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없어" 너도나도 한숨 쉬더니 보험부터 깼다…환급금 역대 최대

김세관 기자 2024. 1. 10. 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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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 계약을 해지하고 고객들이 받아간 환급금이 지난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속되는 고금리 기조와 불황으로 생활이 어려워진 서민들이 가장 먼저 보험 해지에 나선 결과다.

보험업권 계약 현황을 통한 경기 침체 분위기는 불황형 대출로 불리는 약관대출 잔액을 통해서도 감지된다.

보험사 약관대출은 보험계약을 담보로 계약자가 가입한 보험 해약환급금의 70~80% 범위 내에서 수시로 돈을 빌릴 수 있는 상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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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 계약을 해지하고 고객들이 받아간 환급금이 지난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속되는 고금리 기조와 불황으로 생활이 어려워진 서민들이 가장 먼저 보험 해지에 나선 결과다. 불황형 대출로 불리는 보험계약대출(이하 약관대출) 잔액도 사상최대치를 기록했다.

9일 생명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0월까지 생명보험사들의 해약환급금과 효력상실 환급금 규모는 38조4357억원이었다. 1년 전인 2022년엔 같은 기간 36조7608억원이었다. 4.5% 증가했다.

2022년 1월부터 12월까지의 전체 해약환급금과 효력상실 환급금은 45조6783억원으로 당시 기준 역대 최대 규모였다. 지난해 10월까지의 환급금 규모를 비교해 봤을 때 역대 최대 규모가 2023년 수치로 갱신될 가능성이 높다. 일각에서는 흐름상 생보업계에서만 해약환급금 및 효력상실 환급금 규모가 한해 처음으로 50조원을 넘길 수 있다는 의견까지 나온다.

보험업권 계약 현황을 통한 경기 침체 분위기는 불황형 대출로 불리는 약관대출 잔액을 통해서도 감지된다. 보험사 약관대출은 보험계약을 담보로 계약자가 가입한 보험 해약환급금의 70~80% 범위 내에서 수시로 돈을 빌릴 수 있는 상품이다.

보험계약이 담보라서 별도 심사나 신용점수와 상관 없이 신청을 하면 대출이 나온다. 만기도 정해져 있지 않다. 그러나 약관대출은 담보대출 치고는 금리가 높다. 대출 이용 금액도 500만~1000만원 정도로 많지 않다. 생활이 어려운 서민들이 급전이 필요한 경우 보험을 해약하는 대신 선택하는 수단으로 쓰이기도 한다. 불황형 대출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이유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기준 생보사 약관대출 잔액은 52조2714억원으로 집계됐다. 2022년 상반기 이후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코로나19(COVID-19) 펜데믹 전후로는 감소추세였다.

코로나19 기간 동안 급증하다 소폭 감소한 후 다시 반등하는 경향을 지속했다. 특히, IPO(기업공개)와 암호화폐 및 부동산 투자 '광풍'이 불면서 '빚투'가 사회적 현상이 되던 시기에는 약관대출 잔액이 널뛰기도 했다. 불황형이라기보단 '영끌(영혼을 끌어모은 대출)' 성향을 보였다.

그러나 최근 흐름은 좋지 않은 서민 경기가 분명히 반영됐다고 본다. 해약환급금 등이 크게 증가하는 것과 맞물리고 있어서다. 보험 계약이 경기를 타고 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생보업계 한 관계자는 "높은 물가와 금리 부담 등으로 가계가 체감하는 부담이 2~3년 전에 비해 두배 가까이 늘어났기 때문에 더 이상의 부채 증가보다는 최후의 수단으로 보험 정리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업계에도 장기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세관 기자 son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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