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지의 '왁'이냐, 박현경의 '파리게이츠'냐
작년 골프의류 시장은 '제자리'…럭셔리 수요 타겟
왁·헤지스골프 등 해외 시장도 확대할 예정
[아이뉴스24 구서윤 기자] 코로나19 시기에 인기가 폭발했던 골프 수요가 한풀 꺾이면서 골프웨어 시장도 전망이 밝지 않다. 그럼에도 골프 마니아층은 있게 마련이고, 업계는 이들을 향한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그 축은 둘로 나뉜다. 고가의 프리미엄 라인과 빠른 유행과 가성비를 추구하는 온라인이 그것이다.
10일 패션 업계에 따르면 골프웨어 시장의 성장이 둔화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의 지난해 골프웨어 매출 신장률(전년 대비)은 0%다. 2022년 매출 신장률은 25%였다. 골프의류 인기가 예전 같지 않다는 걸 단번에 알 수 있다. 현대백화점의 지난해 골프웨어 매출은 전년 대비 3.2% 증가했다.
골프는 코로나19를 겪으며 인기가 급상승했다. 타인과의 접촉이 적은 데다, 넓은 야외에서 즐길 수 있다는 점도 영향을 끼쳤지만 해외 골프를 금지당한 상태에서 소셜미디어(SNS)에 인증 사진을 올리는 게 유행으로 자리 잡으면서 많은 이들이 골프장을 찾았다. 기존 2조원 규모였던 시장이 1~2년 사이 3~4조원까지 성장하기도 했다. 특히 MZ세대도 대거 골프에 흥미를 보였지만 지난해부터 열기가 빠르게 식기 시작했다. 경기불황과 해외 여행 증가, 비싼 골프장 이용료와 골프웨어 등이 영향을 미쳤다.
업계는 기존 럭셔리 골프의류 브랜드 이미지는 더욱 공고화하면서 일상에서도 입을 수 있는 골프복을 선보일 예정이다. 또한 국내 시장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 글로벌 시장으로도 영역을 확대한다. 유명 골퍼를 후원하며 적극적인 프로모션도 이어가고 있다. LPGA에서 활약하는 이민지(왁)나 KLPGA의 간판 박현경(파리게이츠) 선수 등이 대표적이다.
코오롱FnC의 '지포어'는 국내 골프의류 시장 점유율 1위를 이어가기 위해 올해도 럭셔리 수요를 적극 공략할 예정이다.
'왁'은 2020년 일본을 시작으로 미국, 중국, 동남아시아까지 시장을 확장하며 해외 비즈니스를 가속화하고 있는데 올해도 글로벌 시장을 적극 확장할 계획이다. 이달 말 열리는 PGA쇼에 두번째로 참가해 브랜드를 알릴 예정이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빈폴', '구호', '메종키츠네'에서 골프 의류를 선보이고 있는데, 올해 브랜드별로 다양한 전략을 펼친다.
빈폴골프는 모던 클래식 골프웨어를 콘셉트로, 필드와 일상에서의 끊김 없는 패션 라이프를 조명하며, 다채로운 골프웨어 스타일링을 추구해 나갈 계획이다.
메종키츠네는 패션과 예술을 사랑하는 젊은 골퍼를 위한 프리미엄 캐주얼 골프웨어를 추구한다는 방침이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미니멀 컨템포러리 브랜드 구호는 일상생활 뿐 아니라 라운딩 시에도 모던하고 미니멀한 감성이 깃든 '구호스러운' 골프웨어를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LF는 지난해부터 닥스골프와 헤지스골프에서 프리미엄화 전략을 펼치고 있는데 올해도 그 흐름을 이어 나간다. 지난해 초 새롭게 영입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CD)를 필두로 디자인과 컬러감을 바꾸는 작업을 계속 진행하고 있다. 올드머니룩 트렌드에 따라서 정제된 컬러와 고급스러운 소재를 사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헤지스골프는 베트남에서 매장을 꾸준히 열고 있다. 2017년 베트남 시장에 진출한 이후 현재 하노이, 호치민 등 베트남 8개점과 중국 상해 1개점 등 총 9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LF의 온라인 기반 브랜드 '더블플래그'는 내부의 빠른 의사결정으로 유행하는 디자인의 제품을 빠르게 출시한다. 지난해 MZ골퍼를 적극 공략하면서 매출이 전년 대비 약 2배 증가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제이린드버그'와 '필립플레인골프'로 럭셔리 시장을 공략한다. 지난해 골프의류 시장의 침체 속에서도 제이린드버그는 전년 동기 수준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필립플레인골프는 전년 동기 대비 두 자릿수 매출이 증가했다.
두 브랜드 모두 올해도 전년 동기 대비 신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제이린드버그는 올해 커뮤니티 기반의 마케팅 활동을 강화하고 고객 접점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초고가 럭셔리 골프웨어 필립플레인골프는 VIP 고객들을 대상으로 한 차별화된 마케팅을 진행하며 브랜드 로열티를 강화해나갈 계획이다.
한편 국내 골프웨어 시장이 포화 상태라는 진단이 나오면서 올해는 브랜드 옥석 가리기도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골프웨어 브랜드는 지난해 말 기준 200여 개인데 이 중 50여 개 브랜드가 지난해 만들어졌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골프 의류는 고객의 취향에 따라 선호도가 확실히 나뉘는데 국내 골프의류 시장에서는 지포어와 말본골프, PXG, 타이틀리스트 등이 매출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며 "올해는 프리미엄과 가성비 브랜드로 양극화되며 성장할 것 같다"고 말했다.
/구서윤 기자(yuni2514@inews24.com)Copyright © 아이뉴스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