이 적용됐다. 또 각 좌석은 자유자재로 옮길 수 있다. 조종석을 제외한 4인 승객석은 필요에 따라 VIP를 위한 2인석으로도, 또는 모든 시트를 덜어낸 화물칸으로도 바뀔 수 있다.

실내 공간에는 풍부한 조명과 반투명한 소재를 적극 활용함으로써 자칫 좁고 답답하게 느껴질 수 있는 실내를 넓어 보이게 하는 효과를 거뒀다. 공조를 위한 별도의 그릴을 두지 않고 천장에 숨겨진 송풍구로부터 나온 바람이 내벽을 타고 자연스럽게 순환하도록 한 점도 디자인 완성도를 한 층 높였다고 한다.

루크 동커볼케 사장은 “S-A2 기체는 슈퍼널의 항공 기술과 현대차그룹의 자동차 디자인이 만나 탄생한 ‘Auto Meets Aero(자동차와 항공기의 결합)’의 대표 사례”라며, “언제나 승객 관점에서 생각하는 현대차그룹의 디자인 철학은 차량이나 AAM 기체에서나 동일하다”고 밝혔다.

S-A2의 주요 제원/현대차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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